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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레터(글)221

피스레터 No3_5 최관의_욕 대장 종오가 질투를? [시선 |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 욕 대장 종오가 질투를? 최관의 “민준아! 과제 갖고 나와라. 다른 애들 다 끝났다.”민준이는 앞을 못 봐요. 약시 정도가 아니라 아무 것도 볼 수가 없어요. 국어공책을 꺼내 들고 아이들 책상 사이로 더듬더듬 나오는 걸 보고는 몸을 돌려 수업 준비를 하는 데 종오 목소리가 들려요.“앞도 못 보는 게 저리 꺼져. 장애인 새끼가.”칠판 쪽을 보며 수학책을 꺼내고 있다가 놀라 뒤돌아보니 아닌 게 아니라 종오가 민준이를 밀치며 한 말이었어요. 앞이 안 보이니까 민준이가 더듬다가 종오 몸을 더듬은 겁니다. 순간 화가 욱하고 솟구치는 걸 참았어요. 깊이 생각하지 않고 내가 그동안 해온 것처럼 입에서 나오는 대로 잔소리했다가는 부작용이 크겠다는 감이라고 할까 느낌이 떠오르는 겁니다... 2017. 4. 24.
피스레터 No3_4 김동진_어떻게 평화를 이룰 수 있을까? [시선 | 아일랜드에서 쓰는 평화학 이야기] 어떻게 평화를 이룰 수 있을까? 김동진 분쟁지역에서 맺어진 휴전 조약들이 유엔의 평화유지(Peacekeeping) 활동에도 불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곧 휴지 조각으로 변해버리는 것을 목격하면서, 국제사회는 평화를 이루기 위해 보다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와 관련해서 1992년 유엔사무총장이었던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는 ‘평화를 위한 의제’(An Agenda for Peace)라는 보고서를 통해, 그동안의 평화유지 활동을 넘어 유엔이 좀 더 집중해야 할 활동으로 평화구축(Peacebuilding)을 제안했다. 부트로스 갈리가 제안한 평화구축은 국제사회가 개입해 싸움을 말리고, 더 이상 싸우지 못하도록 중간에서 지키는 것을 넘어,.. 2017. 4. 24.
피스레터 No3_3 정경화_칸트의 영구평화론을 통해 본 한반도의 평화 [시선 | 평화를 이야기하는 철학자들] 칸트의 영구평화론을 통해 본 한반도의 평화 정경화 세계평화는 어떻게 이룰 수 있는 것일까? 미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위체계) 미사일 배치와 북핵실험으로 한반도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이때에 남북한 사이의 긴장해소라는 긴급한 과제를 코앞에 두고 세계평화를 꿈꾸는 것은 너무나 낭만적인 일일까? 아마도 우리가 세계의 평화를 염원하지 않았기에 거꾸로 한반도 평화정착이 이리도 지난한지 모르는 일이다. 18세기 독일의 철학자 칸트는 세계평화를 가장 적극적으로 소원했던 인물 중의 하나로 그의 말년 저작들에서 전쟁이 사라진 평화로운 세상을 인류가 도달해야할 역사적 목적지로 지목하고 있다. 칸트는『영구평화론』에서 가장 구체적으로 세계평화를 기획하는데, 단지 국가 간 .. 2017. 4. 24.
피스레터 No3_2 정영철_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4.19를 넘어 통일로 [시선 | 평화적 시각에서 재해석한 남북관계사]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4.19를 넘어 통일로 정영철 1960년의 4월은 핏빛 그 자체였다.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젊은 학생들은 자신의 몸을 희생하면서 부정의한 정권에 맞섰고, 이승만 정부는 이를 총칼로 틀어막고자 했다. 나이 어린 고등학생들, 그리고 대학의 교수들까지 집단적인 항거에 나선 4.19 혁명은 결국 이승만 정권의 하야로 끝을 맺었다. 이 땅에 진정한 민주주의의 승리를 알리는 최초의 역사적 장면이었다. 4.19의 열린공간은 남북의 분단 이후, 우리 역사에서 통일에 대한 논의가 백가쟁명식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진 시기였다. 이 시기에 대표적으로 제기되었던 통일논의는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이승만의 북진통일론은 폐기되었지만, 유엔 감시하.. 2017. 4. 24.
피스레터 No3_1 이기범_우리사회의 비전과 평화교육 [이슈] 우리사회의 비전과 평화교육 이기범 우리의 삶이 어떤 가치를 향하여 나아가야 할지를 정말 진지하게 찾아야 할 때입니다. 아동과 자녀의 학대와 살인, ‘갑질’ 횡포, 취업 희망자에 대한 착취,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무시와 방치, 청년층과 노년층의 높은 자살률 등 생존과 존엄성을 위협하는 행위들이 일상에서 반복되고 악화되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에서 생명에 대한 사회적 무기력과 무관심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사고와 재해에 대한 안전장치는 여전히 부실합니다. 인간, 사회, 자연에 의하여 삶의 안전과 존엄성이 망가지는 정도와 범위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으므로, 이를 통제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공론이 활발해야하고 정책으로 시행되어야 합니다. 우리 삶이 피폐해지는 현상이 걱정스럽지만, 더 걱정되는 것.. 2017. 4. 24.
피스레터 No2_6 강주원_한강하구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민낯 [팩트체크 | 사진에 담긴 국경읽기] 한강하구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민낯 강주원 평화의 섬 교동도에서 철조망과 중립지역을 만나다 2015년 10월 나는 1박 2일 일정으로 (사)어린이어깨동무가 매년 주최하는 DMZ 평화기행 “평화야 함께 걷자”에 가족과 함께 다녀왔다. 답사 일정에 포함된 교동도에서 분단의 상징인 철조망을 바라보다 지역 전문가인 김영애 우리누리평화운동 대표의 이야기를 듣는 기회를 가졌다. "남쪽의 교동도와 북쪽의 연백평야 사이의 강이자 바다인 저 곳은 남·북의 중립지역입니다. 철조망이 생기기 전 교동도 주민들은 갯벌에 나가 조개를 채취했습니다. 남·북 사이에 이런 공유지역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너무 몰라요. 북쪽 사람들은 요즘도 갯벌에 나와 어업활동을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철조망에 갇.. 2017. 4. 24.
피스레터 No2_5 최관의_싫어! 싫어! 미진이랑 앉기 싫다고! [시선 |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 싫어! 싫어! 미진이랑 앉기 싫다고! 최관의 “자리 언제 바꿔요?”“자리?”막 3교시 수업을 시작하려는데 맨 앞에 앉은 달룡이가 짝 바꾸는 이야기를 하네요. “맞다. 오늘이 6월 30일. 자리 바꾸는 날 맞네요.”“자리 바꿔요.”“지금 자리 바꿔요.”공부하기 싫은데 잘 됐다는 듯 소리소리 지르네요. 그 가운데 가장 목소리가 큰 환종이한테 말을 걸었어요.“환종아! 너 지금 짝이 싫구나. 정아가 그렇게 싫어?”순간 녀석 얼굴에 당황하는 빛이 보여요. 나랑 둘이 있을 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거든요.“관샘! 이거 비밀인데요, 정아 좋아해요. 애들한테 말하면 안 돼요.”당황해하는 녀석을 그냥 놔둘 제가 아니지요.“그런지 몰랐는데, 싫어하는 구나.”“아니에요. 좋아해요. 좋아하는.. 2017. 4. 24.
피스레터 No2_4 김동진_평화는 무엇일까? [시선 | 아일랜드에서 쓰는 평화학 이야기] 평화는 무엇일까? 김동진 평화는 무엇일까? 어떤 단어이든 쓰는 사람과 상황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평화를 원하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로마시대 전략가에게 평화는 전쟁, 혹은 물리적 폭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유사시 방어의 목적이라고 하지만 언제나 상대를 죽일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이 평화일까? 무기와 물자를 쌓아 놓고 군사훈련을 해야만 평화가 이루어지는 것일까? 어떤 한편이 잘못한 것이 명백한 불의한 상황, 혹은 사회 부정의의 경우는 어떠한가? 때로 평화주의자들은 불의를 보고도 행동하지 않는 용기 없는 사람으로 비판받기도 한다.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너를 용서하지 않겠다는 세일러문의 외침처럼 결연히 일어나 상대를 제압해야 하는데, 불의를 보면서도 .. 2017. 4. 24.
피스레터 No2_3 정경화_인(仁): 사랑으로 일구는 화평한 사회를 꿈꾸었던 공자 [시선 | 평화를 이야기하는 철학자들] 인(仁): 사랑으로 일구는 화평한 사회를 꿈꾸었던 공자 정경화 몇 년 전부터 인터넷 상이나 기사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신조어가 ‘헬조선’이다. 젊은 층들이 주로 사용하는 말로 지옥을 뜻하는 영어 ‘hell’과 한반도 마지막 왕조국가 ‘조선’이 합쳐져 ‘지옥 같은 대한민국’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말의 사용이 점점 더 광범위해지고 그 빈도도 매우 높아지고 있어, ‘헬조선’은 더 이상 일부 젊은이들 사이에 잠시 통용되다가 사라지는 비속어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든다. 어쩌면 몇 년 후에는 국어사전에 실려, 2016년 즈음의 우리 사회의 우울한 자화상으로 오랫동안 기억될지도 모르겠다. 이런 상상이 가능한 것은 ‘헬조선’을 뒷받침하는 온갖 자조 섞인 표현들이 끝.. 2017. 4. 24.
피스레터 No2_2 정영철_전쟁 후 첫 만남 [시선 | 평화적 시각에서 재해석한 남북관계사] 전쟁 후 첫 만남 정영철 중공군 포함 약 6백만 명의 인명을 앗아간 한국 전쟁이 마침내 끝났다. 불안한 정전상태이지만 전투행위는 중단되었고, 새로운 분단선인 휴전선이 그어졌다. 물론 전투는 끝났지만,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정전협정이 조인된 후, 공산군과 유엔군은 포로 문제를 처리하기 위한 지속적인 만남을 가졌고, 나아가 정전협정에서 합의한 정치회담을 열기 위한 접촉을 시도했다.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지만, 정전협정 4조 60항에는 한국전쟁 이후 전쟁을 완전히 종식시키고 ‘한국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치회담 개최가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전쟁 이후, 공산군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유엔군(그리고 남한)은 정치회담에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다. 자연스레 정치회담.. 2017. 4. 24.
피스레터 No2_1 이호규_국민은 객체가 아니다 [이슈] 국민은 객체가 아니다 이호규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났더니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모든 매체에서 이구동성으로 보도하고 있었다. "사드라니? 그게 뭐야? 왜 그걸 배치해야 해?" "사드가 반드시 필요한가? 다른 방법은 없나? " "당연하지 이 기회에 북한의 미사일을 무력화 시켜야지. 너무 잘했네." 이렇게 사드 배치를 두고 시민들로부터 저마다의 반응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남북한 관련 문제는 항상 긍정과 부정의 이분법적 양태를 보여 왔다. 사드 배치에 대한 찬반도 중요하지만, 왜 사드를 배치하는 결정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졌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정부에서는 사드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지도 않았고, 고려하지도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해왔다. 그런.. 2017. 4. 24.
피스레터 No1_6 강주원_또 하나의 휴전선, 북한식당 [팩트체크 | 사진에 담긴 국경읽기] 또 하나의 휴전선, 북한식당 강주원 ▲ 한국 언론은 대북제재의 효과로 단둥의 북한식당들이 폐업을 하였다고 보도한다 ▲ 폐업을 했다는 북한식당은 불과 100여 미터 장소이전을 한 뒤 영업을 하고 있다 남북 만남의 공간을 하나 더 잃었다 나는 2000년부터 중·조 국경 지역을 다니면서 수없이 북한식당에 갔고, 그 곳에서 다양한 남북 만남을 목격하였다. 그 가운데 기억에 남는 일화는 남북 젊은이 사이의 전화 통화이다. 2013년 나는 “압록강에 발 담그고 과일을 먹자”라는 주제에 동참한 일행들과 함께 중·조 국경을 여행했다. 마지막 날, 대련 공항에서 지인이 중국 단둥에서 북한식 냉면을 먹으면서 북한 여성 종업원과 함께 손잡고 합창을 했던 북한식당에 전화를 했다. 아무도 .. 2017. 4.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