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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레터(글)248

피스레터 No10_1 이본 네일러_내 잔이 넘치나이다 [이슈] 내 잔이 넘치나이다 이본 네일러 지난 9월 어린이어깨동무와 김동진 교수님으로부터 한국에 와서 인형극을 활용한 저의 활동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는 제안을 받고 영광스럽고 기뻤습니다. 제가 한국분들께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배울 점이 더 많다고 느꼈기 때문에 영광스러웠습니다. 또한 지난 2월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 평화학 대학원에서 만난 한국 분들의 우정과 따뜻함, 코리밀라 공동체의 활동에 대한 관심을 느끼며 즐거웠던 기억이 있어 기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11월에 콜린 크랙 씨와 저는 김동진 교수님과 함께 서울로 향했습니다. 한국에서 어린이어깨동무와 서울교육대학교 통일교육연구소의 환대를 받으며 꼬박 나흘간 바쁜 일정을 보냈고, ‘평화교육은 우리를 바꿀 것인가’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에 참여했습니다. 평.. 2017. 12. 20.
피스레터 No9_6 심은보_통통이 이야기 [시선 |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 통통이 이야기 심은보 나는 ‘MR.심슨과 행복한 아이들’의 반에서 스무 명의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우리 교실 앞 벽면에는 ‘이 곳에 귀하지 않은 삶은 없다.’라는 글귀가 붙어 있다. 첫 날 아이들과 함께 글자를 나눠 모자이크로 만들어 교실 앞에 붙여 두었다. 교사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는 유난히 힘들고 아픈 친구들과 한 교실에서 많이 생활해왔다. 그러던 어느 해 어느 날 한 선생님이 전하는 이 글귀를 만나며 아래와 같은 생각이 들어 일기장에 적어 두었더랬다. 교육이란 '너는 특별하단다'를 가르쳐야 할 것이 아니라 '너는 소중하단다'를 이야기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모두에게 특별하기를 강요하는 대한민국 사회, 그 속에서 받는 특별하지 않는 .. 2017. 10. 30.
피스레터 No9_5 원마루_평화를 위해 촛불을 밝힙니다 [시선 | 브루더호프에서 날아온 평화 편지] 평화를 위해 촛불을 밝힙니다 원마루 안녕하세요, 어깨동무 식구 여러분. 다시 한번 영국 너도밤나무 숲에서 인사드립니다.지난 8월 초, 한국에서 잠시 뵈어서 참 반가웠습니다. 어깨동무 사무국 식구들이 크리스토프 할아버지 추모식에 와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2주동안 책 발간식과 추모 모임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이번에 특히 뜻 깊었던 것은 한국에서 더불어 사는 삶을 살아가고 건설하고 계신 분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겁니다. 추모식은 서울 인수동의 마주 이야기라는 마을찻집에서 열렸는데요, 사실 마주 이야기 찻집 지기님들은 밝은누리라는 운동의 청년분들이 창업을 한 곳입니다.1991년 몇 명의 청년들이 모여 한국이 처한 아픔을 함께하고, 희망을 살아내고자 하는 꿈으.. 2017. 10. 30.
피스레터 No9_4 김소울_나폴레옹 전쟁이 남긴 유산 [시선 | 평화를 그리는 화가들] 나폴레옹 전쟁이 남긴 유산 김소울 프랑스의 군인이자 제 1통령, 황제를 역임했던 나폴레옹1세(Napoleon I)는 군지도자라는 명성 때문에 히틀러와 자주 비교되곤 한다. 그러나 히틀러가 12년의 권력행사 후 산더미 같은 해골을 만들어 냈다면, 나폴레옹은 교육, 종교, 문화, 법률 등 프랑스에 남긴 행정체제와 시민개혁만으로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프랑스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섬 코르시카에서 태어난 소년 나폴레옹은 16세의 나이에 사관학교를 졸업해 장교가 되고, 1793년 툴롱에서 천재적인 전략으로 영국군을 몰아냄으로써 무기력한 프랑스 혁명군의 영웅으로 급부상한다. 1795년에는 프랑스 국민공회에 반대하는 반란을 진압함으로써 정치권력에도 가.. 2017. 10. 30.
피스레터 No9_3 송태효_어린왕자가 전하는 길들임의 구도 여행기 [시선 | 세상과 만나는 인문학] 어린왕자가 전하는 길들임의 구도 여행기 송태효 ▲ 사막에 불시착한 비행사와 만난 어린 왕자.스탠리 도넌의 「어린왕자(The Little Prince)」 (1974) 『어린 왕자』는 어린이와 어른 두 사람의 예기치 않은 만남과 이별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여행기이다. 이 이야기는 이중의 여행 구조를 지닌다. 길들임과 책임이라는 인간관계의 진실을 찾아낸 어린 왕자의 구도 여행이 그 하나요, 또 하나는 자신 속에서 잠들어버린 잃어버린 어린 시절을 찾아가는 비행사의 추억 여행이다. 비행사의 잊힌 분신이기도 한 어린 왕자는 사랑의 멘토 여우와의 낯선 만남을 통해 길들임이라는 보석 같은 지혜를 깨닫고 소행성 B612로 돌아간다. 화자인 비행사는 하늘에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자 자신의 자.. 2017. 10. 30.
피스레터 No9_2 정영철_휴전선을 밟고 : 제2차 남북정상회담 [시선 | 평화적 시각에서 재해석한 남북 관계사] 휴전선을 밟고 : 제2차 남북정상회담 정영철 1945년의 38선, 그리고 한국전쟁 이후 휴전선이 그어진 후, 남북을 통틀어서 군 최고책임자가 이 선을 밟은 적이 있을까? 군 최고책임자가 이 선을 넘는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그것은 남북이 더 이상 무력을 통한 적대적 관계를 지속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닐까? 바로, 2007년 10월 노무현 대통령은 비행기도 아닌, 그리고 자동차 속에서도 아닌 직접 걸어서 이 선을 넘었다. 분단 이후, 남의 최고 통치자-군 최고책임자가 직접 이 선을 넘어, 평양으로의 길을 걸었다. 그렇게 제2차 정상회담은 시작되었다. 2000년 제1차 정상회담 이후 만들어진 새로운 길 위에 한반도의 평화와 협력의 더 큰 길을 내기 위해 제2차 .. 2017. 10. 30.
피스레터 No9_1 김명준_여전한 먹구름 [이슈 | 여전한 먹구름] 여전한 먹구름 김명준 어느 덧 15년의 세월이 흘렀다. 조선학교의 존재를 알게 된 세월이. 2002년 3월 말의 오사카였다. 봄이 한껏 기지개를 켜고 있을 무렵이었으나 겨울의 방해였는지 저녁무렵의 오사카 하늘의 검은 먹구름은 비를 뿌리고 있었다. 다음날의 조선학교 졸업식. 히가시오사카조선중급학교 (약칭 오사카 동중, 東大阪朝鮮中級学校) 였다. 무슨 신대륙을 발견하기라도 한 듯이 내 심장은 뛰고 있었다. 치마저고리가 눈에 들어왔고 그 치마저고리를 입은 어린 여학생이 동무들과 헤어지기 싫다고 눈물 흘리고 있었다. 아이들과 달리 색색의 치마저고리를 입은 선생님도 눈물을 흘렸다. 모든 말들이 낯설고 어색했지만 분명히 또박또박 우리말이었다. 남도 북도 아닌 그들의 우리말이었다. 그로부터.. 2017. 10. 30.
피스레터 No8_6 이영근_나 그리고 친구 [시선 |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 나 그리고 친구 이영근 “나 색연필이 필요한데.” “내 건 안 돼.” 둘이 주고받는 말을 듣게 되었다. ‘내 건 안 돼.’ 하는 말이 아쉽다. 하루 종일 함께 앉은 짝에게 색연필 하나 안 빌려주려니. 일부러 크게 말했다. “왜 ○○야, 색연필 필요하니?” “네.” “여러분,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요?” “짝과 같이 쓰면 돼요.” “그래? 그럼 ○○, 그럴 수 있니?” “네.” 하고 선뜻 빌려준다. 그러면 웃으며 함께 한다. 우리 참사랑땀 반에는 스물여덟의 아이들이 있다. 일곱 모둠이 있고, 모둠은 둘씩 짝을 지어 앉는다. 7주에 전체 모둠을 바꾸고 모둠 안에서 주마다 짝이 바뀐다. 모둠으로 함께 앉는 짝과는 3, 4주는 함께 앉는다. ‘나와 함께 앉는 친구와 관계를 맺게.. 2017. 8. 1.
피스레터 No8_5 원마루_잘 지내세요, 돌고래, 오솔길님? [시선 | 브루더호프에서 날아온 평화 편지] 잘 지내세요, 돌고래, 오솔길님? 원마루 잘 지내세요, 돌고래, 오솔길님? 여름 햇볕이 따가운 영국 너도밤나무 숲에서 인사드립니다. 어깨동무 식구들 안녕하시고, 아이들도 잘 지내고 있지요? 작년 가을 우리 공동체에 오셔서 함께 며칠을 지낸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렀네요. 그 때 일러주신 동네 분들이 부른다는 별칭으로 불러도 괜찮지요? 왠지 편해서요. 어깨동무에서 펴내는 피스레터에 글을 쓰라는 부탁을 받았는데 ‘평화편지’에 쓰는 글이니 두 분께 편지를 쓰는 게 자연스러운 것 같아 이렇게 몇 자 적습니다. 생활에서 겪고 느끼는 작은 것들을 두서없이 적어 보려고 해요. 어떻게 말을 시작해야 할까 며칠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평화 얘기를 하자니 크리스토.. 2017. 8. 1.
피스레터 No8_4 김소울_낭만주의 평화와 반전의 기록자: 들라크루아 [시선 | 평화를 그리는 화가들] 낭만주의 평화와 반전의 기록자: 들라크루아 김소울 ▲ 외젠 들라크루아,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1830) 이 그림은 들라크루아( Eugène Delacroix) 의 그림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인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프랑스 혁명의 한 장면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그림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이 작품이 역사서에서 프랑스 혁명과 함께 자주 등장한 이유도 있겠지만, 그림 한 가운데에 민중을 이끄는 여인이 프랑스 혁명의 상징인 삼색기를 들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자유, 평등, 박애를 상징하는 삼색기는 1789년 프랑스 혁명 때 사용된 이후 사용을 금지 당했다가 1830년 다시 혁명을 위해 사용되었다. 프랑스 혁명 이후 1814년 왕정 복고로 루이 18세와 샤를르 10세가 차례.. 2017. 8. 1.
피스레터 No8_3 송태효_어린 왕자가 전하는 평화 연대의 메시지 [시선 | 세상과 만나는 인문학] 어린 왕자가 전하는 평화 연대의 메시지 송태효 경험상 우리는 사랑한다는 것이 우리 서로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고,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임을 잘 알고 있다.생텍쥐페리, 『사람들의 땅』 생텍쥐페리는 1935년 『파리 수아르(Paris Soir)』지 리포터로 모스크바를 취재하고, 에어프랑스 후원으로 구입한 자가용 비행기 시문(Simoun)을 타고 지중해 연안을 탐사하였다. 그해 12월 30일 파리-사이공 비행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자신의 시문을 타고 이집트로 향하던 생텍쥐페리는 현지 시각 4시 45분 카이로에서 200㎞ 지점, 리비아 사막에 불시착하여 사경을 헤매다 닷새 만에 베두인족에게 구조되었다. 그 처절한 기아와 갈증의 고통, 고독과의 사투 그리고 자신을 구해준 이.. 2017. 8. 1.
피스레터 No8_2 정영철_서울과 평양의 환호, 세계의 부러움: 2000년 정상회담 [시선 | 평화적 시각에서 재해석한 남북관계사] 서울과 평양의 환호, 세계의 부러움: 2000년 정상회담 정영철 한 사람은 비행기 트랩 위에서, 또 한 사람은 트랩 아래에서 서로를 마주하며 박수를 치고 있었다. 곧 두 사람은 트랩 아래에서 두 손을 꼬-옥 잡았다. 서로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2000년 6월 13일 오전 10시 37분, 역사의 한 장면은 이런 모습이었다. 그로부터 벌써 17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이제는 희미해진 기억이 되었지만, 바로 그날 2000년 6월 13일은 한반도 분단사에 ‘새로운 역사’가 쓰인 날이었다. 대한민국 대통령 김대중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장 김정일의 역사적인 첫 만남이 이루어진 날이었다. 그동안 전쟁과 적대, 갈등, 그리고 서로에 대한 소멸을 주장했던 남북의 .. 2017. 8.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