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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레터 No36_3 이경수_북녘 농촌 마을의 변화 [평화의 시선으로 보는 북녘] 북녘 농촌 마을의 변화 이경수 몇 년 전 답사 차 북중 접경지역을 찾았을 때 중국 지린성 십삼도구촌¹ 작은 식당에서 식사할 일이 있었다. 10위안 내외의 음식 2-3가지만 파는 식당이었으니 동네 주민들이 편하게 이용하는 곳이었을 게다. 주변에는 페인트칠하지 않은 단층집 사이로 차 한 대보다 조금 넓은 폭의 비포장도로, 한 사람이 지날 만한 집 사이의 길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1) 지린성 연변조선족자치구 십삼도구촌을 포함한 3개 행정촌을 둔 십삼도구향 전체 인구는 4,500명, 농촌 인구는 1,500명 내외다. http://baike. baidu.com/十三道沟乡 함께 동행한 북한이탈주민 출신 연구자는 중국과 북의 마을 모습이 거의 비슷한데, 북쪽 거리가 훨씬 깔끔하다고.. 2023. 11. 17.
피스레터 No36_4 김경민_분단된 대한민국에 출몰하는 좀비 [문학으로 읽는 나의 평화감수성] 분단된 대한민국에 출몰하는 좀비 김경민 K-좀비의 원조, 빨갱이 “홍범도 장군 흉상은 육사의 정체성과 독립투사로서의 예우를 동시에 고려해 육사 외 독립운동 업적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적절한 장소로 이 전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황당한 뉴스가 밀려들어 어지간한 뉴스에는 놀라지도 않는 요즘이지만, 이 뉴스를 듣는 순간만큼은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는 역사 시간 내내 졸았던 학생들조차 다 아는 것인데, 이 상식 밖의 결정을 내린 이들은 설마 이 사건들을 몰랐던 것일까, 아니면 이들은 왜 갑자기 홍범도 장군을 소환해 많은 사람을 당황하게 만든 것일까. 이유는 간단했다. 바로 그가 ‘빨갱이’였기 때문이다. 휴전선 너머의 사람들 또는 그들의 정치체제.. 2023. 11. 17.
피스레터 No36_5 최관의_관샘의 뻘짓 그리고 마무리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 관샘의 뻘짓 그리고 마무리 최관의 아이들과 지지고 볶으며 지낼 날이 이제 사십이 일 남았다. 아이들과 함께해온 서른아홉 해. 참으로 많은 이들과 인연을 맺으며 지나왔다. 올해는 육학년 담임을 하고 있다. 이리저리 흔들리며 오르락내리락하고 주변을 거친 말과 행동으로 긁으면서도 베풀고 품고 이해하는 초보 사춘기 아이들과 지내니 밝고 힘찬 기운이 올라온다. 대신 아이들이 하교하고 나면 파김치가 되어 잠이 쏟아지지만 잠깐 쉬고 나면 만났던 수 많은 아이들이 떠오른다. 오늘은 지난 인연 속 아이들 가운데 안타까운, 미안한, 애잔하고 슬픈, 보람있는, 뿌듯한, 아쉬운 같은 온갖 색깔과 진하기의 느낌이 드는 아이들 이야기를 짧게 짧게 하려 한다. 밥은 먹었냐 “오늘도 늦었구나. 일찍 다녀라... 2023. 11. 17.
피스레터 33호 (통권 35호) [한반도 이슈] 김성경 ㅣ 전쟁을 살아가는 것 [평화 이슈] 이충식 ㅣ 후쿠시마 오염수와 우리의 선택 [평화의 시선으로 보는 북녘] 이경수 ㅣ 북한 식량위기를 둘러싼 두 가지 맥락 [문학으로 읽는 나의 평화감수성] 김경민 ㅣ 부끄러운 과거와 마주할 용기 [한반도 평화교육 1] 심은보・최관의ㅣ 서이초 박선생님을 추모하며 [한반도 평화교육 2] 주예지 ㅣ 틈 사이로 보는 건너편 세상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 최관의 ㅣ아이들이 기획하고 엮어가는 공연 2023. 8. 17.
피스레터 No35_1 김성경_전쟁을 살아가는 것 [한반도 이슈] 전쟁을 살아가는 것 김성경(어린이어깨동무 이사・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평화는 상투적’ “놀러 온 김에 숙모 책 좀 읽어 봐줄래?” 출판사에 단행본 최종 교정지를 넘기기 직전, 소설가를 꿈꾸는 조카에게 슬쩍 원고를 내민다. 똑똑하고 예술적 감수성이 충만한데다 예술가들이 모여든다는 예술학교에서 서사 창작을 공부하고 있는 조카에게 마지막 점검을 받고 싶은 마음이 컸다. “북한 여자들이 이렇게 살았다니 놀라운 데요! 지금까지 북한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몰랐는데 신기해요.” 구성이나 가독성과 같은 글쓰기 전반에 대한 평가를 듣고 싶던 나에게 조카는 의외의 반응을 내비친다. “숙모가 북한에 대한 연구를 한다고 했을 때 도대체 뭘 하는 거지? 이런 생각을 잠깐 했었는데. 나도 제 또래 친구들도 북.. 2023. 8. 17.
피스레터 No35_2 이충식_후쿠시마 오염수와 우리의 선택 [평화 이슈] 후쿠시마 오염수와 우리의 선택 이충식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일본 정부는 방사성 물질을 고도 정수 처리한 후 기준치 이하로 방류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인 IAEA의 조사보고서나 미국 정부, 그리고 우리 정부도 역시 일본의 주장을 지지한다고 발표하였다. 반면 우리 국민은 이런 움직임에 불안감과 반대 뜻을 보이고 있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대다수의 국민들이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반대한다고 응답하였고, 거의 비슷한 비율로 일본 정부의 발표를 믿을 수 없다고 불신감을 나타내었다. 우리 정부는 오염수가 과학적으로 처리되어 방류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방류를 반대하는 쪽에서 불안을 조성하는 괴담을 퍼뜨린다고 주장하였다. 우리 국민.. 2023. 8. 17.
피스레터 No35_3 이경수_북한 식량위기를 둘러싼 두 가지 맥락 [평화의 시선으로 보는 북녘] 북한 식량위기를 둘러싼 두 가지 맥락 이경수 코로나19 이후 북한이 국경을 닫은지 어느덧 3년이 지났다. 그동안 북한이 뉴스의 초점이 된 사례는 수차례의 미사일 발사와 열병식, 윤석열 정부에 대한 날선 비판과 이에 대한 대통령실의 대응이 주를 이룬다. 사실상 서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위협을 주고 받는 것이 남북 당국간 대화의 전부다. 그 기간 동안 북한 주민들은 대북제재와 자연재해, 코로나19 상황으로 ‘3중고’를 겪어 왔다. 2020년 1월 선포된 ‘비상방역체제’ 하에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고 지역간 이동이 통제되었고, 2022년 5~7월 환자 발생 이후 ‘최대비상방역체제’ 하에서 고강도 방역정책에 적응해 왔다. 2018년 이후 수출이 사실상 막힌 데 이어 2.. 2023. 8. 17.
피스레터 No35_4 김경민_부끄러운 과거와 마주할 용기 [문학으로 읽는 나의 평화감수성] 부끄러운 과거와 마주할 용기 김경민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몇 해 전 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글을 쓸 당시만 해도 생존자는 21명이었다. 잠시 잊고 지내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오랜만에 다시 찾아보니 이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생존자는 단 9명뿐이라고 한다. 지난 5월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한 분이 별세하면서, 생존자 숫자는 이제 한 자리가 되었다. 10, 9, 8, 7… 마치 시한폭탄에 장착된 타이머의 숫자가 줄어드는 것을 보는 듯하다. 이렇게 생존자 한 분, 한 분이 세상을 떠나시고 마침내 마지막 한 분만 남게 된 상황을 마주했을 때, 과연 어떤 기분일까? “한 명밖에 남지 않았다고 했다. 둘이었는데 간밤 한 명이 세상을 떠나.” 김숨의 소.. 2023. 8. 17.
피스레터 No35_5 심은보・최관의_서이초 박선생님을 추모하며 [한반도 평화교육 1] 서이초 박선생님을 추모하며 심은보(자란초등학교 교사) 서이초 한 교사가 학교에서 죽었다. 나는 그녀의 이름을 모른다. 우리는 그녀가 죽은 까닭도 모른다. 나는 그저 그녀가 교사라는 사실을 알 뿐이다. 우리는 그녀가 학교에서 죽었다는 사실을 알 뿐이다. 죽어 버린, 이름 모를 그녀는 어쩌면 ‘나’인지도 모른다. 학교에서 까닭조차 드러내지 못한 채 죽어간 이름 모를 그녀는 어쩌면 ‘우리’인지 모른다. 돌아보니 ‘그녀’는 ‘나’였고, ‘그녀’는 ‘우리’였다. ‘나’였을지 모를 그녀의 이름 없는 죽음 앞에 안타깝고 안타까워 우울과 슬픔의 빛깔로 2023년 나는 여름 대부분을 채워 나가고 있다. ‘우리’였을지 모르는 그녀의 맥없는 죽음 앞에 분노스럽고 분노스러워 검고 검은 빛깔 옷을 입고 .. 2023. 8. 17.
피스레터 No35_6 주예지_틈 사이로 보는 건너편 세상 [한반도 평화교육 2] 틈 사이로 보는 건너편 세상 주예지 틈만 나면 작은 틈만 나면 나는 태어날 거야. 쑥쑥 자랄 거야. -『틈만 나면』, 이순옥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공원의 벤치 틈 속으로 비집고 올라오는 싱그러운 풀들과, 척박한 모래와 돌 틈에서 낑낑대며 피어난 작은 꽃들과, 단단한 쇠붙이 맨홀 뚜껑에서 용감히 솟아오르는 풀잎들이, 그것들이 마치 우리들의 모습이라면. ◎ 사이프러스에서 귀한 분이 오셨다. '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 한반도'라는 문구를 접했던 어렸을 적 기억이 꽤나 충격적이었던지 다른 분단국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늘 새롭다. 사이프러스는 그중에서도 더 생소한 나라이다. 이름조차 낯선 그곳에서 온 평화활동가라니. 게다가 초등학교 교사라니. 만나기 전부터 묘한 동지애가 꿈틀거렸.. 2023. 8. 17.
피스레터 No35_7 최관의_아이들이 기획하고 엮어가는 공연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 아이들이 기획하고 엮어가는 공연 최관의 “공연 기획하는 일 해보고 싶은 사람?” “그게 뭔데요?” “연예기획사라고 들어봤지?” “SM, JYP 이런 소속사요?” “맞아요, 맞아. 샘이 요즘 가만히 보니까 공연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더라고. 우리 6학년에. 그 사람들이 공연할 자리를 만들어주는 거지.” “기획하는 사람들이 공연하는 건 아니지요?” “그렇지. 공연하기 좋도록 도와주는 거야. 공연할 장소 구하고 방송시설 정비하고 영상이나 음향 틀어주고, 관람하기 좋게 도와주는 일만 하면 돼. 영상 찍고 편집도.” 눈빛을 보니 관심있는 애들은 있는데 머뭇거린다. “다들 학원이다 뭐다 바빠서 쉽지는 않을 건데 틈틈이 시간 되는 사람이 조금 더 하면 돼. 하다보면 서로 마음이 맞지 않아 힘.. 2023. 8. 17.
피스레터 32호 (통권 34호) [한반도 이슈] 김영환 ㅣ '사죄'에 대하여 [평화 이슈] 이주영 ㅣ 어린이 해방 선언 100주년의 의미와 오늘의 과제 [문학으로 읽는 나의 평화감수성] 김경민 ㅣ 나도 5・18 피해자입니다 [여우굴에서 온 편지] 데이빗 벤바우 ㅣ 이 밤이 끝나기는 할까? [한반도 평화교육] 박종호 ㅣ 세 번째 코리밀라 방문, 사과나무 두 그루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 최관의 ㅣ우리는 껌부 사이 2023. 5. 18.