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좌충우돌교실이야기17

피스레터 No31_5 김지혜_만나고 돌아보고 부끄럽게 다시 만나고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1] 만나고 돌아보고 부끄럽게 다시 만나고 김지혜 때려놓고는 사랑한다는 주말 내내 불편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난 그 자리에서 무어라고 말했으면 좋았을까? 지난 금요일, 우리 반 아이들은 ‘외국인에게 우리글이 왜 필요한지 알려주는 연극’을 했다. 며칠 전에 ‘초정리 편지’라는 책을 함께 읽으며 한글이 없던 시대의 불편한 삶을 배웠기 때문에, 아이들이 한글의 필요성을 간단한 연극으로 표현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책 ‘초정리 편지’는 한글을 반포하기 전에 세종대왕이 평민 아이에게 한글을 가르쳐준다는 판타지 역사 소설이다.)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우리 반 어린이들은 이번에도 삼삼오오 꼬물거리며 연극 준비에 정성을 쏟는다. 그런 아이들을 도와주고 싶어서 교사는 ‘국어(나) 9단원에 한.. 2022. 8. 18.
피스레터 No31_6 마라탕 맛 평화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2] 마라탕 맛 평화 주예지 평화란 대체 무엇일까? 참 어려운 -누가 나에게 물으면 어색한 미소와 애매한 대답으로 교묘히 피해버리는- 질문을 아무렇지 않은 척 시침을 떼고 아이들에게 슬쩍 던져 보았다. 3년 전, 처음 평화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체험 행사 위주로만 몰아쳤던 시행착오를 기억하면서 이번에는 아이들과 함께 평화에 대해 보다 깊이 생각하고 나누는 시간을 가지려고 마음 먹었다. 그렇게 4~5월에는 평화와 관련된 책을 스스로 선택하고 읽은 후에, 발표 및 토론 활동을 진행했고, 6월에는 유네스코에서 진행하는 평화열전을 썼고, 7월에는 1학기 활동을 마무리하며 2학기 활동을 기획했다. 1학기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활동지에 쓱 넣은 질문이 바로 ‘평화란 대체 무엇일까?’이다. 이전에 .. 2022. 8. 18.
피스레터 No30_5 김지혜_어린이들과 체험한 무한경쟁의 잘한당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1] 어린이들과 체험한 무한경쟁의 잘한당 김지혜 “안녕하세요, 기호 1번 잘한당입니다.” 6학년 선배들이 반에 찾아왔다. 반에서 대통령선거를 하니, 각 후보들의 공약을 듣고 투표를 해 달라고 한다. 4학년 어린이들은 호기심 어린 눈을 반짝인다. 1번당은 ‘잘한당’이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에게 보상을 줘서 더 잘할 수 있게 하고, 공부를 못하는 학생은 보상을 받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게 하여 모두를 잘하게 만들겠다고 한다. “1번 후보님, 그런데 열심히 노력했는데 수학이 어려운 건 어떡해요?” 수학 시간마다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 의찬이가 특유의 낭랑한 목소리로 질문한다. 생활 속에서 나온 날카롭고 고민스러운 질문일게다. “그건 노력을 덜 해서 그래요. 열심히 수학 공부를 많이 하면 수.. 2022. 5. 18.
피스레터 No30_6 주예지_너도 나래? 나도 나래!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2] 너도 나래? 나도 나래! 주예지 2월 신학기 준비 기간. 각 부서로부터 날아와 차곡차곡 쌓이는 업무 메시지에 눈동자가 바쁘다. 겉으로 보기에 세상 차분하게 앉아 있지만 마음이 붕--붕 분주하다. 급한 일부터 정신없이 처리하는 와중에 희망 동아리를 제출해달라는 메시지에 겨우 멈춰 선다. 문득 동아리가 학교 생활의 가장 큰 기쁨이라는 말을 떠들고 다니던 때가 떠오른다. 늘 동아리 시간에 동동거리며 쏘다니는 모습을 보며 고생이 많다고 격려해주시는 선생님들께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다. 첫해에는 책쓰기 동아리를 맡으면 어떻겠냐는 창체부장 선생님의 말씀에 혹해서 얼렁뚱땅 책을 만들었고, 다음 해에는 시 창작 동아리 ‘詩끌시끌’을 만들어 본격적으로 시집을 만들고 출판했다. 학생자치회를 맡은 .. 2022. 5. 18.
피스레터 No29_5 김지혜_우리가 한 마을을 이룬다면: 경제 수업 이야기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1] 우리가 한 마을을 이룬다면: 경제 수업 이야기 김지혜 아이가 놀이터에서 선포하는 ‘아름~다운~ 세상~’ 노래가 창을 넘어 들어옵니다. 익숙한 멜로디의 앞 뒤 구절은 모르는지 아이는 연신 아름다운 세상만 외쳐대는데, 지난 가을 우리반 아이들과 살았던 ‘평화·화목·친환경 노랑새싹마을’이 떠오릅니다. 모든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 민주적 경제 마을을 만들자 하였습니다. 그래서 사람을 중심에 둔 ‘아름다운 세상’을 함께 빚고 배우는 것을 목표로, 교실을 마을로 꾸미어 생산과 소비를 체험하고 마을의 경제 문제를 민주적으로 해결하는 활동식 경제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목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두가 ‘평화·화목·친환경’하게 지내기였습니다. ‘오징어 게임’으로 회자되는 대한민국 사회는 자유로운.. 2022. 2. 18.
피스레터 No29_6 정지영_남북한 온라인 협업 수업을 꿈꾸며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2] 남북한 온라인 협업 수업을 꿈꾸며 정지영 2021년의 아쉬움, 그리고 2021년, 판문점과 부여 평화기행과 같은 교외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못하고 교내에서만 소규모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는 평화통일교육을 하지는 못했기에 큰 아쉬움이 남습니다. 평화통일의식 설문조사에서도 평화통일의 당위성과 필요성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북한 친구들의 생활상이 궁금하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는 북한의 문화, 언어 등 개념적인 내용들을 위주로 배웠다면, 이번에는 북한의 PC방, 북한 아이들의 여가생활이나 하루 일과 같이 조금 더 구체적인 내용들을 배워보고 싶다. -‘통일 관련 수업을 계속 받는다면 어떤 내용을 알고 싶나요?’ 질문 응답 중에서.. 2022. 2. 18.
피스레터 No28_5 김지혜_ 서로에게 말을 거는 존재가 된다면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1] 서로에게 말을 거는 존재가 된다면 김지혜 “선생님!! 드디어 내일! 악 어떡해!!! 너무 기대되요오오오~~~~” 어린이들이 최고로 기대하는 날, 어린이날 전날이 아니다. 오늘은 부계초 4학년 학생들을 만나기 전날이다. 부계초는 경북 군위에 있는 시골 초등학교다. 광명초등학교에서 출발하여 대중교통으로 일곱 시간 정도 걸리는 곳, 한 학년의 학생이 7명인 곳, 가장 가까운 다이소에 가기 위해 대중교통을 4시간 타야 하는 곳, 그곳 학교 선생님과 내가 우연히 연결되어서 쌍방향 수업 플랫폼을 활용하여 교실 교류를 하게 되었다. 부계초 학생들을 만나기 전부터 들떠있는 우리반 아이들. 한 아이의 표현으로는 ‘심장아 나대지마’란다. 그렇게 기분 좋은 떨림과 낯선 설렘을 가득 안고, 아이들은.. 2021. 11. 19.
피스레터 No28_6 정지영_모감주나무의 몸살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2] 모감주나무의 몸살 정지영 모감주나무를 교정에 심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1학년도 평화통일연구중심학교를 마무리하면서 ‘평화와 통일’을 떠올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뜻에서 쉼터 공간 앞에 나무를 심을 예정입니다. 코로나 19로 예정했던 활동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기는 했지만, 올해의 평화통일 활동을 기억하며 내년을 기약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10월 중순에 모감주나무를 옮겨 심었더니, 나무가 몸살을 앓고 있네요. 갑자기 쌀쌀해졌고, 자신이 살던 곳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이주했기 때문이겠죠. 혹시나 나무가 죽어버리지 않을까 염려가 들 정도입니다. 사람의 손에 이끌려 이리저리 떠돌며 시든 나뭇잎을 보니 안쓰럽고 안타까웠습니다. 그래도 학생들의 생각을 열게 해주는 일을 .. 2021. 11. 19.
피스레터 No27_5 김지혜_ 갑작스런 온라인 쌍방향 수업에서 교사의 방황 : 질풍노도 교사 일기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1] 갑작스런 온라인 쌍방향 수업에서 교사의 방황 : 질풍노도 교사 일기 김지혜 온라인 쌍방향 수업이 2주 연속 지속되자 학생들에게 무엇을 하게끔 '시킨다'라는 교사의 행위에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수업을 '한다'는 교사 홀로 앎을 전달하는 행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움직임과 분위기를 통해서 서로의 무언가를 '나눈다'와 가까운 일이다. 그런데 온라인 쌍방향 수업에서는 사람이 만나서 영향을 주고 받지 못하는 제약 때문에 서로의 생각과 삶과 배움을 나누고자 하는 열망이 점차 줄어든다. 자연히 아이들이 받는 성장의 자극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방학이 시작되기 전까지 선생님과 대면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전하니, 아이들의 수업 태도가 온-오프라인 병행 수업을 할 때에 비해 많이 달라.. 2021. 8. 13.
피스레터 No27_6 정지영_우리는 갈 수 있어요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2] 우리는 갈 수 있어요 정지영 폭염으로 난리가 났던 2018년 7월, 충남교육청에서 실시한 평화통일기행에 참가했을 때 일이다. 압록강 단교 끝자락에서 북한과 중국을 넘나드는 차들을 보면서 북녘 땅에 가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한 후에, 호텔 로비에서 듣게 된 ‘우리는 갈 수 없어요.’란 말이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여름휴가를 북한으로 가는 조선족 할머니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하셨기 때문에 단장님이 여러 번 되풀이 한 것이다. 북한 여행이 할머니께는 당연히 가능한 일이고, 우리에게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설명하는 단장님이 애처로워 보였다. 전날 조중친선다리를 건너는 ‘고려여행사’ 버스를 봤던 터라, 그들의 대화가 나에게 많은 고민을 안겨주었다. 고성의 통일전망대에서는 상상할 수조.. 2021. 8. 13.
피스레터 No26_5 강경구_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1]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강경구 좌충우돌 교실이야기 첫 번째 원고를 쓴 지 ‘벌써’ 두 달이 되어갑니다. 글을 쓴 지는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두 달이라니……. 그러나 그 두 달 사이에 학교에서는 많은 일이 있었으니 ‘벌써’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은 학년별로 모습들이 다 달라서, 그 학년을 짐작하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1학년은 고등학교라는 뭔가에 눌려있어 주눅 든 모습이나, 학교 구석구석 모든 것에 호기심이 가득합니다. 2학년은 생동감 그 자체입니다. 이제 1년을 고등학교에 적응해서 무서울 것이 없고, 거기다가 1년 전의 자신들의 모습을 한 후배들이 들어와서 선배로서의 의젓함도 뽐내고 싶어합니다. 3학년들은 최고 학년이라는 여.. 2021. 5. 13.
피스레터 No26_6 최보이_중 2학년, 부산으로 샘을 두고 전학 가요! 고 2학년, 부산으로 샘과 함께 여행 가요!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2] 중 2학년, 부산으로 샘을 두고 전학 가요! 고 2학년, 부산으로 샘과 함께 여행 가요! 최보이 2016년에 만난 4학년 민송이 2021년 2월, 기차역에서 와락 껴안다! 2015년 9월, 중국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돌아왔더니 3학년 체육 전담이 주어져 있었다. 교사 된 이후 처음으로 맡은 전담에, 그것도 체육이라니. 그런데 이 학생들과 인연이었던지, 다음 해인 2016년 4학년 담임으로 다시 만났다. 역시 처음 해 보는 학년이었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왜 4학년이 인기 있는지 알 수 있는 한 해였다. 4학년 중, 김민송이라는 학생이 있었다. 독서를 많이 해서인지 생각이 깊은 학생. 매일 수업 시작 전 교실을 우직하게 청소하던 학생. 무엇보다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던.. 2021. 5.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