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어떻게 해야 남북이 평화롭게 하나가 될까
은종복
지금 한반도는 평화로운가 당장 총싸움을 하지 않으니 평화롭다고 말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누군가 말하기를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고 했다. 한반도 남과 북 에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은 불안으로 떨고 있다.
왜 그럴까. 북녘은 핵무기를 갖고 있고 남녘은 미국산 첨단 무기를 끝없이 사오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그 무기 가 있어서 평화를 지켜준다고 말을 한다. 만약 이라크에 핵무기가 있었으면 미국이 그 나라를 쳐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을 한다. 일면은 맞다. 그 생각은 미국 정책입안자들이 미국 백성을 사랑한다는 생각에서 나온 말 이다. 북녘 정권이 핵무기로 미국 본토를 폭격해서 미국 사람들이 많이 죽는 것을 미국 정책입안자들이 두려워할 까. 그럴 수도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 본토에 북녘 핵무기가 떨어지면 한반도 북녘은 쑥대밭이 된다.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이 살 수 없는 곳이 된다. 북녘 핵무기가 잠깐의 평화를 보장해 줄 진 몰라도 영원한 평화를 가져올 순 없다. 마찬가지로 남녘을 미국산 첨단무 기로 도배를 하면 평화가 보장될까. 절대 아니다. 한반도 가까이 있는 일본, 중국, 러시아가 가만있을까. 그 나라들은 그것을 빌미로 더욱 경쟁적으로 군사력을 키운다. 이렇게 한반도 남과 북에서 군사력을 키워서 힘들어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바로 가난한 사람들이다. 불안을 안 고 사는 대다수 사람들이다.
일본에 있는 평화활동가 더글러스 러미스는 이런 말을 했다. “나라가 있으면 군대가 있어야 하고 군대가 있으면 다른 나라에 분쟁이 일어나면 총을 들고 쏘게 되고 결국을 평화를 깨게 된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을 해보자. 평화를 지키려면 다른 나라에 분쟁이 있을 때 총 대신 먹을거리와 의약품을 들고 가고 그러면 군대가 필요 없고 군대가 없어도 되면 나라와 민족도 필요 없다.”
사실 러미스 생각을 현실에서 이루기는 힘들다. 하지만 상상력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남과 북이 끝없이 군대 힘 을 키우는 속에서는 절대 평화를 이룰 순 없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한다. 북녘이 먼저 미국 본토를 쳐들어가진 않는다. 그런 일이 생기면 북녘은 돌이킬 수 없는 전쟁의 참화에 휩싸인다. 결국 미국이 북녘을 공격할 수 있다. 그날은 전쟁을 일으켜서 더욱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생각할 때다. 지금처럼 남녘에서 미국 무기를 끝없이 사오고 미국 부자들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아니면 미국이 북 녘까지 자신들 물건을 팔 수 있는 곳이 되게 하려고 전 쟁을 일으킨다. 그런데 그렇지 않을 때는 어떨까. 남녘이 미국산 무기를 안 사오고 미국 물건이 덜 팔리고 북녘은 여전히 미국 말을 듣지 않을 때. 돈에 눈 먼 미국 사람들 이 더 이상 돈을 벌 수 없을 때 전쟁을 일으킨다.
이때 전쟁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뭘까. 나는 한반도 남녘에 있는 사람들이 미국이 일으킨 전쟁에 총을 들고 나 가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한반도 사람들이 전 쟁 반대를 외치며 미국 편을 들지 않는다면 미국은 전쟁 에서 이길 수 없을 뿐 더러 전쟁을 일으키려고 하지도 않는다. 이것은 꿈이다. 전쟁이 나면 한반도에 사는 젊은 사람들은 군대에 동원 된다. 평소에 평화를 외치던 사람들 도 전쟁에 휘말리고 싸움터에 나가는 것을 막지 못한다. 1950년 한국전쟁 때도 남과 북에 있는 젊은 사람들은 왜 전쟁을 해야 하는지 모르면서 서로 싸우다가 죽었다. 하 루는 인민군이 되고 다음 날은 국군이 되기도 했다.
남북은 하나가 되어야 한다. 전쟁을 통해서 하나가 되어 서는 안 된다. 그것은 될 수도 없고 되고 나서도 아픔이 너무 크다. 남북이 평화롭게 하나 되는 길은 단 하나다. 남북에 사는 사람들 가슴 속에 평화 씨앗이 자라게 하는 것이다. 북녘은 핵무기를 가지려 해서는 안 된다. 남녘은 미국산 첨단무기를 더 이상 사오면 안 되고 미군은 모 두 돌아가야 한다. 결국 우리나라가 평화롭게 하나가 되려면 다른 나라들이 쳐들어와도 맨 몸으로 맞설 수 있는 평화정신무장이 되어 있어야 한다.
군대 없는 나라 코스타리카를 보라. 물론 그 나라는 인구가 500만 밖에 안 되는 작은 나라이지만 50년 넘게 군대 없이도 잘 살고 있다. 누군가가 물었다. 당신네는 다른 나라에서 쳐들어올까봐 무섭지 않냐고. 그랬더니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군대가 필요 없다. 다른 나라가 쳐들어오면 우리는 모든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서 싸울 것이다. 총이나 대포가 없어도 목숨을 걸고 싸울 것이다. 쳐들어온 나라 사람들 말을 따르지 않을 것이다. 사실 이것은 꿈같은 이야기다. 코스타리카에는 군대가 없기 때문에 그만큼 백성들이 풍요롭게 살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는 지금 남북이 갈라져 있고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살에 버티기 힘들다. 그래도 한 번쯤은 생각해야 한다. 군대 없는 나라.
어린이 글을 쓰다가 지난 2007년에 돌아가신 권정생 선생은 내가 가장 따르는 사람이다. 그 분은 이런 말을 했다. 이 땅에 애국자가 없으면 좋겠다고. 지금은 거짓 애국자가 넘쳐난다. 나라를 지키겠다는 이름으로 한반도 곳곳을 군사기지로 만들었다. 그 뒤에는 언제나 미국이 있다. 제주 강정미군기지, 평택미군기지는 얼마 전에 만들었다. 미군 기지를 만드는 일에는 이전의 보수적인 정권이나 지금의 정권이나 모두 마찬가지다.
평화공부를 해야 한다. 한반도가 평화롭게 하나 되는 길은 남과 북을 다스리는 통치자들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 미국이 북녘을 쳐들어가도 남녘 사람들이 미국을 도와 북녘 동포들에 총부리를 겨누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이 있다면 절대 전쟁을 일으킬 수 없다. 하지만 이것은 아까도 말했지만 꿈이다. 꿈을 현실이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코스타리카 백성들처럼 군대 없이도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한다. 작은 것부터 하자. 내 생각이 현실성이 없다는 것을 안다. 일제강점기에는 하루 8시간을 일하자고 주장하면 빨갱이로 몰려 죽임을 당했다. 지금은 당연한 것이 그때는 그랬다. 상상력이 있어야 한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기본소득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농사꾼들에게 한 달에 50만 원씩 주자. 다음으로는 일을 하고 싶은데 일자리를 못 찾는 젊은이들에게 한 달에 50만 원씩 주자. 문재인 정부에서도 고고도미사일방어망을 만들려고 군사비를 22조 넘게 늘렸다. 그 돈이면 위에 말한 기본소득을 할 수 있다. 돈이 없어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아서 못 하는 거다. 남녘 사회가 바뀌어야 북녘도 바뀌고 통일은 앞당겨진다.
마지막으로 남녘 사회가 제대로 된 민주주의 나라가 되려면 다음 세 가지가 없어져야 한다. 일등주의, 학력중심주의, 경제성장지상주의다. 많이 배우지 않은 사람도 가난하지만 서로 도우면 사는 세상을 꿈꾼다. 그날이 와야 통일이 온다.
2018년 3월 26일 월요일
서울 명륜동 인문사회과학 책방 풀무질 일꾼 은종복 씀.
은종복ㅣ서울 명륜동 성균관대학교 앞에서 25년 동안 인문사회과학 책방 풀무질을 꾸리고 있다. 내 꿈은 두 가지. 온 세상 아이들 얼굴에 환한 웃음꽃이 피는 날을 맞는 것, 남북이 평화롭게 하나 되는 날을 맞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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