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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레터(글)

피스레터 No26_3 최은주_지속 가능한 한반도를 위한 순환경제 모색

by 어린이어깨동무 2021. 5. 14.

[평화의 눈으로 읽는 북녘] 

지속 가능한 한반도를 위한 순환경제 모색

최은주

 

2020년 이후 전세계는 코로나-19로 심대한 고통을 겪고 있다. 질병 그 자체에 대한 고통뿐만 아니라 경기 둔화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또한 커졌다. 2020년 주요 국가들 경제성장률은 일제히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였다. 2021년 주요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이 이루어지면서 세계경제 상황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코로나-19의 확산세는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한편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전세계의 대기 질과 공기청정도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우는 중국의 대기 질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이는 각 국가들이 추진하고 있는 환경오염에 대한 대응 정책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급격한 개선은 코로나-19로 인적·물적 이동이 제한되고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나타난 것으로 파악된다. 물론 코로나-19로 일회용품 사용량 증가에 따른 폐기물 급증은 또다른 환경 문제로 등장하고 있기도 하지만, 코로나-19는 인간의 물질적 삶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한 경제활동의 이면에는 환경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가시적으로 확인시켜준 계기가 된 것이다. 

순환경제 
그렇다면,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환경오염을 감수해야만 하는 것일까?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면서 경제를 발전시키는 것은 불가능할까? 2000년대 들어 전지구적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자원의 낭비와 이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환경 파괴 문제를 완화하면서 동시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진할 수 있는 방안으로 ‘순환경제’가 제기되었다. 순환경제(Circular Economy)란 경제에 투입되는 자원의 양을 최소화하고 일단 투입된 자원은 가능한 한 폐기하지 않고 재활용하는 경제시스템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경제는 주로 자원을 투입하여 생산한 제품은 소비되고 나면 폐기물로 처리되는 선형경제(Linear Economy)였다. 순환경제에서는 폐기물의 발생 자체를 줄이고 재활용도를 높여야 하기 때문에 경제 시스템 자체가 변화해야 한다. 

순환경제가 도입되기 위해서는 제품의 생산부터 소비까지 각 단계별로 환경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들이 수반되어야 한다. 생산과정에서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폐기물 발생량을 최소화하도록 제품을 설계해야 하고 소비 과정에서는 제품의 사용기간을 최대한 늘릴 수 있어야 한다. 이후 발생한 폐기물은 회수하여 재활용할 수 있도록 처리하여 재생원료를 다시 생산과정에 투입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생산 과정에 투입되는 자원 중 재생자원의 비중을 늘려나가야 순환경제로 전환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폐기물의 재활용화 기술과 재생자원을 생산에 활용할 수 있는 생산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빈국과 개발도상국가의 순환경제
이러한 순환경제는 유럽 등 선진국들이 주도하고 있지만 경제 발전을 추진하고 있는 국가들에게도 중요하다. 빈국과 개발도상국가들은 경제도 발전시켜야 하지만 심각해진 환경문제를 도외시할 수는 없다. 순환경제를 도입하는 경우, 자원을 재활용할 수 있게 되어 생산 활동에 투입해야 할 자원을 조달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선진국의 경우 이미 구조화된 전통적인 선형경제 체제가 잘 작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막대한 비용을 들여가면서 순환경제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다. 반면에 본격적으로 경제를 발전시켜야 하는 국가들의 경우, 경제 구조를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전통적인 선형경제 체제를 도입하기보다 바로 순환경제 체제를 도입하여 소위 후발자의 이점을 살릴 수 있다. 기술협력을 통해 선진국들이 개발해 놓은 각종 기술을 도입할 수 있다면 기술 개발의 부담 또한 줄일 수 있다. 

북한의 순환경제
북한 또한 순환경제를 도입하는 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노동신문』을 통해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각 국의 노력과 성과들을 소개하고 있으며, 학술지에도 순환경제의 도입 필요성과 방안에 관한 글을 게재하고 있다. 이는 환경오염을 야기하는 폐기물의 발생을 줄이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로 원자재나 설비를 수입하기 어려운 조건에서 경제활동을 지속하기 위한 경제적 이유도 존재한다. 즉, 경제발전에 집중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전통적인 생산 방식에 기반할 경우 천연자원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데 반해 순환경제 체제를 도입하여 자원의 활용도를 높이면 자원 확보의 부담도 줄이고 환경오염도 사전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 북한은 순환경제를 도입하는 첫 단계인 순환자원의 수급을 원활하게 보장하고, 이를 위해 폐기물을 다시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여 생산현장에 도입하는 ‘재자원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이 한창 추진 중인 각종 건설 사업에서도 녹색 기술을 도입하고 친환경적인 자재를 생산,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현재 북한은 국가 간 교류협력사업에 제약이 있어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관련 기술을 효율적으로 도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반도 순환경제
한국 또한 기후위기에 대응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진하기 위해 2020년에 한국형 그린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하였다. 구체적인 상황과 조건은 다르지만 남북한 모두 환경과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갖춰나가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고 있다. 환경오염을 야기하면서 경제를 발전시켜 얻는 이익은 오염을 발생시킨 국가에게 돌아가지만 그 피해는 주변국을 포함하여 모든 사람이 겪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환경오염 발생 자체를 최소화시키기 위해서는 국가 간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현재의 환경오염 문제를 주도적으로 야기한 선진국들은 더 큰 책임감으로 협력에 나서야 한다. 한반도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와 미래를 살아갈 다음 세대를 위해 남북한 간 순환경제를 도입하기 위한 협력을 모색해나가야 할 때이다. 

최은주 | 대학에서는 국문학을 공부하였다. 학과공부보다 세상사에 관심을 더 두다가 북한 경제에 꽂혀 대학원부터는 경제학을 전공하였다. 주요 관심사는 북한, 남북한 화해협력이며 더 나은 한반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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