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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5

피스레터 No36_5 최관의_관샘의 뻘짓 그리고 마무리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 관샘의 뻘짓 그리고 마무리 최관의 아이들과 지지고 볶으며 지낼 날이 이제 사십이 일 남았다. 아이들과 함께해온 서른아홉 해. 참으로 많은 이들과 인연을 맺으며 지나왔다. 올해는 육학년 담임을 하고 있다. 이리저리 흔들리며 오르락내리락하고 주변을 거친 말과 행동으로 긁으면서도 베풀고 품고 이해하는 초보 사춘기 아이들과 지내니 밝고 힘찬 기운이 올라온다. 대신 아이들이 하교하고 나면 파김치가 되어 잠이 쏟아지지만 잠깐 쉬고 나면 만났던 수 많은 아이들이 떠오른다. 오늘은 지난 인연 속 아이들 가운데 안타까운, 미안한, 애잔하고 슬픈, 보람있는, 뿌듯한, 아쉬운 같은 온갖 색깔과 진하기의 느낌이 드는 아이들 이야기를 짧게 짧게 하려 한다. 밥은 먹었냐 “오늘도 늦었구나. 일찍 다녀라... 2023. 11. 17.
피스레터 No34_6 최관의_우리는 껌부 사이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 우리는 껌부 사이 최관의 관샘! 우리 봐요! 6학년 115명에는 마음 쓰이는 아이들이 반마다 서너 명씩 있다. 조금 깊이 따지고 들면 마음 쓰이지 않는 아이는 없지만 어지간한 아이들은 이리저리 알맞게 흔들리면서 클 거라는 믿음이 있다. 마음이 쓰이지만 다른 반 아이들이라 늘 곁에서 뭔가 교육적인 자극을 주기는 어렵다. 만날 때마다, 내 곁을 스치고 지나갈 때마다 붙잡고 말을 건다. 수업 시작하고도 교실에 들어가지 않고 교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세 녀석이 있다. 교실에서도 수업 흐름을 방해하고 분위기를 흔들어 담임으로 하여금 머리 아프게 만드는 아이들이다. 한 번은 비가 제법 쏟아지는 점심시간에 밥을 먹다 창밖 운동장을 보니 세 녀석이 일을 벌이고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화단에.. 2023. 5. 18.
피스레터 No28_5 김지혜_ 서로에게 말을 거는 존재가 된다면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1] 서로에게 말을 거는 존재가 된다면 김지혜 “선생님!! 드디어 내일! 악 어떡해!!! 너무 기대되요오오오~~~~” 어린이들이 최고로 기대하는 날, 어린이날 전날이 아니다. 오늘은 부계초 4학년 학생들을 만나기 전날이다. 부계초는 경북 군위에 있는 시골 초등학교다. 광명초등학교에서 출발하여 대중교통으로 일곱 시간 정도 걸리는 곳, 한 학년의 학생이 7명인 곳, 가장 가까운 다이소에 가기 위해 대중교통을 4시간 타야 하는 곳, 그곳 학교 선생님과 내가 우연히 연결되어서 쌍방향 수업 플랫폼을 활용하여 교실 교류를 하게 되었다. 부계초 학생들을 만나기 전부터 들떠있는 우리반 아이들. 한 아이의 표현으로는 ‘심장아 나대지마’란다. 그렇게 기분 좋은 떨림과 낯선 설렘을 가득 안고, 아이들은.. 2021. 11. 19.
피스레터 No27_5 김지혜_ 갑작스런 온라인 쌍방향 수업에서 교사의 방황 : 질풍노도 교사 일기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1] 갑작스런 온라인 쌍방향 수업에서 교사의 방황 : 질풍노도 교사 일기 김지혜 온라인 쌍방향 수업이 2주 연속 지속되자 학생들에게 무엇을 하게끔 '시킨다'라는 교사의 행위에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수업을 '한다'는 교사 홀로 앎을 전달하는 행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움직임과 분위기를 통해서 서로의 무언가를 '나눈다'와 가까운 일이다. 그런데 온라인 쌍방향 수업에서는 사람이 만나서 영향을 주고 받지 못하는 제약 때문에 서로의 생각과 삶과 배움을 나누고자 하는 열망이 점차 줄어든다. 자연히 아이들이 받는 성장의 자극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방학이 시작되기 전까지 선생님과 대면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전하니, 아이들의 수업 태도가 온-오프라인 병행 수업을 할 때에 비해 많이 달라.. 2021. 8. 13.
피스레터 No24_4 심은보_삶 속에서 평화를 함께 그려가기 [좌충우돌 교실이야기] 삶 속에서 평화를 함께 그려가기 심은보 두 주 전 목요일이었다. 갑자기 학교에 온라인 회의가 소집되었다. 회의 주제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 회의 알림 메시지 안에는 바로 다음 주 실시간 쌍방향 공개수업을 하겠다는 내용도 함께 담겨 있었다. 그 동안 줌(Zoom), 줌, 줌 거리셨던 어느 분께서 이제는 교사들에게 줌을 사용하라는 압박을 이런 방식으로 하실 모양이구나 싶었다. 선생님들의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줌뿐만 아니라 다양한 도구들을 사용하여 빛깔 있는 수업을 만들어 나가는 일에 머리를 맞대며 애 쓰고 있는 우리학교 선생님들에겐 힘 빠지는 일이었다. 선생님들의 볼멘소리들이 내게 너무나 크게 들려왔다. 회의는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발언 기회가 3분 주어졌다. 내 생각을 이야기하.. 2020. 1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