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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레터(글)

피스레터 No43_5 임수연_뜨거운 한여름을 이기는 상상, ‘얼음, 땡!’

by 어린이어깨동무 2025. 8. 19.

[놀이가 평화를 만든다] 

뜨거운 한여름을 이기는 상상, ‘얼음, 땡!’

임수연

 

2002년은 사회초년생으로 어린이어깨동무 평화교육팀에서 일하게 된 첫해였다. 6개월의 수습기간이 끝날 무렵 9, 일본의 여러 단체들이 연합하여 2001년 시작한 남북어린이와 일본어린이 마당 실행위원회의 초청으로 아홉 명의 어깨동무 어린이들과 함께 일본 도쿄를 방문하였다. 전년도에 이어 도쿄도 아동회관 어린이의 성에서 전시가 열렸고 일본에 사는 조선학교 어린이·일본인 어린이·한국의 어린이들이 함께하는 일일 워크숍이 열렸다.⑴ 이 워크숍에서였는지 이후 학교 방문에서였는지 한참 뒤 한국에서 진행된 평화워크숍에서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누군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비슷한 다루마상가 코론다(だるまさんがころんだ, 오뚜기가 넘어진다)’라는 놀이를 제안하였다. 서로 비슷한 놀이를 알아가며 함께하면서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빨리 깰 수 있었다. 이 경험 이후, 언어가 다른 어린이들의 만남에서 각자 커뮤니티의 문화 속에서 친숙한 놀이나 복잡한 언어적 소통이 필요 없는 활동으로 시작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었다.

 

2002년 ‘남북어린이와 일본어린이 마당’(사진:어린이어깨동무)


1) 어린이어깨동무 홈페이지 ‘동아시아 평화교류’ 페이지  https://www.okfriend.org/global_2
    남북어린이와 일본어린이 마당 실행위원회 영상 https://youtu.be/dFBHh4b6IyE
    <어린이 그림전의 20년> 아이들의 그림이 엮은 미래(김성란, 월간이어, 2021.7.~9)     
    http://www.mongdang.org/kr/bbs/board.php?bo_table=dongpo&wr_id=170&page=19

 

세계의 어느 나라에도 있는 놀이가 뭘까? 놀이의 이름과 방법에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술래잡기가 아닐까? 술래의 어원인 순라는 조선시대 순찰을 뜻하고, 기원전 4세기경 그리스 시인 에리나의 시에서도 술래잡기와 유사한 게임이 언급되며 오스트라킨다라는 놀이를 즐겼다는 기록도 있고, 고대 이집트의 벽화나 조각 등에서도 술래잡기에 대한 기록이 발견된다고 한다. 이처럼 술래잡기 놀이는 지구상의 다양한 문화권에서 오랜 시간 이어져 온 누구와도 함께 할 수 있는 보편적인 놀이가 아닌가 한다.

 

많은 도구가 필요 없고, 장소와 놀이할 사람만 모이면 할 수 있는 술래잡기 중 우리 어린이들에게도 익숙하고 무리 중에서 누군가 제안하면 금세 뛸 준비를 하는 놀이 중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이 바로 얼음, !’이다. 술래에게 잡히지 않으려고 도망을 다니다가 위험에 처하면 얼음을 외치고 그 자리에 멈출 수 있고, 다른 어린이들이 얼음이 된 친구를 치며 을 외쳐주면 다시 자유롭게 뛰어나갈 수 있는 놀이다. 술래를 제외한 모든 참여자들이 얼었을 때 놀이는 끝나는데, 공간의 크기와 참여 인원의 수에 따라 술래를 2명 이상으로 정하기도 한다.

 

대구에서는 얼음, ’, 부산에서는 얼음, 망치또는 얼음, ’, 광주에서는 얼음 놀이’. 제주에서는 얼음, 또는 얼음, 용암’, 연천에서는 얼음, 물망초라고 불리운다. 북녘에도 비슷한 놀이 조각 놀이가 있는데, ‘조각처럼 굳어 움직이지 못하고, 다른 어린이가 와서 조각을 만져주면 다시 움직일 수 있는 놀이로 술래는 모든 참여자들을 조각으로 만들어야 하고, 잡히지 않은 친구가 조각이 된 참여자를 풀어주며 술래를 피해 다니는 놀이이다.

 

AI에게 얼음땡과 비슷한 다른 나라의 술래잡기 놀이를 물어보니 영미권의 프리즈 태그(Freeze Tag), 미국의 레드 로버(Red Rover), 일본의 오니곳코(ごっこ), 미얀마의 숨 참는 술래잡기’, 인도의 코코 술래잡기를 소개해 준다.

 

Freeze Tag (영미권)

가장 직접적으로 얼음땡과 유사한 놀이입니다. 술래에게 잡힌 사람은 그 자리에서 '얼음(Frozen)'이 되고, 다른 플레이어가 만져주면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됩니다. 술래는 모든 사람을 얼려야 승리합니다.

Red Rover (미국)

두 팀으로 나뉘어 한 팀이 손을 잡고 벽을 만들면, 다른 팀에서 한 명이 "Red Rover, Red Rover, send [상대편 팀원 이름] right over!"라고 외치며 달려와 상대 팀의 손 잡은 벽을 뚫으려고 합니다. 뚫지 못하면 잡히고, 뚫으면 다시 자기 팀으로 돌아갑니다. 직접적으로 '얼음'의 개념은 없지만, 팀원끼리 손을 잡고 방어하며, 뚫리면 '잡히는' 부분이 얼음땡과 유사한 대치 상황을 만듭니다.

ごっこ (Onigokko - 오니곳코, 일본)

'오니()'는 도깨비 또는 술래를 의미합니다. '오니곳코'는 기본적인 술래잡기 놀이로, 술래가 다른 사람들을 쫓아가 잡아 '오니'로 만드는 방식입니다. 얼음땡처럼 '얼었다가 풀리는' 규칙은 없지만, 술래에게 잡히면 역할을 바꾸거나 아웃되는 방식이 얼음땡의 '얼음'''의 변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숨 참는 술래잡기 (미얀마)

술래가 숨을 깊게 들이마신 뒤 "테에에에(teee h)" 소리를 내며 선을 건너 상대편을 잡으러 뛰어다닙니다. 숨을 참는 동안에만 잡을 수 있으며, 숨이 다 떨어지면 다시 돌아와야 합니다. 이는 시간제한이 있는 '얼음'이라고 볼 수 있으며, 술래의 숨이 '얼음' 상태를 결정하는 독특한 변형입니다.

코코 술래잡기 (인도 - Kabaddi 변형)

인도의 전통 스포츠인 카바디(Kabaddi)에서 변형된 놀이로, 앉아서 하는 술래잡기나 전체 인원이 나와서 하는 술래잡기 등 다양한 형태로 변형됩니다. 술래가 상대편을 잡으러 가고, 잡히면 아웃되거나 역할을 바꾸는 등 술래잡기의 기본적인 형태에 변형된 규칙을 적용합니다. 특히 '앉아서 하는' 규칙은 '얼음'처럼 움직임에 제약을 주는 것과 유사성을 가집니다.

이 외에도 전 세계에는 다양한 형태의 술래잡기 놀이가 존재 하며, 각 나라의 문화와 환경에 맞게 변형되어 즐겨지고 있습니다.

[출처: 구글 AI 어시스턴트 Gemini]

 

누구나 알고 있는 놀이라고는 하지만, 오래된 구전 놀이가 그렇듯 언제, 어디에서, 누구와 놀았는지에 따라 규칙이 조금씩 다르므로 우선 각자가 아는 얼음, !’의 규칙을 이야기해 보는 것이 필수 조건이다. 얼음 상태에서는 움직이면 안 되는 것이 기본형이지만, 지역에 따라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발전되어 놀이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한 번에 한 해 술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패투명망토를 사용할 수 있다, 얼음을 풀어주는 방법에는 원격으로 얼음을 해제하는 물총’, ‘물약’, ‘불총’, ‘리모컨이 있고 이 경우에는 얼음상태라도 살려줘!’라고 외칠 수 있는 것으로 하고 한 사람당 사용횟수를 정하고 시작해야 한다. ‘도둑발’, ‘고드름등으로 술래가 보지 못할 때 조금씩 이동이 가능하거나 바로 옆에 있는 다른 얼음이 된 친구와 부딪혀 깨버리기도 한다. 심지어 지형을 다양하게 설정하고 캐릭터를 선택하며 순간이동, 은신, 원격 해제 등의 아이템을 추가하고 커뮤니티 경쟁도 가능하도록 구성된 온라인 게임으로도 즐겨볼 수 있다.

 

술래잡기에서 놀이의 주도자는 술래일까? 놀이의 시작을 알리고 놀이 중에 긴장감을 조성시키며 마침내 놀이를 종료시키는 것은 술래의 몫이지만, 다른 어린이들도 자신이 잡히지 않고 다른 동료들을 자유롭게 하기 위한 전략을 짜고 협력해 나가야 한다.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야 놀이는 재미있게 지속된다.

 

당장이라도 어린이 몇을 모아 여러 가지 버전으로 얼음, !’을 해보고 싶지만, 가만히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히는 땡볕에서 뛰어노는 것은 위험한 일일 수도 있기에 바람이 솔솔 불어올 즈음을 잠시 기다려 본다. 남녘의 얼음, !’과 북녘의 조각놀이의 규칙을 새롭게 궁리하고 시작을 알리는 평화의 고함도 만들어 남북의 어린이들이 함께 뛰놀며 서먹함을 눅이는 조금 먼 미래의 어느 날을 상상하게 되는 계절이다.

 

소개하고 싶은 책

이상배, 『북한어린이들은 어떤 놀이를 할까』, 파랑새어린이 2001

주다현, 『북한 어떤 곳인지 궁금해(학교생활과 놀이)』, 유페이퍼 2021 (eBook)

장영주, 『북한 민속놀이 1,2,3』, 유페이퍼 2018 (eBook)

 

소개하고 싶은 영상

골목놀이 - 세계 아이들의 놀이문화 @ 고려인, 북한, 몽골, 태국, 일본 中 평양 아이들이 즐기는 놀이(21분09초~24분52초)

https://www.youtube.com/watch?v=5EIcJwjJQN4

(춘천MBC 2019.2.11.)

북한 어린이 골목놀이 추억의 게임 전래놀이 [김팀장의 북한확대경] https://www.youtube.com/watch?v=C3GvKZFKK0Y

(MBC 통일전망대 2021.3.25.)

남북어린이놀이문화시즌3-6편 얼음땡 시간분초 놀이 https://youtu.be/6hPJXSK32zU?si=Kz1k1KXD3FiE0TEl

(남북통합문화센터)

 

임수연 | 이십 대에는 어린이어깨동무에서 평화교육을, 삼십 대에는 환경단체에서 환경교육과 국제협력을 고민하며 살아가다가 사십 대에는 청소년센터에서 어린이·청소년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2022년부터는 ‘어제의 쓰레기가 오늘의 소재가 되는 실험실’ 어린이 작업장 모아모아랩을 기반으로 7세~13세 어린이들이 놀이와 작업을 맘껏 해낼 수 있도록 판을 짜고 돌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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