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레터(글)2019.02.20 00:54

[시선-한반도 평화읽기]


코리밀라 공동체에서 보낸 꿈같은 시간

평화는 만남과 용기두려움을 감소시키는 행동

박종호


북아일랜드에 온 지 셋째 날, 115, 코리밀라에 가는 날이다. 나는 20172월에도 어린이어깨동무 평화교육 연수에 참여하여 이곳에 온 적이 있다. 두 해 만에 다시 가는 길, 그 사이에 얼마나 바뀌어 있을까, 내가 알아 볼 사람은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이틀 밤을 묵을 준비를 하면서 짐을 꾸려서 버스에 탄다. 모두 열여섯이 함께 움직이는 터라 부산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버스는 벨파스트를 벗어나 밸리캐슬로 달려간다. 한 시간 반 정도 달려서 코리밀라에 도착하자, 데릭 윌슨 박사, 포드릭 오투마 대표가 반갑게 맞아 준다. 데릭은 서울에 오셨을 때 파주 북한군 중국군 묘지에 같이 간 적이 있는데, 그때를 기억하면서 반가워해주셨다. 어깨동무와 인연이 깊은 자원봉사자 오진의 선생도 반갑게 만났다.

 

짐을 풀고, 등 뒤로 바다가 보이는 큰 방에 나는 그 때 그 자리에 다시 앉아서 포드릭과 인사를 나누었다. 포드릭은 코리밀라의 역사를 찬찬히 소개하고, 둘레를 돌아다니면서 공간에 대한 사연을 풀어놓는다. 이곳에 평생을 바친 봉사자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정원, 우리가 머무는 곳의 벽에 걸린 자전거 그림에 얽힌 사연을 들으면서 코리밀라 공동체가 걸어 온 길이 그저 그런 시간이 지나가서 쌓여 온 곳이 아니고 열정과 헌신, 지치지 않고 느리지만 목표를 향해 걸어 온 이들의 땀과 기도가 일군 곳임을 알았다.

 

코리밀라(Corrymeela) 공동체는 북아일랜드의 혼돈과 대립, 갈등의 시기에 젊은이들이 서로 다른 이들과 만나서 풀어가는 공간을 마련하는데서 출발하였다. 경치가 좋은 곳에, 바깥에서 일정하게 분리 고립된 곳에서 만남과 대화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그 환경이 주는 이점을 살리고, 이를 공간을 가꾸고 만드는 일에도 어김없이 실현하고자 한다.





포드릭은 강의를 시작하면서 바로 우리들에게 돌아가면서 이곳에 와서 지금 마음에 어떤 질문을 품고 있는지 나누자고 한다. 이 공간에 와서 무슨 궁금한 것이 생겼나? 잠깐 생각하고 나는 차례가 되자 두 해 전에 이곳이 왔을 때는 바다가 보이는 참 좋은 곳이라는 생각만 들었는데, 오늘 다시 와서 둘러보면서 이곳에서 꿈을 이루고자 애쓴 분들의 뜻이 곳곳에 스며있다는 것을 알았다. 어제 벨파스트에서 북아일랜드 평화프로세스 이야기를 들으면서 평화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심지어 북아일랜드 평화프로세스를 지원하는 경제 지원 프로젝트 제목이 ‘Peace’라고 했다는 말을 듣고, 평화가 돈이라는 점에도 신기하고 놀랐다. 정말 내가 아는 평화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내 이야기를 종이 칠판에 적은 데릭 윌슨은 “WHAT IS PEACE?”라고 적었다.

 

자유에 대해, 공부에 대해, 관계에 대해 같은 물음이 이어지고, 큰 종이 두 장에 가득 질문을 적은 뒤에 포드릭은 찬찬히 이야기를 이어간다. 사람이 만나는 것은 내러티브가 만나는 것이고, 갈등도 그대로 내러티브에 반영되어 나타난다. 궁금증, 호기심(Curiosity)이 배움과 만남에 정말 중요하다. 책 읽기가 호기심을 채우는데 필요하며 읽기에서 상상력, 감수성이 발휘된다. 책을 읽는 일은 상상력을 키우고, 상상력은 사람을 만나거나 할 때 필요한 공감능력을 키우는데 필요하다. 적대적인 사람들이 만나는 일은 서로 다른 내러티브가 함께 펼쳐지고, 위험한 상황이 따르지만, 그래도 여기서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만나서 서로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평화로 가기 어렵다. 예를 들면 젠더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여성이 참여하지 않으면 어떤 문제도 해결이 불가능하다. 사람들이 조약을 먼저 맺고 그 다음에 만나라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이다. 모든 것을 따라서 해라 하면, 그냥 이끄는 것이고, 뜻을 이룰 수 없다. 사람들이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가 필요하고, 그 안전한 장소에 모이는 위험을 감수하고 모인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자유롭게 풀어 놓고, 다른 사람의 자유로운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기 코리밀라에 모이면 다양한 질문이 나오고, 자기 이야기가 나온다.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내러티브가 이곳에 있어야 한다. 그러자면 퍼실리테이션(촉진자)도 필요하다. 아일랜드, 여기 코리밀라 대화의 공간에는 불을 피우는 장작불, 불태우는 공간이 있다. 장작불은 아일랜드 말로 심장 박동 소리를 뜻한다. 장작불이 타는 소리가 사람의 심장 박동 소리이다.

 

어떤 질문을 갖고 있는가를 묻는 것은 이 사람들이 이미 궁금해 하고 있는 것은 뭘까? 이미 갖고 있는 의문은 무엇인가?에 대한 것이다. 호기심은 지성을 동반한다. 교육활동이나 사회에서 보통 호기심을 많이 가진 사람은 기피하거나, 처벌을 받게 된다. 그렇지만 평화는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시작한다. 많은 사람들이 평화로운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우리가 지금 현재평화로운 행동을 하지 않으면 평화로운 미래는 오지 않는다. 우리 코리밀라 공동체는 궁금해 하고, 호기심을 갖는데 용기를 가진 사람들과 지내기를 좋아한다. 그 사람들이 변화를 만든다고 믿는다. 그 사람들이 신뢰받는 사람일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을 많이 불러 모을 수도 있다.

 

한편, 궁금증이 많은 사람들은 쉽게 지칠 수 있다. 의심도 많이 받고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호기심 많은 이들을 지원하는 일이 필요하다. 우리는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 평화활동가들을 만나는 공간, 일하는 공간이 아니라, 그들이 이 공동체에 와서 쉴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프로그램을 많이 하기보다는, 사람들이 그냥 와서 쉴 수 있는 공간, 생각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고자 한다.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은 현재 권력 관계에서 보면 위험한 사람들이다. 소외된 사람들이기도 하다. 호기심을 가진 사람은 두려움을 동반한 성숙한 관계를 가질 수 있는 사람들이다. 두려움을 갖는 것은 괜찮은 일이다. 분쟁은 예측할 수 있지만, 오히려 평화는 예측 가능하지 않는 것일 수 있다. 두려움을 두려워하는 것 때문에 평화를 얻기 어렵다. 우리가 궁금함을 갖지 못하고, 용기를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은 두려움 자체가 아니라 그 두려움을 두려워하는 것 때문이다. 앞서 평화는 무엇인가 질문한 사람이 있는데, 그것에 대한 한 가지 대답은 우리는 모른다. 왜냐하면 우리는 평화를 가져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져 본 것은 만남이고 용기이고, 어떤 두려움을 감소시키는 행동이고, 그런 것을 우리가 해 온 것이다.”

 

포드릭은 내가 한 물음, 평화는 무엇인가에 대해서 답을 주었다. 한 개의 대답이라고 했다. 다른 더 많은 대답은 나한테 달려 있다. 내가 만나고, 두려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나아가고 찾아가야 한다.




저녁을 먹고 만난 이본 네일러 선생님도 그랬다. 인형극과 평화교육 강의, 인형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눈다. 이야기에서 실마리를 잡아서 자기 이야기를 이어간다. 종교 상징물을 들고 상대가 어떤 느낌을 표현하는지, 돌아가며 듣다 보니 내 손에 든 달마상을 보는 사람에 따라 느낌이 다르고, 사람마다 마음이 다르다는 것을 편하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서로 다른 사람들, 사람들 사이의 갈등하는 이야기를 인형을 가지고 풀어낼 수 있다. 왕따, 싸움, 소외, 고통을 상대의 처지에서 말하고, 느껴 볼 수 있는 것. , 그래서 인형극이라는 형식을 넘어서 인형극 내용에서 자기 모습을, 다른 사람의 모습을 느껴보고 연대하고, 공감해 보는 것. 이래서 인형극과 평화교육이 닿는다. 가슴 절절하게 느끼고 공감을 나눌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끌어 나가는 이본 네일러 선생님의 내공이 무서울 정도로 엄청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내공은 하루아침에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어쩌다 30년 가까이 교실에서 학생들과 살아 온 나는 어떤 내공을 이야기로 내보일 수 있을까? 재작년 서울에서 이본을 만났을 때 그때는 느끼지 못한 놀라운 능력을 보았다. 평생을 특수교육에 애쓰면서 인형을 가지고 만나고 소통하는 일에 전념해 온 사람이 보여 주는 모습은 감동이다.

 

9시 전체 명상 기도 모임에 가 보았다. 동굴 같은 방에 어린이까지 스무 명 남짓 둘러 앉아 기도문을 같이 읽고, 이본 네일러 선생님이 만남, 갈등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상황을 가지고 인형극을 보여주셨다. 모두가 숨죽이며 인형극을 보고, 생각을 나눈다. 이본은 앞서 두 시간 강의를 하고, 바로 이어서 또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 주신다. 다 같이 다짐하는 노래를 부르고 헤어졌다.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살짝 흐려서 별은 쏟아지지 않지만, 거센 소용돌이가 친다는 저편 바다도 고요하다. 그리고 파란 잔디가 자리를 잡은 마당을 천천히 걸어서 밤 숙소로 돌아와 몸은 피곤하지만, 쉬이 잠을 이루지 못한다. 여기 코리밀라에서 느끼는 이 뜨거움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를 생각하면서 타자를 치면서 기록을 한다. 내일도 코리밀라를 이끌어 온 네 분을 만나야 한다. 션 페터스, 쇼나 벨, 콜린 크렉, 데릭 윌슨. 정말 기대가 되는 만남. 궁금한 것을 묻고 또 묻기로 한다. (2019. 1. 15.)



 

박종호십여 년 전 어린이어깨동무 후원회원으로 인연을 맺었으며, 현재 어깨동무평화교육센터 연구위원, 신도림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지내고 있으며, 학생들과 손잡고 금강산, 백두산으로 수학여행을 가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Posted by 어린이어깨동무
심포지엄2018.11.29 17:44

어린이어깨동무_2018평화교육심포지엄_내지편집v4.pdf



어린이어깨동무 평화교육심포지엄

평화프로세스에서 평화교육의 역할


세션1. 북아일랜드

스토리텔링, 예술, 평화교육 

- 포드릭 오투마 Padraig O Tuama (코리밀라 리더·Corrymeela Community Leader)

분쟁지역 청소년의 평화교육과 사회통합

- 알란 화이트 Alan Waite (알시티 대표 매니저 · RCITY PROJECT Co founder & Senior Manager)  


세션2. 한반도

어깨동무 평화덕목과 평화교육 교안 만들기

- 박종호 (신도림고등학교 교사)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평화교육

- 정영철 (어깨동무 평화교육센터 소장 ? 서강대학교 교수)


피스톡

- 세션1·세션2 발표자

- 김동진(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 IRC 마리퀴리 펠로우)

- 윤철기(서울교육대학교 교수)

- 정진화(강신중학교 교사)



Posted by 어린이어깨동무
심포지엄2018.10.17 17:28


* 11월 12일 심포지엄

-스토리텔링, 예술, 평화교육(포드릭 오투마) 

-분쟁지역 청소년의 평화교육과 사회통합(알란 화이트)

-어깨동무 평화덕목과 평화교육 교안 만들기(박종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평화교육(정영철) 


*11월 13일 워크숍

-북아일랜드 평화교육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활동가와 함께하는 평화교육 워크숍’ 


※ 오시는 길을 누르시면 약도와 교통수단을 보실 수 있습니다.

심포지엄 오시는 길

- 워크숍 오시는 길


Posted by 어린이어깨동무

데릭 윌슨 초청강연 '회복적 사회를 위한 평화교육'에 초대합니다!!




- 강연 : 데릭 윌슨(북아일랜드 얼스터대학교 교육학과 명예교수 / 코리밀라 대표 역임, 현 프로그램개발 공동위워장)

- 사회 : 김동진(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 IRC 마리퀴리 펠로우)

- 토론 : 정욱식(평화네트워크 대표) / 윤철기(서울교육대학교 교수)





Posted by 어린이어깨동무
피스레터(글)2017.12.20 02:48

[이슈]


내 잔이 넘치나이다


이본 네일러


지난 9월 어린이어깨동무와 김동진 교수님으로부터 한국에 와서 인형극을 활용한 저의 활동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는 제안을 받고 영광스럽고 기뻤습니다. 제가 한국분들께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배울 점이 더 많다고 느꼈기 때문에 영광스러웠습니다. 또한 지난 2월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 평화학 대학원에서 만난 한국 분들의 우정과 따뜻함, 코리밀라 공동체의 활동에 대한 관심을 느끼며 즐거웠던 기억이 있어 기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11월에 콜린 크랙 씨와 저는 김동진 교수님과 함께 서울로 향했습니다. 한국에서 어린이어깨동무와 서울교육대학교 통일교육연구소의 환대를 받으며 꼬박 나흘간 바쁜 일정을 보냈고, ‘평화교육은 우리를 바꿀 것인가’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에 참여했습니다.


평화교육 심포지엄에서는 인형극을 활용한 평화교육과 좋은 관계 맺기의 여섯 가지 사례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또한 어린이집에 방문해 인형극을 하고, 정체성과 소속감에 영향을 주는 몇 가지 게임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약 40명의 교사 및 지도자들이 함께하는 워크숍을 열어 인형을 만들고 활용하며 갈등을 극복하는 서로 다른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모든 행사에 많은 참가자들이 모여 주최 측도 기뻐했고, 전반적인 운영도 더할 나위 없었습니다. 원활한 통역 덕분에 오랜 시간 머물면서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고, 중간에 대접받은 음식도 훌륭했습니다. 금속 젓가락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좀 걸려 음식들을 입에 넣기가 어려웠지만 새롭고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멋진 찻집에서의 시간도 정말 즐거웠습니다.



심포지엄과 어린이집 방문 및 워크숍 일정 사이에 시간이 나서 비무장지대, 한국DMZ평화생명동산과 민간인통제구역 내의 전망대를 방문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비무장지대는 폭이 평균 4km이고, 248km 길이의 군사분계선이 한반도를 동서로 가로지르며 남과 북을 나누고 있습니다. 군사분계선에서 10k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민간인 구역이 있는데 저희가 방문한 평화생명동산도 그런 지역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나무와 덤불 사이에 놓인 두 대의 남한 탱크를 발견했는데 지금은 쓰이지 않는 그 탱크들은 흰색과 무지개 색 페인트로 칠해져 있었고 포신에는 뿜어져 나온 듯한 꽃 장식이 있었습니다. 


평화생명동산은 어린이어깨동무 관계자들이 여름 캠프를 위해 찾았던 곳이기도 한데 그곳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코끼리의 피부처럼 독특하게 주름진 산이 있는 이 지역은 생태적으로 풍요롭고 야생 동식물이 매우 다양해서 한국의 멸종 위기 동식물 중 38퍼센트가 살고 있는 장소이기에 그 자체로 희망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성헌 이사장님과 콜린 씨와 저는 평화생명동산과 코리밀라 공동체의 프로그램과 비전에 대해 발표했고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었습니다. 평화생명동산의 정성헌 이사장님은 저희를 안내해주시며 지역의 그린에너지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셨고, 다양한 풀과 나무의 치유 능력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셨습니다.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촬영팀이 민간인통제구역과 가칠봉 전망대까지 우리와 동행했습니다. 가칠봉은 남한과 북한 경계초소 간의 거리가 780m밖에 되지 않는 곳입니다. 한국의 비극과 고통의 기억을 간직한 곳이자 현재까지 대립과 분단이 실존하는 장소이기에 그곳에서 겸허함과 경각심이 일깨워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전망대에 도착하기까지 수 킬로미터의 철조망과 여러 경계초소를 지났고 출입 인원을 확인하는 검문도 거쳐야 했습니다. ‘펀치볼 마을’이라고 불리는 해안분지도 방문했는데 그곳은 한국전쟁에서 수천 명이 목숨을 잃은 장소였습니다. 


한국에 온 이유를 묻는 촬영팀의 질문에 저는 북아일랜드 분쟁 당시 잉글랜드 친구들이 방문했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이야기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북아일랜드에 오기를 두려워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친구들의 방문은 저에게 희망과 안도감을 주었습니다. 저는 어린이어깨동무의 용기 있는 활동을 지지하고 평화교육 프로그램에 적용할 수 있을 만한 도구와 자원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제가 가져온 여덟 세트의 인형들도 그런 도구들 중 하나입니다. 촬영팀은 통제구역으로 가는 길에 제가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고 했습니다. 저는 우리의 가슴 깊이 간직한 희망의 상징물과 코리밀라에서 매일 예배를 드리는 장소를 그렸다고 말해주었습니다. 희망의 상징물은 켈트 십자가와 기도서, 그리고 켈트족의 축복이 담긴 천으로 감싼 초와 촛대입니다. 저는 이것을 정성헌 이사장님께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방문 내내 주최자와 파트너이자 친구인 분들의 따뜻한 마음과 우리의 활동에 대한 관심을 느끼며 행복했습니다. 너그럽게도 우리에게 감사를 표하셨지만 이런 자리에 초대되어 오히려 영광이었습니다. 남북관계의 역사와 외부세력의 개입에 의한 관계의 복잡성에 대해 제가 보고 들은 모든 것을 생각해보면 평화를 위한 동반자인 어린이어깨동무가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용기와 희망에 더욱 찬사를 표하게 됩니다. 그들을 보면 오랜 시간 동안 신랑을 기다리며 등불에 필요한 기름을 준비하는 우화에 나오는 다섯 명의 현명한 아가씨들이 떠오릅니다. 희망을 잃지 않고 기다리기 위해 적극적인 자세로 평화를 준비해야 합니다. 저는 어린이어깨동무의 활동에 감동과 영감을 받았고 너그러운 감사의 표현과 환대에 큰 기쁨을 느꼈습니다. 한국을 떠날 때 제 마음에 시편 23장의 한 구절이 떠올랐는데 지금도 그분들의 너그러움을 기억하며 그 구절을 생각합니다.


“내 잔이 넘치나이다.”


이본 네일러(Yvonne Naylor) ㅣ 북아일랜드에서 25년간 중고등학교 교사로 일하면서, 코리밀라 등 민간단체와 함께 평화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평화교육 활동가를 훈련시켰다. 교사직 은퇴 후에도 퍼펫 우먼(Puppet Woman)을 설립하여 인형극을 활용한 평화교육 프로그램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 편집자주

본 글은 필자가 어린이어깨동무의 초청으로 11월에 한국을 방문하여 보낸 4일 간의 일정에서 느낀 점을 정리한 글입니다. 평화교육 심포지엄 ‘평화교육은 우리를 바꿀 것인가’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어린이어깨동무 홈페이지(www.okfriend.org) 및 어깨동무평화교육센터 블로그(peacecenter.tistory.com)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어린이어깨동무
심포지엄2017.12.14 16:30

어린이어깨동무_2017평화교육심포지엄_내지편집v4.pdf



-폭풍 이후의 잔잔함 : 분쟁 이후 평화구축의 과제 (콜린 크랙)

-북아일랜드의 평화교육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강순원)

-평화교육과 좋은 관계 맺기 : 인형극을 활용한 사례 연구 (이본 네일러)

-평화지향적 통일교육 콘텐츠 개발 (양은석)

-피구놀이에서 배우는 평화 (최관의)

Posted by 어린이어깨동무
피스레터(PDF)2017.08.01 12:04


평화를 보는 새로운 시선 <피스레터> 합본호가 발간되었습니다. 

2016년 7월 창간 시기부터 2017년 6월까지 발간한 통권1호~통권7호의 내용을 묶어 발간한 이번 합본호를 통해, 깊이 있는내용과 쉬운 글로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받은 글을 주제와 필자별로 보다 쉽게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합본호의 용량이 커서 분할하여 업로드 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합본호_전자책_단면_분할_1.pdf

합본호_전자책_단면_분할_2.pdf

합본호_전자책_단면_분할_3.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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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어린이어깨동무
피스레터(PDF)2017.07.26 16:30

피스레터 no1 창간준비1호-final-재수정.pdf

 

 

 

 

 

● 함께 만드는 평화|최혜경

● 전쟁을 멈추고 평화를 기원하는 곳, 판문점|정영철

● 플라톤이 말하는 전쟁의 기원|정경화

● 평화학 공부와 실천|김동진

● 욕 대장 종오 이야기|최관의

● 또 하나의 휴전선, 북한식당|강주원

Posted by 어린이어깨동무


평화를 원하는 땅, Ireland

평화를 위해 움직이는 사람들


아일랜드 평화연수 마지막 이야기는 Glencree에서의 소중한 인연과 경험으로 엮어보겠습니다! Glencree는 남쪽 아일랜드 지역의 대표적인 평화운동단체 중 하나입니다.  이 곳은 북아일랜드 지역의 격화되는 폭력사태에 대해 남쪽 아일랜드 시민사회가 폭력 외의 해결방법을 고민하며 활동을 시작했다는 특징을 가집니다. 그럼 Glencree안으로 들어가볼까요?

  

▲ Glencree 평화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린이들의 표현한 '평화'


#. 7 Glencree

1974년에 설립된 Glencree는 깊은 산 속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깊은 산속에 자리잡게된 사연부터 옛 이야기를 하듯 Glencree 이야기를 들려준 사람은 Eamon Rafter였습니다. 깊은 산 속에 자리잡고 있지만 멀리서도 보인다는 특징이 있는데요~ 그 이유가 조금은 슬프게 다가옵니다. 이 또한 우리 역사와 닮아서 그렇겠지요? 현재 Glencree가 사용하고 있는 건물이 처음 지어졌을 때는 영국군의 주둔 시설 지어졌다고 합니다. 영국군이 아일랜드 주민들을 더 잘 감시하고, 위압감을 주기 위해 멀리서도 건물이 보이도록 지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영국군이 떠나며 버려졌던 곳이 청소년 계도시설, 난민들의 위한 피난시설 거쳐 1974년 비로소 Glencree로 거듭나게 된 것입니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한것 처럼 Glencree는  북아일앤드에서 '피의 일요일'에 대한 대응으로  IRA가 ‘피의 금요일'사건을 벌이는 등 폭력사태가 격화되는 것을 보고 폭력 외의 해결방법을 고민하던 남쪽 아일랜드 시민사회의 대응의 일환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남쪽 아일랜드 시민사회는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이름으로 천주교, 개신교를 총망라해서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테러로 북쪽에서 살 수 없는 사람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는 일로 활동을 시작했고, 북아일랜드에서 평화프로세스가 진행되었을 때는 갈등 당사자들에게 협상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었습니다.  새로운 환경 속에서 사람들이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정치인, 종교지도자의 모임을 주관하면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도 마련했습니다.

이와 함께 아픔을 겪었던 사람들이 경험을 나눌 수 있도록 하거나, 서로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부족한 남북의 아일랜드 청소년들에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지금도 Glencree는 누구나 보호받을 수 있는, 모든 사람을 환대하는 대화의 공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Glencree에서 만난 또 하나의 아일랜드 경험은 바로 아일랜드 아리랑 몰리 말론(Molly Malone)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것입니다... 아일랜드의 척박한 환경에서 엄마로 살아야했던 한 여성의 구슬픈 노래가 지금도 아일랜드에서 우리의 아리랑과 같은 노래로 불리고 있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의 '아리랑'처럼 식민지 시절의 한과 가난을 상징하는 민요 '몰리 말론'을 Glencree 활동가 Kieran Allen의 목소리로 들어보실까요?

 


In Dublin's fair city, where the girls are so pretty

I first set my eyes on sweet Molly Malone

As she wheeled her wheelbarrow through streets broad and narrow

Crying cockles and mussels alive a-live O!

A-live a-live O! A-live a-live O!
Crying cockles and mussels alive a-live O!

She was a fishmonger and sure it was no wonder
For so were her father and mother before
And they both wheeled their barrows through streets broad and narrow
Crying cockles and mussels alive a-live O!

A-live a-live O! A-live a-live O!
Crying cockles and mussels alive a-live O!

She died of a fever and no one could save her
And that was the end of sweet Molly Malone
Now her ghost wheels her barrow through streets broad and narrow
Crying cockles and mussels alive a-live O!

A-live a-live O! A-live a-live O!
Crying cockles and mussels alive a-live O!
A-live a-live O! A-live a-live O!
Crying cockles and mussels alive a-live O!


오늘까지 총 네번에 걸쳐 아일랜드 평화연수의 내용을 정리해보있습니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아일랜드에서 평화와 평화교육에 대해 공부하고 느껴보시고 싶으신 분은 참고하실만 했겠지요? ㅎㅎㅎ

앞으로도 어린이어깨동무는 아일랜드 뿐만 아니라, 국내와 해외 곳곳의 평화현장을 시민, 청소년과 공유하고, 그곳에서의 배움을 한반도 평화를 위한 활동의 밑거름으로 삼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 


※ 본 평화연수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으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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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어린이어깨동무


평화를 원하는 땅, Ireland

평화를 위해 움직이는 사람들


오늘은 아일랜드 평화연수 세번째 이야기.  Derry & Junction 이야기를 나누어보겠습니다.  지나번 포스팅에서 미리 말씀드렸던것 처럼 Derry는 영화 Bloody sunday(피의 일요일)의 실제 현장으로 아일랜드의 역사와 평화프로세스에 관심 있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입니다.  80년 5월 광주를 기억하는 우리들에게는 닮은 역사의 현장이어서 더욱 마음에 많이 남는 곳이었습니다. 

 


#. 5  Derry


Derry는 도시 전체가 역사교육의 현장이었습니다. 1972년 1월 31일 일요일, 시민권을 주장하며 평화시위를 하는 시민들을 향해 영국군 공수부대가 발표를 해서 열 세명이 숨졌던 그 날의 사건을 도시 곳곳에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도시 곳곳에서 이와 같은 안내판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해당 현장의 위치, 발생했던 사건의 내용 등을 당시의 사진자료와 함께 볼 수 있도록 곳곳에 준비해두고 있었습니다. 이같은 안내판이 아니더라도 Derry시내에서는 '피의 일요일'에 관한 많은 역사적인 장면을 벽화를 통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벽화는 '피의 일요일'의 상징과도 같은 사진을 그대로 옮겨놓은 그림입니다.  공수부대의 총탄에 쓰러진 시민의 모습은 우리의 5월 광주, 혹은 6월 항쟁의 한 장면을 보는 것과 같아 Derry의 아픔에 더욱 공감이 되었습니다.

 

 

무장하지 않은 시민을 향해있는 장갑차, 무고한 어린이의 죽음은 우리의 역사와 참으로 많이 닮아있었습니다.  이러한 역사를 박물관이 아닌 거리 곳곳에서 만날 수 있도록 한 Derry 시민들의 평화를 향한 깊은 바람이 느껴지는 동시에 이러한 역사를 매일 마주해야하는 깊은 슬픔도 함께 느낄 수 있었습니다.

 

 

 

Derry 시민들의 평화와 자유를 향한 열망도 벽화를 통해서 알 수 있었습니다. 위에서 보는 두 개의 벽화는 많은 사람들이 데리를 방문한 기념으로 사진을 촬영하는 곳이자  Free Derry의 상징적인 장소입니다.  그런데 이 곳에서 우리는 아일랜드 사람들의 현재의 고민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으로 다시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사이의 자유로운 왕래가 제한되고 평화프로세스가 위협을 받을까 걱정하는 시민들의 마음이 벽화에 그대로 드러나 있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Derry의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만날 수 있었고, 한반도의 평화에 대한 고민과 닮아있는 고민을 하고 있는 아일랜드를 조금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 6  Junction


Derry에서 우리가 방문한 곳은 Junction이었습니다.  Junction은 공동체의 연대와 평화만들기 활동을 오랜 기간 해 온 곳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있는 상호이해교육, 또래중재, 역사교육 등의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Junction은 지역에 활동하는 단체들이 모여있는 공간인 Holy Well에 입주해 있었습니다.  이 곳의 1층에서는 여기 모여있는 단체들이 어떠한 마음으로 활동하는지 보여주는 바닥화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곳에서 만난  두 명의 관록있는 활동가들은 비평화적이었던 공간에서 평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지난 시간동안 해왔던,. 그리고 지금도 하고 있는 다양한 활동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를 하나 전해보겠습니다.

 

우리 사회에서도 요즘 많은 관심 속에서 진행 중인 '또래중재'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또래중재는 의견을 조율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교육이 아니라 상대방을 존중하고, 미리 판단하지 않고 책임감을 가지는 것과 같은 가치를 가르치는 교육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이를 통해 자신의 문제를 어떻게 평화롭게 해결할 것인가에 자신감을 가지게 하는 교육이 진짜 또재중재교육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는 중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이야기는 사실 이 교육 프로젝트가 실이 아닌 교무실에 하는 프로젝트, 학교 안의 전체적인 관계 속에서 진행되어야 하는 프로젝트 라는 이야기였습니다.  학교에는 학생과 선생님 말고도 교육을 위해 일하시는 많은 분들이 계시고 선생님과 그 외 분들  사이에 차별이 있다면 학생들도 그것을 느끼기때문에 단지 학생만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 전체의 관계 속에서 진행되어야 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오랜 기간 평화교육 활동을 하며 쌓아온 경험을 더 많이 전달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이야기하던

Johnston McMaster와 Seamus Farrell의 모습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지난 역사의 아픔을 평화를 위한 노력으로 극복하는 Derry에서의 어깨동무 평화교육 연수는 이렇게 훈훈하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다음번에 이어지는 4탄에서는 아일랜드의 아리랑을 만나보실 수 있는  Glencree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커밍쑨~~~~~~~~~~~~~



※ 본 평화연수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으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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