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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5

피스레터 No35_7 최관의_아이들이 기획하고 엮어가는 공연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 아이들이 기획하고 엮어가는 공연 최관의 “공연 기획하는 일 해보고 싶은 사람?” “그게 뭔데요?” “연예기획사라고 들어봤지?” “SM, JYP 이런 소속사요?” “맞아요, 맞아. 샘이 요즘 가만히 보니까 공연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더라고. 우리 6학년에. 그 사람들이 공연할 자리를 만들어주는 거지.” “기획하는 사람들이 공연하는 건 아니지요?” “그렇지. 공연하기 좋도록 도와주는 거야. 공연할 장소 구하고 방송시설 정비하고 영상이나 음향 틀어주고, 관람하기 좋게 도와주는 일만 하면 돼. 영상 찍고 편집도.” 눈빛을 보니 관심있는 애들은 있는데 머뭇거린다. “다들 학원이다 뭐다 바빠서 쉽지는 않을 건데 틈틈이 시간 되는 사람이 조금 더 하면 돼. 하다보면 서로 마음이 맞지 않아 힘.. 2023. 8. 17.
피스레터 No15_7 주예지_너의 눈, 코, 입 [시선 |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 극도로 예민한 중2 스물아홉이 모였다.그중 담임이 가장 예민할 때 생기는 일들에 관하여.너의 눈, 코, 입 주예지 조회에 들어가면 마치 카메라가 인물의 얼굴을 인식하듯 아이들 얼굴이 들어 있는 작은 네모 상자 스물아홉 개가 교실에 둥둥 떠다닌다. 10분간 분석을 시작한다. 오늘 정현이가 엎드려 있군. 컨디션이 별로인가 보네. 건들지 말아야지. 지우는 오늘 왜 저렇게 들떴지. 서영이는 얼굴이 어두워 보이네. 어제 무슨 일이 있었나. 준희는 인상을 엄청 찌푸리고 있네. 예서는 졸려 보이네. 어제 늦게 잤나. 재우는 왜 내 눈치를 보지. 뭐 잘못했나. 지서는 멍 때리기 대회 나가면 1등 하겠다.…… 보통 중2 아이들의 아침 표정은 각자 차이는 있겠지만 보통 짜증스러움과 피곤함.. 2018. 10. 18.
피스레터 No14_6 심은보_빈틈을 잘 살피는 세심함이 필요하다 [시선 |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 빈틈을 잘 살피는 세심함이 필요하다 심은보 이후 이야기가 많이들 궁금하셨을 우리 1빠 선생! 결국 녀석은 ‘나에 의해서’ 여섯 번째 학교로 가버렸다. ‘학교는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가’라는 이야기를 꺼내놓으며 스스로 녀석의 담임을 맡았던 ‘나에 의해서’ 말이다. 참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하며 마음을 썼고, 또 많은 이들이 응원을 했다. 나 또한 나의 온 삶을 통해 응원하며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했다. 하지만 담임이 치열하게 고민을 하고 있고, 부모님들이 함께 마음을 모아 그런 담임을 지원하고 있다는 이 아름다운 상황이 결과마저 아름다워야 한다는 강박을 만들어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의 목표는 녀석을 이 속에 잘 녹아들게 해서 졸업시키는 게 목표였지만.. 2018. 8. 19.
피스레터 No11_6 심은보_좌충우돌 민이 녀석 이야기 [시선 |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 좌충우돌 민이 녀석 이야기 심은보 어떤 경우 이문재 어떤 경우에는 내가 이 세상 앞에서 그저 한 사람에 불과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내가 어느 한 사람에게 세상 전부가 될 때가 있다.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한 사람이고 한 세상이다. 지난 이야기에 등장했던 민이 녀석은 여전히 좌충우돌이다. 그 날 나는 아이들 수업을 마치고 회의 중이었다. 오징어 녀석이 나를 다급하게 찾았다. “큰 일 났어요. 민이 형이랑 우리 반 연이랑 싸워요” 날도 추운데 겉옷도 챙겨 입지 못하고 나는 밖으로 뛰어 나갔 다. 학교 밖 마을 한 켠에서 싸움이 난 모양이다. 민이 녀석의 입에서는 차마 듣고 있기 민망한 욕이 마구 난사되고 있었다. 내가 달려가니 녀석은 또 욕을 하며 달아난다. 쫓아갈까 하다 그.. 2018. 2. 19.
피스레터 No8_6 이영근_나 그리고 친구 [시선 |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 나 그리고 친구 이영근 “나 색연필이 필요한데.” “내 건 안 돼.” 둘이 주고받는 말을 듣게 되었다. ‘내 건 안 돼.’ 하는 말이 아쉽다. 하루 종일 함께 앉은 짝에게 색연필 하나 안 빌려주려니. 일부러 크게 말했다. “왜 ○○야, 색연필 필요하니?” “네.” “여러분,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요?” “짝과 같이 쓰면 돼요.” “그래? 그럼 ○○, 그럴 수 있니?” “네.” 하고 선뜻 빌려준다. 그러면 웃으며 함께 한다. 우리 참사랑땀 반에는 스물여덟의 아이들이 있다. 일곱 모둠이 있고, 모둠은 둘씩 짝을 지어 앉는다. 7주에 전체 모둠을 바꾸고 모둠 안에서 주마다 짝이 바뀐다. 모둠으로 함께 앉는 짝과는 3, 4주는 함께 앉는다. ‘나와 함께 앉는 친구와 관계를 맺게.. 2017. 8.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