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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3

피스레터 No35_4 김경민_부끄러운 과거와 마주할 용기 [문학으로 읽는 나의 평화감수성] 부끄러운 과거와 마주할 용기 김경민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몇 해 전 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글을 쓸 당시만 해도 생존자는 21명이었다. 잠시 잊고 지내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오랜만에 다시 찾아보니 이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생존자는 단 9명뿐이라고 한다. 지난 5월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한 분이 별세하면서, 생존자 숫자는 이제 한 자리가 되었다. 10, 9, 8, 7… 마치 시한폭탄에 장착된 타이머의 숫자가 줄어드는 것을 보는 듯하다. 이렇게 생존자 한 분, 한 분이 세상을 떠나시고 마침내 마지막 한 분만 남게 된 상황을 마주했을 때, 과연 어떤 기분일까? “한 명밖에 남지 않았다고 했다. 둘이었는데 간밤 한 명이 세상을 떠나.” 김숨의 소.. 2023. 8. 17.
피스레터 No17_3 정진헌_평화의 북소리를 그리며 [시선 | 베를린 윤이상하우스에서 보내는 평화의 편지] 평화의 북소리를 그리며 정진헌 기해년, 황금돼지해라는 새해가 밝았습니다. 독일에서 새 해 첫날은 카운트다운과 함께 쏘아 올리는 크고 작은 폭죽 소리와 불빛으로 시작합니다. 평상시 조용히 지내는 것을 좋아하는 독일인들도 저마다 거리로 쏟아져 나와 각자 가져온 폭죽에 불을 붙여 하늘로 쏘아 올립니다. 일 년 중 12월말 단 며칠만 폭죽을 판매하고 연말연시에만 터뜨릴 수 있기에 가족 단위로 혹은 친구들과 함께 요란하다 싶게 새해를 맞이합니다. 그러나 새해맞이 법석도 그때뿐입니다. 독일에서 1월은 그리 유쾌한 달이 아닙니다. 밤은 긴데 짧은 낮 동안에도 해 보기가 어려운 날씨 탓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쉽게 감기에 걸리거나, 우울해 합니다. 성탄절 장터에서.. 2019. 2. 19.
피스레터 No17_4 김영환_역사의 길에서 평화를 찾다 [시선 | 평화의 마중물] 역사의 길에서 평화를 찾다 김영환내가 처음으로 일본 땅을 밟은 것은 1997년 여름의 일이다 남북어린이어깨동무의 자원봉사 활동을 하던 친구들과 함께 일본 최북단의 땅 홋카이도(北海道) 슈마리나이(朱掬内)를 찾았다. 일제강점기에 식민지 조선에서 머나먼 혹한의 땅으로 강제연행되어 혹독한 강제노동의 끝에 죽어간 희생자들의 유골을 발굴하기 위해 열린 ‘한일대학생공동워크숍’(현재 동아시아공동워크숍)에 참가하기 위해 나선 길이었다. 제국주의 침략과 식민지 지배로 얼룩진 역사의 진실과 마주하기 위해 달려온 일본인, 재일조선인, 아이누1)친구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삽을 들었다.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두 나라의 역사를 상징하는 듯 빽빽하게 얽힌 대나무 뿌리를 걷어내고, 조심스레 한 뼘 한 .. 2019. 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