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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118

피스레터 No41_1 정영철_오로지 민주와 평화의 연대만이 문제를 풀 수 있다 [한반도 이슈] 오로지 민주와 평화의 연대만이 문제를 풀 수 있다정영철(어린이어깨동무 평화교육센터 소장) 2025년은 광복 8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렇지만 우리 앞에 놓인 길은 멀고도 답답하기만 하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적대적 두 국가’론이 한반도를 뒤덮고 있는 한편,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출범으로 벌써부터 북미관계의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떠 있기도 하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고, 국가 간 이해관계 앞에서 복잡함이 더해지고 있다.  냉혹한 현실 속에서, 북한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갈 길을 가고 있다. 지난해 말 열렸던 전원회의, 그리고 올해 1월에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해 아무런 언급 없이, 오로지 자신들의 경제건설을 중심에 두고 올해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어지는 미.. 2025. 2. 19.
피스레터 No41_3 정지영_독일의 ‘기억 문화’가 주는 교훈 [글로벌 리포트] 독일의 ‘기억 문화’가 주는 교훈  정지영  체코와 폴란드 방문 후, 참혹한 역사를 반성하고 기억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독일로 향했다. 독일 곳곳에는 ‘걸림돌(Stolperstein)’이라 불리는, 나치 희생자들을 기리는 10×10cm 크기의 작은 추모비가 있다. 이 추모비는 희생자들이 마지막으로 살았던 장소에 설치되어 있다. 이는 일상에서 나치 독재와 홀로코스트라는 역사적 범죄에 대한 반성과 추모를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독일의 ‘기억 문화(Erinnerungskultur)’의 일환이다. 개인마다 다른 ‘기억’이 공동체의 ‘문화’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억에 대한 구성원의 합의가 필요하며, 기억을 공유하고 확산할 때 비로소 온전한 ‘기억 문화’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 20세기의 암.. 2025. 2. 19.
피스레터 No41_6 남동훈_평범한 동네주민들의 연극 도전기 Ⅳ '산토끼'를 향하여 [사람 사는 이야기, 연극] 무말랭이 연극만들기 - 평범한 동네주민들의 연극 도전기 Ⅳ'산토끼'를 향하여남동훈 우리 시대의 제사(祭祀)를 다루다우리나라 사람이면 누구나 겪게 되는 큰 고민거리들이 몇 가지 있다. 그 가운데 제사는 아차 하면 부부 사이는 물론 한 가정과 가족, 나아가 가문과 친족 간의 관계에도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민감한 이슈이다. 실제로 제사를 모시느냐 마느냐의 문제로 가족 간에 심각한 사건들이 발생하는 걸 언론을 통해 접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그 시한폭탄 같은 이슈에 무말랭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창작극에 도전하면서 다루기로 한 소재가 결혼과 제사였고, 전작 ‘어린 부부’에서 결혼을 다루었으니 당연한 수순이었다. 출발은 역시나 디바이징 시어터(Devising Theatre)의 방식.. 2025. 2. 19.
피스레터 No40_4 김경민_자신의 삶을 장례식으로 만든 작가에게 바치는 헌사 [문학으로 읽는 나의 평화감수성] 자신의 삶을 장례식으로 만든 작가에게 바치는 헌사  김경민  매 학기 거의 모든 수업에서 빼놓지 않고 다루는 소설이 있다. 바로『소년이 온다』이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문학을 사랑하고, 그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으로 느끼는 감동에 더해, 마침 다음 날 수업에서 다룰 소설이『소년이 온다』라는 사실에 더 흥분했었다. 어딘가 모르게 불편한 번역된 문장이 아닌 조사와 어미의 미묘한 차이까지 얼른 알아차릴 수 있는 모국어로 써 내려간 노벨문학상 수상작을 읽게 되는 영광을 함께 기뻐하고 더불어 그런 작품을 수업 텍스트로 정한 나의 선견지명을 슬쩍 자랑할 심산에 한껏 들떠 있었다.  학생들에게 이 소설을 읽게 하는 이유는 단지 80년 광주를 이야기하기 .. 2024. 11. 19.
피스레터 35호 (통권 37호) [한반도 이슈] 정영철ㅣ 위기의 평화, 희망의 평화 [글로벌 리포트] 카테리나 안토니우 ㅣ 평화구축 관광의 정치적 효과 [한반도 평화교육] 김지혜 ㅣ 평화를 만들어낸 이야기, 사람 [평화의 시선으로 보는 북녘] 이경수 ㅣ 북녘 농민 이야기 [문학으로 읽는 나의 평화감수성] 김경민 ㅣ 잃어버린 서울의 봄을 찾습니다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 최연진 ㅣ씨앗, 하나의 풀에 여러 개의 꽃이 있고 - 첫 번째 이야기 2024. 2. 19.
피스레터 No37_1 정영철_위기의 평화, 희망의 평화 [한반도 이슈] 위기의 평화, 희망의 평화 정영철 (어린이어깨동무 평화교육센터 소장) 신년 벽두부터 한반도에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지난해 말 북은 제8기 제9차 전원회의를 통해 남북관계를 기존의 동족관계로부터 청산하고, 교전국 관계로 선언하였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남북의 ‘민족’에 토대를 둔 관계가 정리되고, 가장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로 변화되고 있다. 이어 1월 15일에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에서는 남북 교류의 모든 흔적들까지 지워버리고, 철저한 타국임을 선언하였다. 지난 80년간의 남북관계에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대남정책으로의 변화를 공식화한 것이다. 우려스러운 것은 단지 남북관계의 변화만을 선언한 것이 아니라 ‘전쟁’의 가능성을 주장하고, 유사시 남을 완전히 평정하고.. 2024. 2. 19.
피스레터 No36_1 강영식_민간 남북협력사업의 현 주소와 나아갈 방향 [한반도 이슈] 민간 남북협력사업의 현 주소와 나아갈 방향 강영식 20여 년이 훨씬 넘는 기간동안 우리 민간단체들의 대북지원을 비롯한 다양한 남북협력사업은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북한 동포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여 인간 존엄성 보장을 돕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 이러한 민간의 협력사업은 대결과 반목으로 얼룩진 분단사에서 보기 드문 민족화해의 큰 물줄기를 만들어 왔다고 할 수 있으며, 민간의 다양한 교류 활동을 통해 형성된 남북간 신뢰 기반은 남북한의 긴장 속에서도 의사소통 통로로 기능함으로써 한반도 평화형성에 기여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대북지원운동은 ‘모금’이라는 행동을 통해 다수의 국민들이 참여하는 대중운동으로 자리매김함으로써 정치적 논쟁을 넘어선 ‘일상에서의 통일운동’이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 2023. 11. 17.
피스레터 No35_1 김성경_전쟁을 살아가는 것 [한반도 이슈] 전쟁을 살아가는 것 김성경(어린이어깨동무 이사・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평화는 상투적’ “놀러 온 김에 숙모 책 좀 읽어 봐줄래?” 출판사에 단행본 최종 교정지를 넘기기 직전, 소설가를 꿈꾸는 조카에게 슬쩍 원고를 내민다. 똑똑하고 예술적 감수성이 충만한데다 예술가들이 모여든다는 예술학교에서 서사 창작을 공부하고 있는 조카에게 마지막 점검을 받고 싶은 마음이 컸다. “북한 여자들이 이렇게 살았다니 놀라운 데요! 지금까지 북한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몰랐는데 신기해요.” 구성이나 가독성과 같은 글쓰기 전반에 대한 평가를 듣고 싶던 나에게 조카는 의외의 반응을 내비친다. “숙모가 북한에 대한 연구를 한다고 했을 때 도대체 뭘 하는 거지? 이런 생각을 잠깐 했었는데. 나도 제 또래 친구들도 북.. 2023. 8. 17.
피스레터 No33_1 이기범_절망에서 평화의 희망을 빚어내는 대화 [한반도 이슈] 절망에서 평화의 희망을 빚어내는 대화 이기범(어린이어깨동무 이사장) 이탈리아에 ‘죽어가는 도시’가 있다. ‘치비타 디 바뇨레지오’라는 도시인데 크기가 워낙 작아서 마을이라고 보는 것이 옳겠다. 에투리아 사람들이 외부 공격을 방어하려는 목적으로 2500년 전쯤에 바위산의 깎아지는 절벽 위에 만든 마을이다. 그 마을을 죽어가는 도시로 부르는 이유는 지반이 약해서 침식과 산사태가 자주 일어나고 마을이 점차 깎여나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은 그 이름을 거부한다. 대신 ‘살려고 온 힘을 다하는 도시’라고 부른다고 한다. 온 마을 사람들이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마을을 고치고 살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마을 사람들의 땀과 눈물이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고 있다. 절망이 몰아치는 절벽 끄트머리.. 2023. 2. 16.
피스레터 No33_6 주예지_안녕, 친구야!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 2] 안녕, 친구야! 주예지 안녕, 친구야! 어린이어깨동무 회원이라면 무척이나 친숙한 인사말로 시작해 본다. 특히나 어린이어깨동무 행사에 참여해 본 적이 있는 회원이라면 ‘안녕, 친구야!’를 외치며 손바닥을 얼굴 옆으로 내보이고 활짝 웃은 단체사진 몇 개쯤 있을 것이다. 같은 눈높이에서 환대해주는 순수함과 해맑 음, 무언가 우리가 좋은 관계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과 정겨움을 풍기는 인사말이다. 어느덧 2022년 평화상상나래 동아리 활동이 끝이 나고 방학을 맞았다. 동아리 마지막 활동일이 11월이라 그런지 마지막이라는 아쉬움이 덜 났더랬다. 한 해 동안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평화를 향한 상상의 날개를 펼쳤느냐고 감히 물어보기가 겁나서 은근슬쩍 평화선언문을 작성해 보자고 .. 2023. 2. 16.
피스레터 No32_1 정영철_짙어지는 위기, 다시 평화 [한반도 이슈] 짙어지는 위기, 다시 평화 정영철(어깨동무 평화교육센터 소장)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 그래서 다시, 평화이다 애써 쌓아온 한반도 평화가 지난 5개월 사이에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지난 2018년 남북이 합의한 ‘9.19 군사분야 공동합의서’는 누가 먼저 합의를 파기하느냐의 문제만 남았을 뿐, 사실상 사문화되고 있다. 이를 넘어 남북이 서로를 향해 더 센 미사일을 가지고 있다며 자랑하기에 바쁘다. 여기에 더해 상대방을 완전히 무력화시킬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그 힘을 과시하기에도 바쁘다. 사실, 한반도는 이미 서로를 완전히 파괴할 수 있는 능력과 무기가 충분하다 못해 차고 넘친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러한 남북의 폭주를 제어할 아무런 장치도, 주변국의 손길도 찾아보기 어렵.. 2022. 11. 18.
피스레터 No30_1 정영철_다시 평화를 향한 신발끈을 조여매고 [한반도 이슈] 다시 평화를 향한 신발끈을 조여매고 정영철(서강대학교 교수·어깨동무 평화교육센터 소장)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였다. 새 정부의 정책이 아직 뚜렷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후보시절의 발언, 대통령 선거 당시의 공약, 그리고 통일부 장관 내정자 등의 발언을 살펴보면,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 ‘당당한 외교, 튼튼한 안보’라는 총적 구호에서 보이듯이, 새 정부의 공약은 지금까지의 평화와 공존을 기반으로 하던 대북-통일정책과는 궤를 달리하고 있다. 기존의 화해와 협력을 대신하여 ‘힘에 의한 평화’를 전면에 내걸고 있다. 그 내용에 있어서도 한미동맹 강화, 한미군사훈련의 정상화, CVID 방식의 비핵화, 사드 배치, 쿼드 참여 등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에의 강한 편입, 힘을 통한 북의.. 2022. 5.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