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권9호1 피스레터 No9_1 김명준_여전한 먹구름 [이슈 | 여전한 먹구름] 여전한 먹구름 김명준 어느 덧 15년의 세월이 흘렀다. 조선학교의 존재를 알게 된 세월이. 2002년 3월 말의 오사카였다. 봄이 한껏 기지개를 켜고 있을 무렵이었으나 겨울의 방해였는지 저녁무렵의 오사카 하늘의 검은 먹구름은 비를 뿌리고 있었다. 다음날의 조선학교 졸업식. 히가시오사카조선중급학교 (약칭 오사카 동중, 東大阪朝鮮中級学校) 였다. 무슨 신대륙을 발견하기라도 한 듯이 내 심장은 뛰고 있었다. 치마저고리가 눈에 들어왔고 그 치마저고리를 입은 어린 여학생이 동무들과 헤어지기 싫다고 눈물 흘리고 있었다. 아이들과 달리 색색의 치마저고리를 입은 선생님도 눈물을 흘렸다. 모든 말들이 낯설고 어색했지만 분명히 또박또박 우리말이었다. 남도 북도 아닌 그들의 우리말이었다. 그로부터.. 2017. 10.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