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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레터188

피스레터 No31_3 데이빗 벤바우_친애하는 한국의 친구분들께 [여우굴에서 온 편지] 친애하는 한국의 친구분들께 데이빗 벤바우 편집자주 이번 호부터 한국에서 미군으로 복무한 경험이 있는 데이빗 벤바우씨가 한국의 시민들에게 전하는 평화의 이야기가 연재됩니다. 연재 제목은 ‘여우굴에서 온 편지’입니다. 여우굴이 뭘까요? 야전에서 군인 두세 명이 전투를 하기 위해 파는 구덩이를 보통 참호라고 합니다. 여우굴(Foxhole)은 군인 한두 명이 겨우 들어갈 정도로만 판 참호로 주로 미군에서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벤바우 할아버지는 한국 DMZ에서 근무할 때 이 여우굴에서 해 질 무렵에서 동이 틀 때까지 보초를 섰습니다. 1968년 당시 DMZ 지역은 매우 위험했기 때문에 벤바우 할아버지는 밤에는 여우굴을 벗어날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주변 숲에서 관측되는 움직임이나 소리 때.. 2022. 8. 18.
피스레터 No31_4 임재근_국민을 믿지 못한 정권, 국민을 죽인 정권 [기억과 평화] 국민을 믿지 못한 정권, 국민을 죽인 정권 산내 골령골 민간인 학살 사건을 말하다! 임재근 국민을 믿지 못한 정권 제주4·3사건과 여순사건은 대한민국 현대사에 있어 큰 영향을 끼쳤다. 제주4·3사건은 분단을 고착화하는 5·10단독선거를 거부하면서 증폭되었고, 여순사건은 제주 4·3 진압 출병 명령을 거부하면서 촉발되었다. 불안한 미래와 부당한 명령을 거부한 대가는 참혹했지만, 그들의 거부는 항거였고, 항쟁이었다. 제주4·3사건의 여파로 군법재판을 받고 여러 육지 형무소로 이감된 제주 사람 중에서 7년 형을 선고받은 300여 명이 대전형무소로 이감되었고, 수백 명의 여수 제14연대 군인들이 대전으로 압송되어 임시군법재판소에 재판을 받고 대전형무소에 수감되었다. 1948년 6월 18일, 제주.. 2022. 8. 18.
피스레터 No31_5 김지혜_만나고 돌아보고 부끄럽게 다시 만나고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1] 만나고 돌아보고 부끄럽게 다시 만나고 김지혜 때려놓고는 사랑한다는 주말 내내 불편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난 그 자리에서 무어라고 말했으면 좋았을까? 지난 금요일, 우리 반 아이들은 ‘외국인에게 우리글이 왜 필요한지 알려주는 연극’을 했다. 며칠 전에 ‘초정리 편지’라는 책을 함께 읽으며 한글이 없던 시대의 불편한 삶을 배웠기 때문에, 아이들이 한글의 필요성을 간단한 연극으로 표현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책 ‘초정리 편지’는 한글을 반포하기 전에 세종대왕이 평민 아이에게 한글을 가르쳐준다는 판타지 역사 소설이다.)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우리 반 어린이들은 이번에도 삼삼오오 꼬물거리며 연극 준비에 정성을 쏟는다. 그런 아이들을 도와주고 싶어서 교사는 ‘국어(나) 9단원에 한.. 2022. 8. 18.
피스레터 No31_6 주예지_마라탕 맛 평화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2] 마라탕 맛 평화 주예지 평화란 대체 무엇일까? 참 어려운 -누가 나에게 물으면 어색한 미소와 애매한 대답으로 교묘히 피해버리는- 질문을 아무렇지 않은 척 시침을 떼고 아이들에게 슬쩍 던져 보았다. 3년 전, 처음 평화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체험 행사 위주로만 몰아쳤던 시행착오를 기억하면서 이번에는 아이들과 함께 평화에 대해 보다 깊이 생각하고 나누는 시간을 가지려고 마음 먹었다. 그렇게 4~5월에는 평화와 관련된 책을 스스로 선택하고 읽은 후에, 발표 및 토론 활동을 진행했고, 6월에는 유네스코에서 진행하는 평화열전을 썼고, 7월에는 1학기 활동을 마무리하며 2학기 활동을 기획했다. 1학기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활동지에 쓱 넣은 질문이 바로 ‘평화란 대체 무엇일까?’이다. 이전에 .. 2022. 8. 18.
피스레터 No30_1 정영철_다시 평화를 향한 신발끈을 조여매고 [한반도 이슈] 다시 평화를 향한 신발끈을 조여매고 정영철(서강대학교 교수·어깨동무 평화교육센터 소장)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였다. 새 정부의 정책이 아직 뚜렷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후보시절의 발언, 대통령 선거 당시의 공약, 그리고 통일부 장관 내정자 등의 발언을 살펴보면,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 ‘당당한 외교, 튼튼한 안보’라는 총적 구호에서 보이듯이, 새 정부의 공약은 지금까지의 평화와 공존을 기반으로 하던 대북-통일정책과는 궤를 달리하고 있다. 기존의 화해와 협력을 대신하여 ‘힘에 의한 평화’를 전면에 내걸고 있다. 그 내용에 있어서도 한미동맹 강화, 한미군사훈련의 정상화, CVID 방식의 비핵화, 사드 배치, 쿼드 참여 등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에의 강한 편입, 힘을 통한 북의.. 2022. 5. 18.
피스레터 No30_2 심은보_삶을 위한 교육이 되길 바라며 [한반도 평화교육] 삶을 위한 교육이 되길 바라며 심은보 5월 첫 주부터 밖에선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었다. 5월 첫 출근날, 한 시간 남짓 마스크를 벗고 걸어서 학교에 갔다. 오랜만에 콧속을 파고드는 아침 내음이 참 좋았다. 하지만 한편으론 어쩐지 어색하고 불안한 느낌이 들기도 했고, 길을 걸으며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있어 눈치가 보이기도 했다. 코로나-19에 갇혀 사는 동안 우리 삶에 아로새겨진 무늬들이 참 오래 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도 분주하게 일상을 되찾아 가고 있다. 수업 과정에 모둠 활동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현장학습도 떠나는 학교들이 늘었다. 또, 5월의 앞자락에 운동회를 하는 학교의 모습들도 곳곳에서 보인다. 모처럼 학교에 활기가 돌고 있다.. 2022. 5. 18.
피스레터 No30_3 김양희_새 정부는 북한의 배고픈 아이들에게 정치를 말할까? [평화의 눈으로 읽는 북녘] 새 정부는 북한의 배고픈 아이들에게 정치를 말할까? 김양희 북한과 아프리카 에리트리아 이 둘의 공통점은? 2년 넘도록 우리를 힘들게 했던 코로나의 위세가 많이 꺾인 것 같다. 그동안 주변 사람들에게 그 흔한 밥 한번 먹자는 인사조차 쉽게 건넬 수 없었던,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일상회복을 앞두고 있다. 아직도 매일 수만 명 이상이 코로나에 걸리고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하지만, 이제는(22년 4월 22일 현재) 전 국민의 코로나 3차 접종률은 64.4%, 2차 접종률은 86.8% 수준일 만큼 국민들의 백신접종률이 높아 코로나의 치명률이 독감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라고 하니 그래도 많이 안심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와 휴전선을 맞대고 있는 북한은 어떨까, 현재 전 세계에서 백신 접종을.. 2022. 5. 18.
피스레터 No30_4 임재근_산내 골령골과 여순항쟁 [기억과 평화] 산내 골령골과 여순항쟁 동포의 학살을 거부한 군인과 부당한 명령에 순응한 군인 임재근 제주 4·3항쟁에서 여순항쟁으로... 제주 4·3항쟁은 고립된 제주 섬을 더욱 외롭게 만들었다. 1948년 4월 28일 제주도 주둔 국방경비대 9연대장 김익렬과 인민유격대장 김달삼 간의 평화회담이 이른바 ‘오라리 방화사건’을 핑계로 파기되었다. 당시 윌리엄 딘(William F. Dean) 군정장관은 5월 5일 직접 제주도로 가서 안재홍 민정장관, 송호성 경비대 총사령관, 조병옥 경무부장, 제주도 군정관 맨스필드 중령, 유해진 제주도지사, 9연대장 김익렬 중령, 최천 제주경찰감찰청장 등이 참석한 ‘9인 최고 수뇌회의’를 주재했다. 제주도에서 돌아간 다음 날인 5월 6일, 딘 장관은 평화협상을 주도했던 김.. 2022. 5. 18.
피스레터 No30_5 김지혜_어린이들과 체험한 무한경쟁의 잘한당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1] 어린이들과 체험한 무한경쟁의 잘한당 김지혜 “안녕하세요, 기호 1번 잘한당입니다.” 6학년 선배들이 반에 찾아왔다. 반에서 대통령선거를 하니, 각 후보들의 공약을 듣고 투표를 해 달라고 한다. 4학년 어린이들은 호기심 어린 눈을 반짝인다. 1번당은 ‘잘한당’이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에게 보상을 줘서 더 잘할 수 있게 하고, 공부를 못하는 학생은 보상을 받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게 하여 모두를 잘하게 만들겠다고 한다. “1번 후보님, 그런데 열심히 노력했는데 수학이 어려운 건 어떡해요?” 수학 시간마다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 의찬이가 특유의 낭랑한 목소리로 질문한다. 생활 속에서 나온 날카롭고 고민스러운 질문일게다. “그건 노력을 덜 해서 그래요. 열심히 수학 공부를 많이 하면 수.. 2022. 5. 18.
피스레터 No30_6 주예지_너도 나래? 나도 나래!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2] 너도 나래? 나도 나래! 주예지 2월 신학기 준비 기간. 각 부서로부터 날아와 차곡차곡 쌓이는 업무 메시지에 눈동자가 바쁘다. 겉으로 보기에 세상 차분하게 앉아 있지만 마음이 붕--붕 분주하다. 급한 일부터 정신없이 처리하는 와중에 희망 동아리를 제출해달라는 메시지에 겨우 멈춰 선다. 문득 동아리가 학교 생활의 가장 큰 기쁨이라는 말을 떠들고 다니던 때가 떠오른다. 늘 동아리 시간에 동동거리며 쏘다니는 모습을 보며 고생이 많다고 격려해주시는 선생님들께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다. 첫해에는 책쓰기 동아리를 맡으면 어떻겠냐는 창체부장 선생님의 말씀에 혹해서 얼렁뚱땅 책을 만들었고, 다음 해에는 시 창작 동아리 ‘詩끌시끌’을 만들어 본격적으로 시집을 만들고 출판했다. 학생자치회를 맡은 .. 2022. 5. 18.
피스레터 No29_1 전영선_‘남북 관계론’ 재고 [한반도 이슈] ‘남북 관계론’ 재고 전영선 살다 보면 생각이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된다. 괜찮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덜 괜찮아지기도 하고, ‘별로’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어느 순간 정말 훌륭한 사람이라 생각하게 되기도 한다. 물론 이 판단도 어쩌면 그 사람의 모든 면을 보지 못하고 여전히 한 면만 보고 내리는 판단일 수도 있다. 그래서 판단이 바뀐 것일 수도 있다. 신중한 사람이 있다고 하자, 어쩌면 우유부단한 사람일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이라고 판단해야 할까? 게으른 것이냐, 신중한 것이냐는 상황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 아니면 내 판단 기준이 달라지면서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 재미있게 보았던 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만년 꼴찌팀을 맡게 된 단장은 엉망진창이었던 야구단을 추스르고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게 한.. 2022. 2. 18.
피스레터 No29_2 간우연_‘마을과 함께’ 시흥지역 3·1운동 찾아가기 [한반도 평화교육] ‘마을과 함께’ 시흥지역 3·1운동 찾아가기 간우연 지역과 함께, 역사와 함께 3학년 교육과정은 ‘평화’를 중심에 두고 진행했다. 1학기엔 나의 평화에서 출발하여 교실의 평화, 가정의 평화, 공동체의 평화로 확대했다. 3학년 사회과에서는 지역을 다룬다. 지역의 문화, 옛이야기, 지역의 모습 등이 그 내용이다. 그러다가 지역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시흥지역의 옛이야기, 염전이야기, 호조벌 이야기 등을 접하게 되었다. 평화와 시흥이라는 두 주제가 결합되면서 역사 속에서 시흥지역의 평화를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노력했던 시흥지역 3.1운동에 주목하게 되었다. 마을교사와 함께 하지만 지역의 역사적 사실을 교사가 알.. 2022. 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