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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레터(글)221

피스레터 No28_6 정지영_모감주나무의 몸살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2] 모감주나무의 몸살 정지영 모감주나무를 교정에 심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1학년도 평화통일연구중심학교를 마무리하면서 ‘평화와 통일’을 떠올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뜻에서 쉼터 공간 앞에 나무를 심을 예정입니다. 코로나 19로 예정했던 활동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기는 했지만, 올해의 평화통일 활동을 기억하며 내년을 기약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10월 중순에 모감주나무를 옮겨 심었더니, 나무가 몸살을 앓고 있네요. 갑자기 쌀쌀해졌고, 자신이 살던 곳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이주했기 때문이겠죠. 혹시나 나무가 죽어버리지 않을까 염려가 들 정도입니다. 사람의 손에 이끌려 이리저리 떠돌며 시든 나뭇잎을 보니 안쓰럽고 안타까웠습니다. 그래도 학생들의 생각을 열게 해주는 일을 .. 2021. 11. 19.
피스레터 No27_1 김현_기후변화와 우리의 미래 [한반도이슈] 기후변화와 우리의 미래 김현 기후변화의 명암 어느 날 운전을 하다가 라디오에서 나오는 이런 저런 얘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두 여성분이 바나나를 맛있게 먹는 방법에 대해서 재미있게 풀어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어릴 적 서대문 영천시장에서 외할아버지께서 500원이나 주고 사주신 바나나가 떠올랐습니다. 80년대 초에 몇 안 되는 수입산 과일이라 바나나 한 개가 시외버스 비용보다 비싸던 때였지요. 그런데 지금은 국내산 바나나가 제주도뿐만 아니라 내륙에서도 생산된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생각이 꼬리를 물어, 제가 연구하고 있는 기후변화가 과연 인류적 재앙일 뿐일까라고 반문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학자들은, 특히 저 같은 보건학자들은 문제를 밝혀내고, 그 위험을 알리고, 문제를 없.. 2021. 8. 13.
피스레터 No27_2 김진환_천천히 걷되 걸음을 멈추지는 말자 [한반도 평화교육] 천천히 걷되 걸음을 멈추지는 말자 김진환 며칠 전 강의를 하러 갔다가 동료 강사에게 들은 얘기다. 한 통일교육 강사가 외국인에게 아래 같은 이유로 남북 ‘통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단다. “통일이 되면 남한의 자본, 기술과 북한의 자원, 노동력이 결합해 경제적으로 급성장할 수 있다. 줄어든 국방비는 복지비로 돌릴 수 있고, 철도·도로가 연결돼 대륙 진출도 활발해진다. 북한 주민의 경제적 고통을 덜 수 있고, 이산가족도 고향과 가족을 찾아갈 수 있다.” 그러자 그 외국인은 이렇게 질문했다고 한다. “그런 목표라면 통일하지 않아도,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며 자유롭게 오고 가기만 해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굳이 통일하려 하나요?” 대세가 된 ‘평화공존’ 때마침 대한민국 성인들이 ‘.. 2021. 8. 13.
피스레터 No27_3 박지연_그을린 사랑 [평화를 담은 영화] 그을린 사랑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지지하며 모든 전쟁을 반대한다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박지연 오래된 영화 이 새로운 이유 미얀마의 민주화 항쟁은 코로나 감염까지 겹치며 상황이 더욱 열악해지고 이제 그들은 살기 위한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10월에 개최되는 부산평화영화제는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지지하며, 각국에서 벌어진 내전을 돌아보며 이들에게 연대의 손을 내밀려 한다. 지금 내전과 제노사이드에 관한 영화들을 정리하며 을 다시 꺼내 본다. 전쟁이 훑고 간 자리에 남겨진 아이와 여성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전쟁을 안고 가야 하는지, 너덜거리는 살점이나 피가 튀는 신체적 잔혹함 없이 전쟁의 본질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유엔헌장에 ‘제노사이드는 전체든 부분이든 간에, 국.. 2021. 8. 13.
피스레터 No27_4 김양희_북한의 식량부족 기사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평화의 눈으로 읽는 북녘] 북한의 식량부족 기사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김양희 대북제재 상황에도 북한 주민 식생활 개선 눈길 지난 2018년 남북정상회담 등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북한을 방문했다. 당시 보도한 영상들을 보면 북한의 사람들은 우리의 막연한 생각과는 달리 옷차림도 제법 세련됐고 다들 핸드폰을 든 채 능숙하게 사용하고 있었다. 특히 ‘평양의 맨해튼’(줄여서 평해튼)이라 불리는 려명거리의 화려함은 서울 같은 세계적인 도시들의 화려한 야경에 견주어도 빠지지 않을 정도였다. 일부 종편 채널에서는 아직도 북한이탈주민들이 고난의 행군 시기 사람들이 굶어 죽을 정도로 어려웠던 이야기를 서로 앞다퉈가며 이야기하고 있는데, 과연 그 말을 믿을 수 있을까 싶을 지경이다. 북한의 화려한 발전에 발맞춰 주민들의 식.. 2021. 8. 13.
피스레터 No27_5 김지혜_ 갑작스런 온라인 쌍방향 수업에서 교사의 방황 : 질풍노도 교사 일기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1] 갑작스런 온라인 쌍방향 수업에서 교사의 방황 : 질풍노도 교사 일기 김지혜 온라인 쌍방향 수업이 2주 연속 지속되자 학생들에게 무엇을 하게끔 '시킨다'라는 교사의 행위에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수업을 '한다'는 교사 홀로 앎을 전달하는 행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움직임과 분위기를 통해서 서로의 무언가를 '나눈다'와 가까운 일이다. 그런데 온라인 쌍방향 수업에서는 사람이 만나서 영향을 주고 받지 못하는 제약 때문에 서로의 생각과 삶과 배움을 나누고자 하는 열망이 점차 줄어든다. 자연히 아이들이 받는 성장의 자극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방학이 시작되기 전까지 선생님과 대면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전하니, 아이들의 수업 태도가 온-오프라인 병행 수업을 할 때에 비해 많이 달라.. 2021. 8. 13.
피스레터 No27_6 정지영_우리는 갈 수 있어요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2] 우리는 갈 수 있어요 정지영 폭염으로 난리가 났던 2018년 7월, 충남교육청에서 실시한 평화통일기행에 참가했을 때 일이다. 압록강 단교 끝자락에서 북한과 중국을 넘나드는 차들을 보면서 북녘 땅에 가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한 후에, 호텔 로비에서 듣게 된 ‘우리는 갈 수 없어요.’란 말이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여름휴가를 북한으로 가는 조선족 할머니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하셨기 때문에 단장님이 여러 번 되풀이 한 것이다. 북한 여행이 할머니께는 당연히 가능한 일이고, 우리에게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설명하는 단장님이 애처로워 보였다. 전날 조중친선다리를 건너는 ‘고려여행사’ 버스를 봤던 터라, 그들의 대화가 나에게 많은 고민을 안겨주었다. 고성의 통일전망대에서는 상상할 수조.. 2021. 8. 13.
피스레터 No26_1 김정수_4.27 판문점선언 3주년을 맞는 시민사회의 고민과 실천 [한반도 이슈] 4.27 판문점선언 3주년을 맞는 시민사회의 고민과 실천 김정수 어린이어깨동무에서 위의 제목으로 글을 써 달라고 해서 ‘글쎄, 뭔가 쓸 수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수락을 해버렸다. 그러다 막상 글을 쓰려니, 지난 3년 우리는 뭘 한 거지? 정말 열심히 일 했는데, 지금 우리 손에 남은 것은 뭐가 있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니 참 허탈하기만 했다. 촛불혁명으로 세워진 정권에 대한 기대는 남북관계에 대한 희망으로! 2017년 5월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나니, 내 마음에 ‘아, 이제는 남북관계가 좀 풀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올라왔다. 그런데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높은 만큼, 날로 심각해 지는 북한의 핵 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로 북한과 미국의 말 폭탄 수위도 높아 졌.. 2021. 5. 17.
피스레터 No26_2 김병연_한반도 평화교육의 사다리는 어떤 모양일까? [한반도 평화교육] 한반도 평화교육의 사다리는 어떤 모양일까? 김병연 고백 한반도 통일과 평화를 주제로 글을 쓸 때는 늘 독자들이 이 글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그래서 필자 개인의 입장을 미리 밝힌다. 나는 통일이 삶을 보다 낫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오랜 역사를 살펴도 그러하고, 오랫동안 나뉘어 한스럽게 삶을 살고 끝내 마감하고 있는 이산가족 어르신들을 봐도 그러하다. 고국의 분단을 슬퍼하며 통일을 애타게 기원하는 연변과 오사카에서 만났던 동포를 떠올려도 그러하다. 분단비용, 통일비용 등 경제적 가치를 따져도 분단보다 통일이 더 낫다. 그런데 교육자로서 나의 신념을 학생들에게 그대로 전달하는 것은 옳은 것일까? 나의 대답은 ‘아니오!’다. 지향점으로 바람직하다 여겨지더라.. 2021. 5. 14.
피스레터 No26_3 최은주_지속 가능한 한반도를 위한 순환경제 모색 [평화의 눈으로 읽는 북녘] 지속 가능한 한반도를 위한 순환경제 모색 최은주 2020년 이후 전세계는 코로나-19로 심대한 고통을 겪고 있다. 질병 그 자체에 대한 고통뿐만 아니라 경기 둔화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또한 커졌다. 2020년 주요 국가들 경제성장률은 일제히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였다. 2021년 주요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이 이루어지면서 세계경제 상황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코로나-19의 확산세는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한편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전세계의 대기 질과 공기청정도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우는 중국의 대기 질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이는 각 국가들이 추진하고 있는 환경오염에 대한 대응 정책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급격한 개선은 코.. 2021. 5. 14.
피스레터 No26_4 박지연_‘미나리’와 아시안 헤이트 [평화를 담은 영화] ‘미나리’와 아시안 헤이트 박지연 영화 ‘미나리’의 배우 윤여정은 역사적 성취를 이뤄냈다. 작년부터 계속 이어온 영화제 수상 소식은 마침내 아카데미영화제 여우조연상 수상으로 정점을 찍었다. 역시나 첫 포문을 연건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과 작품상을 받으면서이다. ‘선댄스 영화제’는 영화배우 로버트 레드포드가 자신이 출연한 ‘내일을 향해 쏴라’의 배역인 ‘선댄스’의 이름을 따 만든 독립영화제이다. 독립영화제라 해도, 그 명성과 권위에 있어 미나리의 첫 수상 소식의 끝은 어쩌면 이럴 거란 기대를 품게 했다. 독립영화로서의 ‘미나리’가 거대한 영화제로 이어짐이 무척이나 고무적인 일이었다. 영화제 하나, 하나를 고개 넘듯이 수상 하였고, 골든 글로브에서 영국아카데미까지 이르렀을 땐 .. 2021. 5. 13.
피스레터 No26_5 강경구_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1]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강경구 좌충우돌 교실이야기 첫 번째 원고를 쓴 지 ‘벌써’ 두 달이 되어갑니다. 글을 쓴 지는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두 달이라니……. 그러나 그 두 달 사이에 학교에서는 많은 일이 있었으니 ‘벌써’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은 학년별로 모습들이 다 달라서, 그 학년을 짐작하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1학년은 고등학교라는 뭔가에 눌려있어 주눅 든 모습이나, 학교 구석구석 모든 것에 호기심이 가득합니다. 2학년은 생동감 그 자체입니다. 이제 1년을 고등학교에 적응해서 무서울 것이 없고, 거기다가 1년 전의 자신들의 모습을 한 후배들이 들어와서 선배로서의 의젓함도 뽐내고 싶어합니다. 3학년들은 최고 학년이라는 여.. 2021. 5.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