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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레터 No7_2 정영철_20세기 마지막 전위 예술: 1,001마리의 소떼가 휴전선을 넘다 [시선 | 평화적 시각에서 재해석한 남북관계사] 20세기 마지막 전위 예술: 1,001마리의 소떼가 휴전선을 넘다 정영철 1998년 6월은 한반도의 뜨거운 여름으로 기억된다. 집념의 기업인이라 불리던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그 누구도 보여주지 못했던 20세기의 가장 멋진 퍼포먼스를 펼쳤다. 바로 자신이 애지중지 아끼던 ‘서산농장’의 소떼 500마리가 판문점을 거쳐 북으로 넘어가는 장면이었다. 이를 두고 프랑스의 기 소르망은 ‘20세기의 마지막 전위 예술’이라 이름 했고, 영국의 가디언지는 과거 미국과 중국을 이어주었던 ‘핑퐁외교’에 빗대 세계 최초의 민간 ‘황소외교’라 이름 했다. 이름이야 어찌되었든 500마리의 소떼가 판문점을 넘는 그 광경은 감동과 아름다움이었다. 서로가 총을 겨누고, 한 치의 양.. 2017. 6. 19.
피스레터 No7_1 황윤옥_남과 북의 ‘사랑과 전쟁’ [이슈] 남과 북의 '사랑과 전쟁' 황윤옥(하자센터 센터장) 겨울이면 아이들의 허리까지 올 정도로 내리는 눈이 예사였다고 한다. 바다가 멀지 않아 생선도 먹을 수 있었고, 밭농사도 지을 수 있어서 감자는 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올 해 여든 넷, 친정엄마의 고향은 일제강점기의 함경도 영흥군이다. 지금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함경남도 금야군. 태어났을 때는 일본이, 지금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주인인 땅. 여든 넷의 할머니는 그곳에 어린 시절과 엄마 산소를 두고 남으로 내려와 대한민국의 국민이 되었다. 그런데 고향을 두고 온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국민이 된 대한민국은 전쟁을 벌였고, 고향은 적진(敵陣)이 되었다. 38선을 넘어서 내려 온 서울에서 다시 부산까지 피난을 가야했던 친정엄마에게 전쟁은 고향을.. 2017. 6. 19.
피스레터 No4_2 정영철_남과 북, 처음으로 마주하다 : 7.4 남북공동성명 [시선 | 평화적 시각에서 재해석한 남북관계사] 남과 북, 처음으로 마주하다 : 7.4 남북공동성명 정영철 1972년 7월 4일 오전 10시 당시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은 내외신 기자 107명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 5월 박정희 대통령의 뜻에 따라 평양에 다녀왔습니다”로 시작된 기자회견은 남북 분단의 70년사에 아로새겨질 거대한 전환의 한 장면을 연출했다. 같은 날 같은 시각 북한의 평양에서도 박성철 부수상이 7.4 남북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있었으니, 남북한 모두에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셈이다. 1950-60년대의 치열한 냉전이 점차 약화되더니, 닉슨 미국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하면서 열어젖힌 데탕트는 남북관계에도 심각한 변화를 강제하였다. 서로의 실체마저 부정하던 남북이 70년대 초, 이처.. 2017. 4.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