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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레터(글)

피스레터 No18_1 배성호_평화의 길을 모색하는 100주년의 또 다른 출발을 응원하면서

by 어린이어깨동무 2019. 5. 17.

[이슈]

 

평화의 길을 모색하는 100주년의 또 다른 출발을 응원하면서 

배성호

2019년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뜻깊은 한해입니다.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 정부 100주년이기 때문입니다. 100주년을 맞아 우리는 과거 역사만을 기념할 것이 아니라 지금 발 딛고 선 우리의 현재를 살피며 미래를 열어가는 전망을 모색해보면 좋겠습니다.

서슬 퍼런 일제의 무단 통치하에서도 국민이 주인 되는 민주공화국을 꿈꾸며 1919년 온 겨레가 만세 운동을 펼치며 대한민국 임시 정부를 세웠습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시작을 열어간 소중한 역사이지요. 실제로 우리나라 헌법 전문에는 그 역사적 의미를 새기며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점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처럼 역사는 과거만이 아닌 현재와 맞닿아 있고 미래를 모색할 수 있는 바탕이 됩니다.

올해 100주년을 맞아 무엇보다 어린이, 청소년들이 역사의 주인공으로 새롭게 역사를 열어간 점을 주목해보면 좋겠습니다. 사실 3.1 만세 운동에서는 어린이, 청소년들의 활약이 대단했습니다. 당시 보통학교 학생 지금으로 하면 초등학생들도 대규모로 만세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수많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만세 운동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역사가 펼쳐진 것입니다. 전국 각 지역에서 만세 운동을 펼치는 주역으로 수많은 청소년과 학생들이 주도적 역할을 하였습니다.

더불어 여학생들이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주목받게 됩니다. 3·1운동에서는 유관순 같은 수많은 여학생들의 독립운동 참여로 인해 많은 사람에게 큰 감명을 주었습니다. 이로 인해 독립운동을 비롯해 사회에서 남녀평등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또한, 3·1운동으로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당당히 자기 목소리를 내면서 서로 뜻을 모아 일제 식민 지배에 저항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이런 노력들이 있어서 3·1운동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이후 청년, 노동, 여성운동과 독립군 등등으로 활동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갔습니다. 그동안 차별받고 무시 받았던 어린이, 청소년 특히 유관순 열사 같은 여성이 주역이 되면서 새로운 대한민국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런 역사가 있었기에 이후 광주 학생 항일 운동도 일어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 역사를 바꿔나간 어린이, 청소년들의 역사는 해방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습니다. 바로 이승만 독재 정권의 부정선거에 맞서 4.19혁명을 어린이, 청소년들이 주도적으로 펼쳐간 것입니다. 당시 수많은 초등학생들이 4.19혁명에 참여했습니다. 이 때 초등학생들이 들고 나온 현수막은 오늘날에도 많은 시사점을 건네줍니다. “우리는 민주정의를 위해 싸운다!” 참여를 통해 민주주의의 새로운 역사를 펼쳐간 것이지요. 늘 보호받고 교육받아야 할 대상으로만 여겼던 어린이, 청소년들이 불의에 맞서면서 오히려 국민이 주인되는 민주공화국의 모습을 현실로 만들어간 것입니다. 이는 최근 촛불 혁명 과정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수많은 청소년들이 국가란 어떠해야 하는지, 대한민국이 과연 어떠해야 하는지를 두고 광장에 나와 함께 이야기 나누고 촛불을 들면서 새로운 역사의 물줄기를 더불어  만들어냈습니다. 

이에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만들어갈 앞으로 100년을 담대하게 모색해보는 한 해의 출발로 올해가 새롭게 자리매김하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3.1운동 당시 발표된 독립선언서를 새롭게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독립선언서는 오래된 미래처럼 새로운 전망을 우리에게 건네주기 때문입니다. 

독립선언서에는 3·1운동을 준비하고 만세를 외쳤던 사람들의 간절한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선언서는 ‘선언문’과 ‘공약 3장’, 민족 대표 33명의 서명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첫 줄은 우리 조선은 독립한 나라이며 조선 사람은 자주적인 민족임을 선언하는 것으로, 이를 세계 여러 나라에 알려 모든 인류가 평등하다는 큰 뜻을 분명하게 한다는 3·1 운동의 목표를 뚜렷이 나타냈습니다.  

 

독립선언서에서는 양심과 정의를 무기로 남을 원망하지 않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질서를 존중함을 여러 번 강조하고 최후의 한 사람까지, 최후의 순간까지 우리 민족이 독립을 이뤄갈 것을 강조했습니다. 이 때 눈여겨 볼 점은 제국 열강들의 잘못된 식민 지배 정책을 비판하면서 세계 평화와 인류 행복을 모색하면서 독립의 정당성을 이야기한 부분입니다. 과감하게 오랜 잘못을 바로 잡고, 진정한 이해와 공감으로 새로운 세계 질서를 모색한 것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중요한 시대의 과제입니다. 이런 점에서 최근  어린이들도 쉽게 읽을 수 있게 제시된 쉽고 바르게 읽는 3.1 독립 선언서를 함께 읽어볼 것을 추천 드립니다.

과감하게 오랜 잘못을 바로잡고, 진정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사이좋은 새 세상을 여는 것이, 서로 재앙을 피하고 행복해지는 지름길임이
분명하지 않은가!

또한 울분과 원한에 사무친 이천만 조선인을 힘으로 억누르는 것은 동양의
평화를 보장하는 길이 아니다. 이는 동양의 안전과 위기를 판가름하는 중심인
사억만 중국인들이 일본을 더욱 두려워하고 미워하게 하여 결국 동양 전체를
함께 망하는 비극으로 이끌 것이 분명하다. 오늘 우리 조선의 독립은 조선인이
정당한 번영을 이루게 하는 것인 동시에, 일본이 잘못된 길에서 빠져나와 동양에
대한 책임을 다하게 하는 것이다. 또 중국이 일본에게 땅을 빼앗길 것이라는
불안과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것이며, 세계 평화와 인류 행복의 중요한
부분인 동양 평화를 이룰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사실 위 선언서의 글은 비단 100년 전 과거만의 상황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독립을 이뤘지만 정작 분단으로 제대로 평화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현재 우리 상황이 아프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이라는 뜻깊은 역사만을 되새길 것이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를 새롭게 모색하면서 앞으로 100년을 준비하는 출발의 해가 되면 좋겠습니다. 100년 전 우리 겨레가 꿈꾸었던 나라는 독립을 이루고 문화가 아름답고 평화로운 나라였을 것입니다. 이제는 우리 어린이, 청소년들과 더불어 앞으로 우리가 꿈꾸는 평화로운 나라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지 함께 이야기 나누며 새로운 평화 선언서를 마련해보면 어떨까요? 올해 2019년이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를 모색하는 또 다른 출발점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라면서! 

참고 출처: 쉽고 바르게 읽는 3.1 독립 선언서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7271751&memberNo=43862025&vType=VERTICAL

 


배성호|드넓은 세상에서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길 바라는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전국초등사회교과모임 공동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다. 초등 사회 교과서 집필위원, 서울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 정책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팟캐스트 『별별 경제 이야기』 진행을 맡았다. 공저로는 “선생님, 3.1운동이 뭐예요?”, “선생님, 대한민국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선생님, 헌법이 뭐예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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