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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레터(글)221

피스레터 No9_4 김소울_나폴레옹 전쟁이 남긴 유산 [시선 | 평화를 그리는 화가들] 나폴레옹 전쟁이 남긴 유산 김소울 프랑스의 군인이자 제 1통령, 황제를 역임했던 나폴레옹1세(Napoleon I)는 군지도자라는 명성 때문에 히틀러와 자주 비교되곤 한다. 그러나 히틀러가 12년의 권력행사 후 산더미 같은 해골을 만들어 냈다면, 나폴레옹은 교육, 종교, 문화, 법률 등 프랑스에 남긴 행정체제와 시민개혁만으로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프랑스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섬 코르시카에서 태어난 소년 나폴레옹은 16세의 나이에 사관학교를 졸업해 장교가 되고, 1793년 툴롱에서 천재적인 전략으로 영국군을 몰아냄으로써 무기력한 프랑스 혁명군의 영웅으로 급부상한다. 1795년에는 프랑스 국민공회에 반대하는 반란을 진압함으로써 정치권력에도 가.. 2017. 10. 30.
피스레터 No9_3 송태효_어린왕자가 전하는 길들임의 구도 여행기 [시선 | 세상과 만나는 인문학] 어린왕자가 전하는 길들임의 구도 여행기 송태효 ▲ 사막에 불시착한 비행사와 만난 어린 왕자.스탠리 도넌의 「어린왕자(The Little Prince)」 (1974) 『어린 왕자』는 어린이와 어른 두 사람의 예기치 않은 만남과 이별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여행기이다. 이 이야기는 이중의 여행 구조를 지닌다. 길들임과 책임이라는 인간관계의 진실을 찾아낸 어린 왕자의 구도 여행이 그 하나요, 또 하나는 자신 속에서 잠들어버린 잃어버린 어린 시절을 찾아가는 비행사의 추억 여행이다. 비행사의 잊힌 분신이기도 한 어린 왕자는 사랑의 멘토 여우와의 낯선 만남을 통해 길들임이라는 보석 같은 지혜를 깨닫고 소행성 B612로 돌아간다. 화자인 비행사는 하늘에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자 자신의 자.. 2017. 10. 30.
피스레터 No9_2 정영철_휴전선을 밟고 : 제2차 남북정상회담 [시선 | 평화적 시각에서 재해석한 남북 관계사] 휴전선을 밟고 : 제2차 남북정상회담 정영철 1945년의 38선, 그리고 한국전쟁 이후 휴전선이 그어진 후, 남북을 통틀어서 군 최고책임자가 이 선을 밟은 적이 있을까? 군 최고책임자가 이 선을 넘는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그것은 남북이 더 이상 무력을 통한 적대적 관계를 지속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닐까? 바로, 2007년 10월 노무현 대통령은 비행기도 아닌, 그리고 자동차 속에서도 아닌 직접 걸어서 이 선을 넘었다. 분단 이후, 남의 최고 통치자-군 최고책임자가 직접 이 선을 넘어, 평양으로의 길을 걸었다. 그렇게 제2차 정상회담은 시작되었다. 2000년 제1차 정상회담 이후 만들어진 새로운 길 위에 한반도의 평화와 협력의 더 큰 길을 내기 위해 제2차 .. 2017. 10. 30.
피스레터 No9_1 김명준_여전한 먹구름 [이슈 | 여전한 먹구름] 여전한 먹구름 김명준 어느 덧 15년의 세월이 흘렀다. 조선학교의 존재를 알게 된 세월이. 2002년 3월 말의 오사카였다. 봄이 한껏 기지개를 켜고 있을 무렵이었으나 겨울의 방해였는지 저녁무렵의 오사카 하늘의 검은 먹구름은 비를 뿌리고 있었다. 다음날의 조선학교 졸업식. 히가시오사카조선중급학교 (약칭 오사카 동중, 東大阪朝鮮中級学校) 였다. 무슨 신대륙을 발견하기라도 한 듯이 내 심장은 뛰고 있었다. 치마저고리가 눈에 들어왔고 그 치마저고리를 입은 어린 여학생이 동무들과 헤어지기 싫다고 눈물 흘리고 있었다. 아이들과 달리 색색의 치마저고리를 입은 선생님도 눈물을 흘렸다. 모든 말들이 낯설고 어색했지만 분명히 또박또박 우리말이었다. 남도 북도 아닌 그들의 우리말이었다. 그로부터.. 2017. 10. 30.
피스레터 No8_6 이영근_나 그리고 친구 [시선 |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 나 그리고 친구 이영근 “나 색연필이 필요한데.” “내 건 안 돼.” 둘이 주고받는 말을 듣게 되었다. ‘내 건 안 돼.’ 하는 말이 아쉽다. 하루 종일 함께 앉은 짝에게 색연필 하나 안 빌려주려니. 일부러 크게 말했다. “왜 ○○야, 색연필 필요하니?” “네.” “여러분,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요?” “짝과 같이 쓰면 돼요.” “그래? 그럼 ○○, 그럴 수 있니?” “네.” 하고 선뜻 빌려준다. 그러면 웃으며 함께 한다. 우리 참사랑땀 반에는 스물여덟의 아이들이 있다. 일곱 모둠이 있고, 모둠은 둘씩 짝을 지어 앉는다. 7주에 전체 모둠을 바꾸고 모둠 안에서 주마다 짝이 바뀐다. 모둠으로 함께 앉는 짝과는 3, 4주는 함께 앉는다. ‘나와 함께 앉는 친구와 관계를 맺게.. 2017. 8. 1.
피스레터 No8_5 원마루_잘 지내세요, 돌고래, 오솔길님? [시선 | 브루더호프에서 날아온 평화 편지] 잘 지내세요, 돌고래, 오솔길님? 원마루 잘 지내세요, 돌고래, 오솔길님? 여름 햇볕이 따가운 영국 너도밤나무 숲에서 인사드립니다. 어깨동무 식구들 안녕하시고, 아이들도 잘 지내고 있지요? 작년 가을 우리 공동체에 오셔서 함께 며칠을 지낸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렀네요. 그 때 일러주신 동네 분들이 부른다는 별칭으로 불러도 괜찮지요? 왠지 편해서요. 어깨동무에서 펴내는 피스레터에 글을 쓰라는 부탁을 받았는데 ‘평화편지’에 쓰는 글이니 두 분께 편지를 쓰는 게 자연스러운 것 같아 이렇게 몇 자 적습니다. 생활에서 겪고 느끼는 작은 것들을 두서없이 적어 보려고 해요. 어떻게 말을 시작해야 할까 며칠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평화 얘기를 하자니 크리스토.. 2017. 8. 1.
피스레터 No8_4 김소울_낭만주의 평화와 반전의 기록자: 들라크루아 [시선 | 평화를 그리는 화가들] 낭만주의 평화와 반전의 기록자: 들라크루아 김소울 ▲ 외젠 들라크루아,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1830) 이 그림은 들라크루아( Eugène Delacroix) 의 그림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인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프랑스 혁명의 한 장면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그림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이 작품이 역사서에서 프랑스 혁명과 함께 자주 등장한 이유도 있겠지만, 그림 한 가운데에 민중을 이끄는 여인이 프랑스 혁명의 상징인 삼색기를 들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자유, 평등, 박애를 상징하는 삼색기는 1789년 프랑스 혁명 때 사용된 이후 사용을 금지 당했다가 1830년 다시 혁명을 위해 사용되었다. 프랑스 혁명 이후 1814년 왕정 복고로 루이 18세와 샤를르 10세가 차례.. 2017. 8. 1.
피스레터 No8_3 송태효_어린 왕자가 전하는 평화 연대의 메시지 [시선 | 세상과 만나는 인문학] 어린 왕자가 전하는 평화 연대의 메시지 송태효 경험상 우리는 사랑한다는 것이 우리 서로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고,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임을 잘 알고 있다.생텍쥐페리, 『사람들의 땅』 생텍쥐페리는 1935년 『파리 수아르(Paris Soir)』지 리포터로 모스크바를 취재하고, 에어프랑스 후원으로 구입한 자가용 비행기 시문(Simoun)을 타고 지중해 연안을 탐사하였다. 그해 12월 30일 파리-사이공 비행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자신의 시문을 타고 이집트로 향하던 생텍쥐페리는 현지 시각 4시 45분 카이로에서 200㎞ 지점, 리비아 사막에 불시착하여 사경을 헤매다 닷새 만에 베두인족에게 구조되었다. 그 처절한 기아와 갈증의 고통, 고독과의 사투 그리고 자신을 구해준 이.. 2017. 8. 1.
피스레터 No8_2 정영철_서울과 평양의 환호, 세계의 부러움: 2000년 정상회담 [시선 | 평화적 시각에서 재해석한 남북관계사] 서울과 평양의 환호, 세계의 부러움: 2000년 정상회담 정영철 한 사람은 비행기 트랩 위에서, 또 한 사람은 트랩 아래에서 서로를 마주하며 박수를 치고 있었다. 곧 두 사람은 트랩 아래에서 두 손을 꼬-옥 잡았다. 서로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2000년 6월 13일 오전 10시 37분, 역사의 한 장면은 이런 모습이었다. 그로부터 벌써 17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이제는 희미해진 기억이 되었지만, 바로 그날 2000년 6월 13일은 한반도 분단사에 ‘새로운 역사’가 쓰인 날이었다. 대한민국 대통령 김대중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장 김정일의 역사적인 첫 만남이 이루어진 날이었다. 그동안 전쟁과 적대, 갈등, 그리고 서로에 대한 소멸을 주장했던 남북의 .. 2017. 8. 1.
피스레터 No8_1 이산(이이화)_2017년 여름 평화의 편지: 증오의 다리를 건너면 무엇을 만날까 [이슈] 2017년 여름 평화의 편지: 증오의 다리를 건너면 무엇을 만날까 이산(이이화) 연구공간 파랗게날 대표연구원 8월, 우리 현대사를 회고하는 것은 깊은 상심을 동반한다. 극악한 35년 일제 식민통치로부터 벗어났으나 잘못 낀 첫 단추는 대가가 처참하다. 반민족 과거 청산에 실패하고 단일 민족정부 수립에 실패한 과오는 두 세대가 흘렀어도 현존 문제로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빼앗긴 나라에서 시달리던 민족혼이 되찾은 나라에서도 부대끼는 이런 이율배반이 어디서 오는가? 하얼삔역의 총탄이자 아오내장터의 태극기이듯 그릇된 흐름에 맞서는 불굴의 혼마저 죽은 것은 아니어서 1960년 4.19혁명, 1980년 ‘서울의 봄’, 1987년 ‘6월 항쟁’으로 생명력은 분출했으나, 이내 5.16 군사정변, 5.18 광주학살.. 2017. 8. 1.
피스레터 No7_7 이영근_글로 끝까지 싸우기 [시선 |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 글로 끝까지 싸우기 이영근 국어시간, 모둠이 책상을 돌려서 이야기 나누도록 했다. 앞뒤로 앉은 남학생 희문이와 여학생 수민이가 옥신각신 말다툼하는 모습이 보인다. 먼발치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스스로 풀길 바라며. 선생 자리에 있으면 아이들 모습이 한 눈에 보일 때가 많다. 둘이 말다툼할 때 그렇다. 처음부터 보고 있었다. 말다툼이 있기 전 모습으로 돌아가면, 앞자리에 앉은 희문이가 모둠 활동을 하기 위해 책상을 돌리려고 일어선다. 일어서는데 뒷자리 책상 위에 올려둔 수민이 물통을 건드려 넘어뜨렸다. 물통이 넘어졌으니 수민이는 화가 나서 한 마디 한다. 희문이는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며 맞받아친다. 둘 모두 그럴 수 있는 상황이다. 희문이가 “미안해.” 하고 말하거.. 2017. 6. 19.
피스레터 No7_6 김동진_아일랜드에서 바라보는 한반도 평화 2 [시선 | 아일랜드에서 쓰는 평화학 이야기] 아일랜드에서 바라보는 한반도 평화 2 김동진 아일랜드 평화 프로세스가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이후, 세계 많은 분쟁 지역에서 평화를 위해 일하는 이들의 아일랜드 방문이 늘어나고 있다. 일례로 필자가 피스레터를 쓰고 있는 오늘, 5월 18일, 스리랑카의 타밀과 싱할라 사람들이 아일랜드 사람들과 함께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와 데리에 모여, 2009년 스리랑카 타밀 지역 물리바이칼 대학살을 기리는 벽화 제막식을 거행했다. 광주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 대한 한국 신문 기사를 읽으며 하루를 시작한 필자는, 거의 30년 뒤 같은 날 타밀 민족에게 발생한 학살과 아픔을 기억하는 행사 가운데, 국가 폭력으로 희생당한 분들의 얼굴이 인종과 국경을 넘어 하나로 겹쳐지는 .. 2017. 6.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