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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레터(글)221

피스레터 No24_4 심은보_삶 속에서 평화를 함께 그려가기 [좌충우돌 교실이야기] 삶 속에서 평화를 함께 그려가기 심은보 두 주 전 목요일이었다. 갑자기 학교에 온라인 회의가 소집되었다. 회의 주제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 회의 알림 메시지 안에는 바로 다음 주 실시간 쌍방향 공개수업을 하겠다는 내용도 함께 담겨 있었다. 그 동안 줌(Zoom), 줌, 줌 거리셨던 어느 분께서 이제는 교사들에게 줌을 사용하라는 압박을 이런 방식으로 하실 모양이구나 싶었다. 선생님들의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줌뿐만 아니라 다양한 도구들을 사용하여 빛깔 있는 수업을 만들어 나가는 일에 머리를 맞대며 애 쓰고 있는 우리학교 선생님들에겐 힘 빠지는 일이었다. 선생님들의 볼멘소리들이 내게 너무나 크게 들려왔다. 회의는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발언 기회가 3분 주어졌다. 내 생각을 이야기하.. 2020. 11. 20.
피스레터 No23_1 윤철기_팬데믹 시대, 그래도 한반도 평화는 가능하다 [한반도 이슈] 팬데믹 시대, 그래도 한반도 평화는 가능하다 윤철기 팬데믹의 시대 바이러스의 공포가 한반도와 세계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어느 SF영화의 이야기가 아니다. 2020년 지구상의 누구도 코로나19 바이러스 공포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지구화 (globalization)는 바이러스가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는 데 기여했다. 2020년 1월 중국 우한지역에서 시작된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급속도로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3월 세계 보건기구(WHO)는 팬데믹(pandemic)을 선언했다. 2개월이란 짧은 시간에 바이러스가 확산할 수 있었던 주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역시 지구화이다. 인간과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은 지구화의 장점으로 인식되어왔다는 점에서 충격은 더욱 컸다. 지구화의 장점은 어느 날 순식간에 .. 2020. 8. 19.
피스레터 No23_2 이정필_북한에게 재생에너지는 무엇일까? [한반도 에너지공동체 상상하기] 북한에게 재생에너지는 무엇일까? 이정필 북한 헌법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장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쓴 붉은 띠로 쌓아 올려 감은 벼이삭의 타원형 테두리 안에 웅장한 수력발전소가 있고 그 위에 혁명의 성산 백두산과 찬연한 붉은 오각별이 있다”고 규정한다. 김일성 주석이 사회주의 건설에서 전기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나라의 미래 전망을 밝히도록 수력발전소를 국장에 포함 시킬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압록강 하구 쪽 수풍발전소가 모델이 됐는데, 이 발전소는 1943년 완공될 당시 동양 최대 규모였다. 북한이 국가의 지향과 사명을 담은 시각적 상징물인 국장에 수력발전을 선택한 이유에 뭔가 특별한 게 있을까. 국제적으로 거대 수력발전이 재생에너지 범주에서 제외된 최근 상.. 2020. 8. 19.
피스레터 No23_3 문영미_문익환 통일의 집 [평화를 담은 공간] 문익환 통일의 집 문영미 문익환 통일의 집은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헌신했던 문익환 목사와 부인 박용길의 숨결이 그대로 살아있는 유택 박물관입니다. 통일의 집은 개인의 집을 넘어 민주주의 역사의 현장이지요. 문익환은 이 집에서 3.1 민주구국선언문을 비롯한 많은 글들을 썼고 수많은 민주화 인사들이 문턱이 닳도록 들락거렸습니다. 특히 그가 교도소에서 석방이 되는 날이면 많은 분들이 찾아왔지요. 그는 이 집에서 수도 없이 가택연금과 수색과 체포를 당했습니다. 골목길 앞에는 경찰 초소가 있었고, 담당 형사가 늘 따라다녔습니다. 1994년 문익환 목사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후, 박용길은 대문 위에 “통일의 집”이라고 직접 현판을 써서 붙이고 집을 시민들에게 공개했습니다. 시민들이 통일을 .. 2020. 8. 19.
피스레터 No23_4 남동훈_문화예술로 하나된 남과 북 [사람 사는 이야기, 연극] 문화예술로 하나 된 남과 북 남동훈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다시 시작된 남북 교류 협력은 급물살을 탔다. 4월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회담까지 열리게 된다. 이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하기 위해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문화예술 행사가 있었다. 2018년 4월 1일 평양에서 열린 공연이 그것이다. 2008년 이후 꽁꽁 얼어붙은 남북 간의 대립과 불신의 장벽이 이 순간 무너졌다. 도대체 문화예술이 어떤 힘을 지녔기에 남과 북의 주민들은 물론 전 세계인의 가슴에 감동의 불꽃을 지필 수 있었을까. 남북 민간교류는 정치적 상황의 제약 아래 양측 정부 당국의 개입과 조정을 전제로 이루어져 왔다. 이런 조건 속에서 남북 문화예술 교류는 1985년 이후 꾸준히.. 2020. 8. 19.
피스레터 No22_1 김유호_당신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한반도 이슈] "당신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김유호(소아과 개원의・어린이어깨동무 운영위원) "당신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고양시 위기 극복 지원금으로 카페에서 딸기 주스를 사고 받 은 영수증 머리글에 쓰여있던 문구입니다. 폭풍처럼 다가왔다 지나가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의 와중에 저는 어떤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을까요?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전염병 창궐이라는 현실을 재난방 송 TV 중계를 보면서 처음 맞이했던 지난 3개월은 일선 현장에서 직접 맞닥뜨려 위기를 극복하고 계신 많은 의료인들과 는 다른 방식으로 아주 현실적으로 많은 걱정과 기대가 빠른 속도로 교차되며 지나가고 있습니다. 처음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보았을 때 과거 신종플루가 유행하던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당시에 갑자기 늘어난 .. 2020. 5. 19.
피스레터 No22_2 이정필_코로나19 시대의 발상전환, 한반도 그린뉴딜 [한반도 에너지공동체 상상하기] 코로나19 시대의 발상전환, 한반도 그린뉴딜 이정필 코로나19가 세상을 멈춰 세웠지만 이제껏 보지 못한 다른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좀처럼 체감하기 어려웠던 국가가 귀환하고, 물리적 거리 두기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연대 의식과 정치 참여가 굳건하다는 믿음은 바이러스 감염 예방의 성과와 함께 국난 극복의 동력이 되고 있다. 긴급재난지원금으로 가닥이 잡힌 기본소득도 코로나19 국면 전에는 ‘듣보잡’ 개념에 불과했으니, 일각에서 내다보는 ‘재난 유토피아’의 맹아를 경험하고 있는지 모른다. 시야를 돌리면 유토피아적 전망을 낙관하기에 현실이 녹록지는 않다. ‘재난 디스토피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3월 23일,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은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우파 .. 2020. 5. 19.
피스레터 No22_3 이근향_평화를 생각하는 서로 배움의 공간- 노근리평화공원 [평화를 담은 공간] 평화를 생각하는 서로 배움의 공간 – 노근리평화공원 이근향 노근리사건은 한국전쟁 초기인 1950년 7월 25일부터 7월 29일까지 5일 동안 충청북도 영동군 영동읍 하가리 및 황간면 노근리의 경부선 철도 및 쌍굴 일대에서 미 공군기에 의한 공중 폭격과 미 제1기병사단 소속 미군들의 무차별적인 기관총 및 소총사격에 의해 수 백 명의 민간인들이 희생된 사건입니다. 1950년 7월 23일 주곡리 마을을 비우라는 명령을 받은 주민들은 인근 산골마을인 임계리로 피난을 가게 됩니다. 7월 25일 저녁 미군은 임계리에 모인 피난민 500~600명을 남쪽으로 피난하도록 하였고 날이 저물자 피난민들은 하가리 냇가에서 노숙을 하였습니다. 이튿날인 7월 26일 새벽 미군은 이미 퇴각하였고 피난민들은 4.. 2020. 5. 19.
피스레터 No22_4 남동훈_평범한 동네 주민들의 연극배우 도전기 2 [사람 사는 이야기, 연극] 무말랭이 연극 만들기 평범한 동네 주민들의 연극배우 도전기 2 남동훈 강평회를 준비하며 공연이 끝난 뒤에 남는 건 무대 위의 정적만이 아니다. 사진이 남는다. 배우들의 눈빛과 몸짓, 공간을 가득 채웠던 빛과 소리들, 무대와 소품, 의상들을 한순간에 멈춰 세운다. 관객이 받은 인상들은 입에서 입으로, 일부는 짧게나마 정리된 글로 남겨진다. 무엇보다 연습과 공연의 매순간마다 촉발됐던 배우들의 생각과 정서들이 강렬하게 남는다. 손때 묻은 연습대본은 그 수명을 연장시켜준다. 이 모든 건 ‘기억’으로 집약된다. 강평회를 앞두고 연출로서 모두의 기억을 중심으로 공연을 돌이켜봤다. 주로 하고자 한 것은 무엇이며 어떤 방식을, 어떤 이유로 선택했었는지, 그렇게 해서 이룬 것은 무엇이고, 앞.. 2020. 5. 18.
피스레터 No22_5 최관의_온라인 개학, 아이들이 먼저다. [좌충우돌 교실이야기] 온라인 개학, 아이들이 먼저다. 최관의 코로나19로 아이들 얼굴을 보지도 못한 채 온라인에서 수업을 하고 있다. 목소리나 영상으로 근근이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다. 온라인 개학! 이 상황에서 우리가 놓칠 수 있는 교육의 핵심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인터넷망, 컴퓨터와 관련기기, 콘텐츠, 콘텐츠 제작 기법,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다양한 최신 앱 등이 교사들에게 제공되고 있고 이런 주어진 환경과 자료를 활용해 수업을 구상하여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그것만 갖고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행정력과 예산 그리고 교사들의 열정을 쏟아붓고는 있으나 자칫 교육의 핵심을 놓치고 있지 않나 마음이 쓰인다. 대명초등학교에 근무할 때였다. 출퇴근 길목에 야생화 화원이 있었다. 퇴.. 2020. 5. 17.
피스레터 No21_1 정영철_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긴 호흡과 용기 [한반도 이슈]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긴 호흡과 용기 정영철 2020년 새해도 벌써 두 달이 넘는 시간이 훌쩍 흘러갔다. 많은 경우, 가는 해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오는 해의 희망과 소망을 말하고 기대를 품는 것이 새해를 맞는 일상적인 모습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새해를 맞는 분위기가 예년과는 크게 달라졌다. 2019년 소위 ‘하노이 교착’이후, 연말 시한과 함께 ‘새로운 길’을 경고한 북, 그것을 마치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지난 해 연말 이례적으로 4일에 걸친 전원회의, 그리고 신년사를 대신하여 전원회의 보도문을 에 크게 싣는 모습을 보면서, 올 신년은 기대감보다는 우려감이, 그리고 2020년은 과연 어떠한 대격변의 모습을 보여주게 될지 긴장감을 가지고 맞이하게 되었다. 이미 알려져 있듯이, 북이 .. 2020. 2. 20.
피스레터 No21_2 이정필_북한과 기후위기: 북한은 기후변화를 어떻게 생각할까? [한반도 에너지공동체 상상하기] 북한과 기후위기: 북한은 기후변화를 어떻게 생각할까? 이정필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뜨겁다. 이제는 ‘기후위기’나 ‘기후비상사태’라는 용어가 더 자주 쓰일 정도다.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1.5도 제한하려면, 국가, 지역, 기업, 시민 모두가 동참해야 가능한 일이다. 작년 9월, 스웨덴의 청소년 활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비롯한 많은 시민들이 지구 곳곳에서 ‘기후파업’이라는 동시다발적 집회에 참여했다.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기후운동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국내에서도 약 5천명이 모이는 역대 최대 행사가 열렸다. 유엔은 2021년부터 출범하는 신기후체제 준비에 여념이 없다. 1992년 리우회의 결과 중 하나인 기후변화기본협약은 2008년부터 시행된 교토의정서로 구체화되.. 2020. 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