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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레터(글)221

피스레터 No19_4 박종호_평화를 향한 열정이 우리를 지치지 않고 나아가게 한다 [평화의 마중물] 코리밀라 공동체에서 보낸 꿈같은 시간(3) 평화를 향한 열정이 우리를 지치지 않고 나아가게 한다 박종호 북아일랜드에 온 지 다섯째 날, 1월 17일, 코리밀라를 떠나는 날이다. 지난 밤 데릭 윌슨 교수님 집에서 받은 감동이 남아서일까 아침에 일찍 눈을 떴다. 두 해 만에 다시 와 본 이 곳을 또 떠나야 한다. 아침을 가볍게 먹고 어제 댄 가즌 선생님이 소개한 평화축구(Peace Soccer)를 잔디밭에서 해 보기로 한다. 평화축구의 목표는 이기고 지는 데 있지 않고, 서로 돕고 격려하면서 우리 편 저쪽 편이 어디라도 잘하면 손뼉을 쳐 주어야 한다. 선수를 바꾸는 일도 자유롭다. 댄이 심판을 맡고 우리는 부지런히 뛰어다녔다. 규칙은 서로 협력하고 또 협력하는 것이지만, 그래도 이기고 싶은.. 2019. 8. 13.
피스레터 No19_5 정진헌_기억의 문화, 탈분단 도시의 열망 [시선 | 베를린 윤이상하우스에서 보내는 평화의 편지] 기억의 문화, 탈분단 도시의 열망 정진헌 베를린은 “기억의 문화(Erinnerungskultur, the Culture of Remembrance)”를 체험할 수 있는 글로벌 도시입니다. 그리고 그 과거에 대한 기억의 흔적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특히 분단 국가에서 온 한국인들에게는 미래에 대한 교훈과 열망들을 심어줍니다. 그래서 오늘은 기억의 문화와 탈분단 도시의 열망이라는 주제를 함께 나눌까 합니다. 마침, 지난 편지 이후에 베를린을 방문해 주신 분들과의 만남이 이 주제와 딱 맞는 듯합니다. 기억의 문화는 위에 적었듯, 독일어에서는 하나의 단어로 개념화되어 있습니다. 이는 공동체나 사회가 과거의 유의미한 사건과 상황을 집단의 의식속에 간직하고 지속.. 2019. 8. 13.
피스레터 No19_6 임요한_여러분이 맞았어요, 내가 틀렸어요 [좌충우돌 교실이야기] 여러분이 맞았어요, 내가 틀렸어요 임요한 교사는 학생들에게 교육적인 이야기를 해주어야 하고, 학생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려고 하면 바로 잡아주어야 한다고 배웠다. 수업은 학생 중심으로 하되 학생 활동 시 학생들 사이를 순회하며 관찰하다가 학생들이 논의의 방향을 잡지 못한다든지, 학생들의 논의가 학습 목표와는 다른 엉뚱한 쪽으로 전개될 때에는 즉각 개입하여 옳은 방향으로 학생들이 나아갈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 주어야 한다고 배웠다. 그것이 교사의 역할이라고 배웠다. 오랜만에 학급 회의가 열렸다. 안건은 ‘체육대회 우리 반 반티 선정’. ‘나는 학생들의 자율권을 존중하고 학생들이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게 조력하며 민주적 절차에 따라 학급을 운영하는 담임 교사이므로’라고 쓰고 ‘급.. 2019. 8. 12.
피스레터 No18_1 배성호_평화의 길을 모색하는 100주년의 또 다른 출발을 응원하면서 [이슈] 평화의 길을 모색하는 100주년의 또 다른 출발을 응원하면서 배성호 2019년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뜻깊은 한해입니다.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 정부 100주년이기 때문입니다. 100주년을 맞아 우리는 과거 역사만을 기념할 것이 아니라 지금 발 딛고 선 우리의 현재를 살피며 미래를 열어가는 전망을 모색해보면 좋겠습니다. 서슬 퍼런 일제의 무단 통치하에서도 국민이 주인 되는 민주공화국을 꿈꾸며 1919년 온 겨레가 만세 운동을 펼치며 대한민국 임시 정부를 세웠습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시작을 열어간 소중한 역사이지요. 실제로 우리나라 헌법 전문에는 그 역사적 의미를 새기며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점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처럼 역사는 과거만.. 2019. 5. 17.
피스레터 No18_3 박정배_녹두지짐과 빈대떡 [음식으로 만나는 남과 북] 녹두지짐과 빈대떡 박정배 음식칼럼니스트 녹두를 재료로 사용한 녹두지짐은 북한, 특히 평양의 특산 음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같은 음식을 대한민국에서는 빈대떡으로 부른다. 조선료리협회 공식 기관잡지인 ‘조선료리’ 2011년 2호에 실린 '조선의 특산 음식, 녹두지짐'이란 글에는' 김일성 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녹두 지짐은 우리나라의 고유한 민족 음식으로서 맛이 아주 좋습니다.》지짐은 우리나라의 고유한 민족 음식의 하나이다.'라고 적고 있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직접 언급했을 정도로 녹두지짐은 북한을 대표하는 민족 음식으로 자리잡았다. 평양에서 발간된 '우리 민족료리’(2008, 근로단체출판사)에는 녹두 지짐을 김치, 불고기와 함께 조선의 3대 기호음식으로 꼽을 정도다... 2019. 5. 16.
피스레터 No18_4 박종호_숱한 대화와 헌신 다음에, 평화는 느리게 온다 [평화의 마중물] 코리밀라 공동체에서 보낸 꿈같은 시간(2) 숱한 대화와 헌신 다음에, 평화는 느리게 온다 박종호 2019년 1월 16일(수), 코리밀라에서 이틀째, 북아일랜드에 온 지 나흘째 날이다. 이른 아침 눈을 뜨고 창밖을 보니 거센 바람소리가 들려온다. 코리밀라는 바로 바다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 스코틀랜드를 마주하고 있다. 유난히 물살이 센 바다라서 위험하기 그지없다고 한다. 빗방울이 조금씩 흩날리던 어제와 달리 반짝반짝 빛나는 바다를 바라보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숙소 가운데 있는 식당에서 아침을 가볍게 먹었다. 코리밀라 공동체 식구들이 기른 싱싱한 야채와 과일, 그리고 빵, 커피다. 서울에서는 바쁘다는 핑계로 아침을 거르던 습관이 있지만, 여기서는 빵과 커피를 마시는 일을 지나칠 수 없다. .. 2019. 5. 15.
피스레터 No18_5 정진헌_독일, 아우토반과 분데스리가 축구 [시선 | 베를린 윤이상하우스에서 보내는 평화의 편지] 독일, 아우토반과 분데스리가 축구 정진헌 흐리고 스산했던 독일의 겨울도 어느 덧 지나갑니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4월을 독일에서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April, April, der macht was er will(4월, 4월은 자기 하고싶은 대로 한다네). 속담에도 Aprilwetter und Kartenglück wechseln jeden Augenblick(4월 날씨와 행운카드(운세)는 눈 깜짝할 새에 바뀐다)라고 할 정도로 비바람과 눈보라, 갑작스런 화창한 날씨 등이 하루에도 몇 차례씩 뒤바뀌곤 합니다. 북유럽 계절의 전환기 4월이 이렇듯 예측할 수 없는 변화무쌍한 날씨가 주제라면, 한국의 4월은 우리 근현대 역사의 굴곡을 고스란히 담은.. 2019. 5. 14.
피스레터 No18_6 임요한_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좌충우돌 교실이야기]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임요한 2019년 2월 1일 금요일, 휴대폰에서 계속 알림 진동이 울린다. 음력 설 연휴를 앞두고 고향에 내려가기 위해 장거리 운전을 하고 있던 나는 휴대전화를 확인할 수 없었다. 네 시간쯤 되는 운전을 끝내고 스마트폰을 깨워보니 SNS 대화방에 메시지가 100건이 넘게 와 있었다. 올 3월 1일 자 우리 교육청의 인사 발령 공지를 보신 분들이 연락을 해 오신 것이다. ‘임요한 부장님, 인천영흥고 실화입니까? ㅎㄷㄷ;;;’, ‘요한, 무슨 일 생긴 거야? 시간 괜찮을 때 통화 좀 해.~’, ‘헐~ 요한 샘, 영흥고 뜬금포 뭥미?’, ‘임요한 부장, 이거 어떻게 된 거요, 대답 좀 해봐요.’ 등. 갑작스러운 나의 기타 인사군 전보 발령에.. 2019. 5. 13.
피스레터 No18_2 문경연_평화를 만들어가는 길, 교류와 협력 평화를 만들어가는 길, 교류와 협력 문경연(전북대학교 교수) 어린이어깨동무로부터 원고청탁을 받았지만 차일피일 미루다가 마감기한이 지나고, 담당자로부터 독촉? 메일을 받고야 말았다. 게으른 필자의 잘못이지만 어찌 보면 부지런히 미리 원고를 보냈더라면 수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을 뻔했다. 왜냐하면 며칠 전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더디지만 순조롭던 북한의 비핵화 논의 지형이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운이 좋게도 지난 몇 달간, 하노이회담의 회의적 결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의 여러 부처나 시민사회, 민간단체가 조직한 남북교류협력 재개를 위한 세미나 및 프로그램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정부 및 국제기구의 요청으로 국제사회에서 활발히 논의 중인 ‘인도주의-평화-개발 연계(이하 ’트리플넥서.. 2019. 5. 7.
피스레터 No17_1 정영철_평화로 한 걸음 더: 평화를 위한 모두의 어깨동무! [이슈] 신년의 희망과 다짐평화로 한 걸음 더: 평화를 위한 모두의 어깨동무! 정영철 2018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평화와 번영’의 첫 발을 뗀 한 해였습니다. 전쟁의 위기를 딛고 남북의 정상이 세 번씩이나 만나 ‘전쟁없는 한반도’를 선언했고, 70여 년을 적대관계로 대결해왔던 북과 미국이 만나 ‘평화’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합의하였습니다.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2018년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거대한 발자국’을 뗀 해로 역사에 기록되기 충분하다 하겠습니다. 이제 새로운 희망의 2019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이미 많이 알려졌듯이, 북은 2019년 신년사를 통해 북미간 회담은 물론이고 남북간에는 화해와 협력을 더욱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였습니다. 신년사에서 밝힌 대로, 김정은 위원장은 .. 2019. 2. 20.
피스레터 No17_2 박종호_평화는 만남과 용기, 두려움을 감소시키는 행동 [시선-한반도 평화읽기] 코리밀라 공동체에서 보낸 꿈같은 시간평화는 만남과 용기, 두려움을 감소시키는 행동박종호 북아일랜드에 온 지 셋째 날, 1월 15일, 코리밀라에 가는 날이다. 나는 2017년 2월에도 어린이어깨동무 평화교육 연수에 참여하여 이곳에 온 적이 있다. 두 해 만에 다시 가는 길, 그 사이에 얼마나 바뀌어 있을까, 내가 알아 볼 사람은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이틀 밤을 묵을 준비를 하면서 짐을 꾸려서 버스에 탄다. 모두 열여섯이 함께 움직이는 터라 부산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버스는 벨파스트를 벗어나 밸리캐슬로 달려간다. 한 시간 반 정도 달려서 코리밀라에 도착하자, 데릭 윌슨 박사, 포드릭 오투마 대표가 반갑게 맞아 준다. 데릭은 서울에 오셨을 때 파주 북한군 중국군 묘지에 .. 2019. 2. 20.
피스레터 No17_3 정진헌_평화의 북소리를 그리며 [시선 | 베를린 윤이상하우스에서 보내는 평화의 편지] 평화의 북소리를 그리며 정진헌 기해년, 황금돼지해라는 새해가 밝았습니다. 독일에서 새 해 첫날은 카운트다운과 함께 쏘아 올리는 크고 작은 폭죽 소리와 불빛으로 시작합니다. 평상시 조용히 지내는 것을 좋아하는 독일인들도 저마다 거리로 쏟아져 나와 각자 가져온 폭죽에 불을 붙여 하늘로 쏘아 올립니다. 일 년 중 12월말 단 며칠만 폭죽을 판매하고 연말연시에만 터뜨릴 수 있기에 가족 단위로 혹은 친구들과 함께 요란하다 싶게 새해를 맞이합니다. 그러나 새해맞이 법석도 그때뿐입니다. 독일에서 1월은 그리 유쾌한 달이 아닙니다. 밤은 긴데 짧은 낮 동안에도 해 보기가 어려운 날씨 탓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쉽게 감기에 걸리거나, 우울해 합니다. 성탄절 장터에서.. 2019. 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