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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꽃2

피스레터 No32_7 김지혜_마음껏 슬퍼하고 울어도 된다 [살아가는 이야기] 마음껏 슬퍼하고 울어도 된다 김지혜 얼마 전, 우리 반 모두가 청천벽력 같은 일을 겪었다. 교실 한 가운데가 커다란 흙구덩이로 뭉텅 꺼져 버린 느낌이었다. 눈앞이 깜깜한지, 머리통이 깜깜해진 건지, 세상이 어둠으로 덮였다. 어제까지만 해도 3시까지 교실에 남아 나와 같이 시를 썼던 한 아이가 갑작스레 하늘의 별이 되었다. 빨간 패딩에 새하얀 얼굴을 드러내고 배시시 웃던 아이는 이제 이 세상에 없다. ‘선생님’ 부르고 슬쩍 내 눈치를 보던 조그마한 아이의 책상에는 한동안 국화꽃과 편지와 생전에 좋아했던 간식들이 가득 올려져 있었다. 믿기지 않았지만 현실이었고, 우리는 추모를 해야 했다. 이 일을 숨겨 아이들에게 돌아갈 충격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어른들이 속인다고 해서 아이들.. 2022. 11. 18.
피스레터 No27_5 김지혜_ 갑작스런 온라인 쌍방향 수업에서 교사의 방황 : 질풍노도 교사 일기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1] 갑작스런 온라인 쌍방향 수업에서 교사의 방황 : 질풍노도 교사 일기 김지혜 온라인 쌍방향 수업이 2주 연속 지속되자 학생들에게 무엇을 하게끔 '시킨다'라는 교사의 행위에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수업을 '한다'는 교사 홀로 앎을 전달하는 행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움직임과 분위기를 통해서 서로의 무언가를 '나눈다'와 가까운 일이다. 그런데 온라인 쌍방향 수업에서는 사람이 만나서 영향을 주고 받지 못하는 제약 때문에 서로의 생각과 삶과 배움을 나누고자 하는 열망이 점차 줄어든다. 자연히 아이들이 받는 성장의 자극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방학이 시작되기 전까지 선생님과 대면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전하니, 아이들의 수업 태도가 온-오프라인 병행 수업을 할 때에 비해 많이 달라.. 2021. 8.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