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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23

피스레터 No35_5 심은보・최관의_서이초 박선생님을 추모하며 [한반도 평화교육 1] 서이초 박선생님을 추모하며 심은보(자란초등학교 교사) 서이초 한 교사가 학교에서 죽었다. 나는 그녀의 이름을 모른다. 우리는 그녀가 죽은 까닭도 모른다. 나는 그저 그녀가 교사라는 사실을 알 뿐이다. 우리는 그녀가 학교에서 죽었다는 사실을 알 뿐이다. 죽어 버린, 이름 모를 그녀는 어쩌면 ‘나’인지도 모른다. 학교에서 까닭조차 드러내지 못한 채 죽어간 이름 모를 그녀는 어쩌면 ‘우리’인지 모른다. 돌아보니 ‘그녀’는 ‘나’였고, ‘그녀’는 ‘우리’였다. ‘나’였을지 모를 그녀의 이름 없는 죽음 앞에 안타깝고 안타까워 우울과 슬픔의 빛깔로 2023년 나는 여름 대부분을 채워 나가고 있다. ‘우리’였을지 모르는 그녀의 맥없는 죽음 앞에 분노스럽고 분노스러워 검고 검은 빛깔 옷을 입고 .. 2023. 8. 17.
피스레터 15호(통권17호) 정영철 | 평화로 한 걸음 더 : 평화를 위한 모두의 어깨동무! 박종호 | 평화는 만남과 용기, 두려움을 감소시키는 행동 정진헌 | 평화의 북소리를 그리며 김영환 | 역사의 길에서 평화를 찾다 박정배 | 명태 주예지 | 다정한 작별 2019. 2. 19.
피스레터 No16_5 김소울_평생에 걸쳐 반전화를 그린 화가, 베레시차긴 [시선 | 평화를 그리는 화가들] 평생에 걸쳐 반전화를 그린 화가, 베레시차긴 김소울 한국에서 러시아 미술은 그리 익숙지 않다. 서양미술사를 소개하는 책에서도 우리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그리고 미국의 미술을 주로 접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여러가지 문화적인 편식이 강한 편이고, 특히 예술분야에 있어서 공산주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있는 편이다. 그러나 러시아야 말로 수 없이 반복된 전쟁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로, 평화와 반전의 시각에서 러시아 미술은 눈여겨보아야 할 가치가 충분하다. 바실리 베레시차긴(Vasily Vereshchatin)은 19세기 러시아에서 활동한 반전화가였다. 우리는 모네, 마네, 고흐 등 수많은 19세기의 서양화가들을 알고 있지만 평생에 걸쳐 반전화를 그린 그에.. 2018. 12. 20.
피스레터 No16_6 주예지_미운 놈 떡 하나 더 주기 [시선 |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 극도로 예민한 중2 스물아홉이 모였다.그중 담임이 가장 예민할 때 생기는 일들에 관하여.미운 놈 떡 하나 더 주기주예지 극도로 예민한 중2 스물아홉이 모였다.“왜 불렀는지 아니?”“네, 떠들고 수업 방해해서요.”“수업을 방해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계속 선생님 말에 예의 없게 툭툭 말을 내뱉으면 (…) 다음부터는 그러면 안 되는 거야. 알겠지?”“네.”“젤리 하나 가져 가.”(큰 젤리 통을 품에 안고 있었다.)“네? 왜요?”“왜긴 왜겠어. 미운 놈 뭐겠어.” ◎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라는 속담은 미울수록 매 대신 떡을 준다는 것으로 미운 사람에게 오히려 잘 대해준다는 뜻이다. 정신분석학에서 이야기하는 반동형성의 개념과 비슷하다. 반동형성은 무의식 중에 감정이나 욕구.. 2018. 12. 20.
피스레터 14호(통권16호) 주희영 | 내게 단비가 되어준 평화교육 워크숍 조성렬 |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과속은 없다 송강호 | 평화를 가르치는 꿈 정진헌 | 우리 모두 "어깨동무"할 것입니다 김소울 | 평생에 걸쳐 반전화를 그린 화가_베레시차긴 주예지 |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기 2018. 12. 19.
피스레터 No15_1 이기범_다시 백두산에서 평화를 맞이하다 [특집] 다시 백두산에서 평화를 맞이하다 이기범 나는 지난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대통령 특별수행원으로 참가했다. 두 정상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하여 남북 협력과 비핵화를 더 진전시킬 것을 다짐했다. 정상회담에 대한 평가는 언론에서 많이 다루었으므로 나는 회담 일정에 참가한 몇 가지 느낌을 나누고 싶다. ▲ 5.1경기장에서 문재인 대통령 연설을 듣고 있는 평양시민들 ▲ 문재인 대통령 내외에게 꽃을 전달하기 위해 서있는 어린이들 문재인 대통령이 15만 명에 이르는 북녘 사람들 앞에서 연설을 하리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나는 방북에 앞서 나름대로 대부분의 일정을 예측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항에서 영접하리라는 것, ‘깜짝 행사’로 꼽힌 백두산 등정도 마지막 날에 진행될 .. 2018. 10. 19.
평화, 멀다고 하면 안되갔구나!! "사람이 만난다, 남북이 웃는다"이기범 교수가 북에 콩우유공장, 연필공장, 어린이병원을 만들며 겪은 방북이야기. 스무해 넘게 천 명 넘는 사람들과 북녘을 방문하면서 땅의 경계와 마음의 경계를 뛰어넘은생생한 기록을 만나다. 2018. 9. 13.
피스레터 No14_1 박종호_'적군 묘지' 앞에서 생각하는 평화 [이슈] '적군 묘지' 앞에서 생각하는 평화 박종호 지난 6월 29일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린 어린이어깨동무 평화교육 콜로키움 ‘회복적 사회를 위한 평화교육’에 참석한 아일랜드 평화교육 실천가 데릭 윌슨(Derick Wilson)과 김동진 박사(트리니티 칼리지)를 2년 만에 반갑게 다시 만났다. 2017년 2월 아일랜드 평화교육 현장답사에서 만나고 이번에 서울에서 다시 만났으니 그 반가움은 컸다. 데릭 윌슨은 콜로키움에서 평화교육과 회복적인 사회, 이를 위한 교육자들의 실천에 대한 발표를 하였는데, 그야말로 아일랜드의 남북대립과 갈등의 한복판에서 회복적 실천을 위해 달려 온 자신의 평생에 걸친 노력의 알맹이를 풀어놓았다. ‘회복적 실천은 삶의 방식이자 일하는 방식이다. 다른 이를 희생양으로 삼거나 비난하기보.. 2018. 8. 20.
피스레터 No14_6 심은보_빈틈을 잘 살피는 세심함이 필요하다 [시선 |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 빈틈을 잘 살피는 세심함이 필요하다 심은보 이후 이야기가 많이들 궁금하셨을 우리 1빠 선생! 결국 녀석은 ‘나에 의해서’ 여섯 번째 학교로 가버렸다. ‘학교는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가’라는 이야기를 꺼내놓으며 스스로 녀석의 담임을 맡았던 ‘나에 의해서’ 말이다. 참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하며 마음을 썼고, 또 많은 이들이 응원을 했다. 나 또한 나의 온 삶을 통해 응원하며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했다. 하지만 담임이 치열하게 고민을 하고 있고, 부모님들이 함께 마음을 모아 그런 담임을 지원하고 있다는 이 아름다운 상황이 결과마저 아름다워야 한다는 강박을 만들어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의 목표는 녀석을 이 속에 잘 녹아들게 해서 졸업시키는 게 목표였지만.. 2018. 8. 19.
피스레터 No13_6 심은보_결국은 살아가야 한다는 것 [시선 |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 결국은 살아가야 한다는 것 심은보 어느 월요일 아침이었다. 한 녀석이 자리를 매주 월요일마다 바꾸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휙 던졌다. 그 동안 우리 반은 달마다 자리를 바꾸어 앉고 있었다. 몇몇 친구들의 맞장구가 있었고, 결국 그 제안은 월요일 아침이면 하는 우리반 회의에 안건으로 채택되었다. 자리를 바꾸는 횟수를 늘리겠다는 원칙이 강했던 것일까. 왜 그러해야 하는 것인지, 그렇게 했을 때 어떤 점이 좋고 어떤 점이 나쁜지에 대한 검토도 없이 두세 가지 방법을 발표하더니 바로 표결에 돌입하는 녀석들. 잘 되었다 싶었다. 이참에 다수결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의 결정 사항에 따라 월요일인 그 날 바로 자리를 바꾸었다. 자리를.. 2018. 6. 19.
피스레터 No12_4 김소울_노예제도, 인간이 인간에게 빼앗은 인권 [시선 | 평화를 그리는 화가들] 노예제도, 인간이 인간에게 빼앗은 인권 김소울 자유와 평등의 나라라는 슬로건을 건 신생 국가 아메리카. 그러나 실제로 그들에게는 자유와 평등이라는 이념에 완전하게 반하는 뜨거운 감자가 있었으니, 바로 노예제도이다.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은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전에 이미 아메리카 대륙에 살던 땅의 주인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서양인들에게 끝까지 저항했고, 그들을 노예로 완전하게 부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러자 서양인들은 끔찍한 방법을 생각해 냈다. 바로 노예사냥꾼을 이용하여 흑인을 납치하고, 이들을 이용하여 부족한 노동력을 충당하는 것이었다. 아래의 그림은 영국의 화가 윌리엄 터너가 그린 노예선이다. 이 그림의 부제는 로, 납치되어 배에 실려 팔려가던 .. 2018. 4. 19.
피스레터 No12_6 심은보_‘1빠 선생’ 이야기 [시선 |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 ‘1빠 선생’ 이야기 심은보 저녁밥을 먹는데 파출소에서 연락이 왔다. 기어이 1빠 선생.... 저녁밥을 먹다 말고 후다닥 파출소로 달려갔다. 가보니 고등학생 두 명이 앉아 무언인가 적고 있고 1빠 선생이 한쪽에 조용히 앉아 있다. 고딩 두 녀석과 맞짱을 뜬 모양이다. 고등학생 코에 핏자국 선명한 화장지까지 꽂혀 있는 걸 보니...이것 참... 웃어야 하는 것인지 울어야 하는 것인지... 1빠 선생은 우리 반 민이 녀석을 부르는 다른 이름이다. 앞 이야기에서 밝힌 것처럼 나는 녀석을 따라 올해 6학년 1반에 자리를 잡았다. 아이들과 만난 첫 날 함께 정한 우리 반 이름은 ‘심과 함께’. 반 이름을 정하고, 첫 날부터 뭘 할 때마다 먼저 하겠다고 나서는 우리 민이 녀석에게 .. 2018. 4.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